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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 공유] 무통주사와 진통제(옥시코돈, 리리카 등),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한 이유

이길수있어l대보
2026.06.02 10:07 | 조회 1.3k

주의사항: 이 글은 제가 직접 간병을 하며 겪고 느낀 점을 바탕으로 작성한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환자의 기저질환이나 상태에 따라 반응이 다를 수 있으니, 투약과 관련된 정확한 판단은 반드시 담당 주치의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병실에서 환자 곁을 지키며 간병의 무게를 견디고 계신 보호자님들, 모두 고생이 많으십니다.

제가 간병을 하면서 참 마음이 아프고 당황스러웠던 순간이 있었는데, 바로 환자의 통증을 줄여주기 위해 맞은 진통제가 오히려 다른 무서운 증상들을 불러왔을 때입니다.

이 부분은 곁에 있는 보호자가 아니면 빨리 캐치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어, 카페 회원님들과 꼭 공유하고 싶어 글을 적습니다.

간병을 하다 보니 통증 조절을 위해 무통주사(PCA)나 옥시코돈 같은 마약성 진통제, 그리고 리리카(프레가발린) 같은 비마약성 신경통약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 약들의 용량이 늘어나거나 환자의 컨디션이 저하되었을 때, 다음과 같은 이상 증상들이 나타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갑작스러운 손떨림이나 근육 경련 몸의 특정 부위가 타는 듯한 통증이나 이상 감각 헛것을 보거나 이상한 소리를 듣는 환각 시간과 장소를 인지하지 못하고 엉뚱한 말씀을 하시는 섬망의 시초 증상

이런 증상을 처음 마주했을 때, 저는 마치 환자가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속으로 빠져버린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앨리스가 탁자 위의 물약을 마시고 몸집이 변하며 전혀 다른 환상의 세계, 어찌 보면 무섭고 혼란스러운 세계로 뚝 떨어져 버린 것처럼 말이죠.

통증이라는 괴물을 잡기 위해 투여한 약물이, 오히려 우리 가족의 정신을 혼란스러운 토끼 굴 속으로 밀어 넣은 것 같아 너무나 두려웠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여러 의학 논문과 자료들을 찾아보았고, 이것이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1. 마약성 진통제(옥시코돈 등)로 인한 신경독성 (OIN) 관련 임상 논문들에 따르면, 마약성 진통제를 고용량으로 사용하거나 환자의 신장/간 기능이 떨어져 있을 때 '마약성 진통제 유발 신경독성(Opioid-Induced Neurotoxicity)'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인지 기능 저하, 생생한 환각, 섬망, 그리고 오히려 통증에 더 예민해져 피부가 타는 듯한 느낌(통각과민)이나 근육이 튀는 듯한 떨림(간대성 근경련)이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다수 보고되어 있습니다.

2.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제(리리카 등)의 중추신경계 영향 리리카(성분명 프레가발린)는 뇌의 신경 전달 물질에 작용하여 통증을 줄이는 약입니다. 약학 및 노인의학 관련 연구를 보면, 이 약물 역시 어지럼증, 졸음뿐만 아니라 시야 혼탁, 인지 장애를 유발할 수 있으며, 특히 마약성 진통제와 함께 병용 투여할 경우 중추신경계 억제 작용이 더해져 고령의 환자에게서 섬망과 혼돈, 환각의 발생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 간병하시는 보호자님들께 드리고 싶은 당부

의료진이 처방해 준 약이니 무조건 안심하기보다는, 투약 후 환자의 미세한 변화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결국 24시간 곁에 있는 '보호자'입니다.

약을 드신 후나 무통주사 용량을 올린 후, 환자분이 평소와 다르게 손을 미세하게 떠시거나, 자꾸 피부가 탄다고 호소하시거나, 앞뒤가 맞지 않는 말씀을 하기 시작하신다면 그것은 치매나 단순한 노화가 아니라 '약물 부작용(섬망의 시초)'일 확률이 높습니다.

이때는 당황하지 마시고 즉시 간호사나 주치의에게 "최근 진통제 용량이 늘어난 뒤로 환각과 손떨림 증상이 보입니다"라고 구체적으로 상황을 알려 약물 용량을 조절하거나 약의 종류를 변경하는 조치를 취하셔야 합니다.

영화나 동화 속 마법의 물약에는 부작용이 없겠지만, 현실의 독한 약들은 반드시 그림자를 동반하는 것 같습니다. 곁에서 지켜보시는 것이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많이 힘드시겠지만, 보호자의 예리한 눈썰미가 환자분을 그 혼란스러운 토끼 굴(섬망)에서 빠져나오게 하는 가장 튼튼한 동아줄이 될 것입니다.오늘도 긴 병수발에 고단하신 모든 보호자님들, 식사 꼭 챙겨 드시고 힘내시기를 바랍니다!

======= 의료 현장의 한계와 보호자 관찰의 절대적 필요성

병원 시스템을 직접 겪으며 뼈저리게 느낀 현실이 있습니다. 의료진은 기본적으로 '정해진 처방 매뉴얼'을 우선순위로 두고 움직인다는 점입니다. 환자에게 서서히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해도, 초기에는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기존 처방대로 마약성 진통제가 계속 투입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로 그 사이, 배출되지 못한 약물의 대사 산물이 뇌와 중추신경계에 축적되는 것만으로도 앞서 말씀드린 섬망이나 신경독성 증상은 걷잡을 수 없이 심해집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병동 간호사님들이 환자의 미세한 손떨림이나 찰나의 환각, 초기의 인지 저하를 즉각적으로 알아채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여러 간호 및 의료 환경 관련 논문들에서도 '다수의 환자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현재의 간호 인력 구조상, 의료진의 짧은 대면 관찰만으로는 환자의 미세한 인지 변화나 비전형적인 약물 부작용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명확한 한계가 존재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결국, 24시간 환자의 호흡과 움직임을 지켜보는 간병인이나 보호자가 "환자가 평소와 다르게 손을 미세하게 떱니다", "안 하시던 이상한 말씀을 하십니다"라고 적극적으로 이상함을 호소해야만, 그제서야 의료진도 처방을 멈추고 환자의 상태를 다시 들여다보게 됩니다.

생각해 보면 이는 누구를 탓할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우리의 척박한 의료 현실입니다. 그렇기에 내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는 보호자가 약물 부작용의 징후를 미리 인지하고, 환자의 아주 작은 변화라도 놓치지 않고 철저하게 관찰하며 목소리를 내는 수밖에 없음을 다시 한번 강력히 강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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