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저번주... 아빠가 소풍가셨습니다....

꿀빵l대보
2026.04.22 22:52 | 조회 1.5k

2024년 8월, 아버지가 새벽에 배 통증이 심해 응급실가시고 거기서 처음 암 선고 받으셨어요 대학병원 알아보고 하느라 동행에 가입하여 이런저런 사례들 보고 교수님도 알아보면서 정말 도움 많이 받았습니다

수술은 잘됐었고 3기이상이라 항암도 하셨고 2024년 12월 검사때는 통과였는데 2025년 3월 복막으로 전이되었습니다

암 크기가 크고 많이 퍼져있어서 수술은 불가, 항암으로 사이즈를 줄이고 수술하자고 하셔서 항암 시작했습니다

고작 3개월만에 이렇게 퍼지다니 절망스러웠지만 티내지 않고 아빠랑 화이팅했네요

아버지가 항암 부작용도 심하시고 너무 힘들어 하셨지만 9월까지만 해도 사이즈도 줄고 암세포도 줄었다고 해서 정말 행복하고 감사했습니다

조금 더 힘내자 했는데 11월 검사 때 갑자기 암이 더 커지고 퍼졌다고 하면서 더이상 항암약은 할게 없다며 시한부 판정 받았습니다 그당시 교수님이 3개월~6개월 말씀했었네요

이번에도 고작 2개월만에 이렇게 커지고 퍼질수가 있나 절망적이였지만 티는 안냈습니다

항암하면서 폐색전증도 왔었고 여러번 고비도 오고 응급실도 갔지만 그때마다 잘 이겨내셨습니다

올해 2월말 통증때문에 응급실왔다가 먹지도 못하고 상태가 너무 안좋아 일반병동에 입원했는데 치료할것이 없어 호스피스로 이동하셨네요..

제가 임신중이여서 3월말에 출산했는데 조리원에 있는동안 계속 영상통화하면서 아기도 보여드리고 조금만 더 힘내서 아기 꼭 봐야된다고 다독였는데 저저번주 금요일... 조리원에 있는데 종일 처지고 잠만 주무셔서 임종실 갈 것 같다는 연락을 받고 제발 내얼굴은 보고 가셔라 기도했습니다

다행히 그 다음날 의식있을때 저랑 전화통화하면서 퇴소하자마자 보러갈테니 조금만 버티시라고 했어요

그리고 저번주 화요일에 컨디션이 좋아지셨다고 호스피스 60일이 다되간다며 전원 요청하여 전원할 병원도 정해져있었는데 그게 컨디션이 좋아졌던게 아니였던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임종 전 갑자기 컨디션 좋아지는 날이라는 그날이였던 것 같아요

계속 금식이셨는데 너무 배가 고프시다고 밥먹는게 소원이라셔서 결국 그날 밥을 드셨어요

밥먹으면 폐렴 온다고 교수가 말렸는데 소원이라는 말에 허락해주셨어요 가족들도 폐렴올까봐 걱정됐고 처음엔 말렸는데 소원이라는데 어떻게 그말을 안들어줄까요.....

밥을 천천히 꼭꼭 씹어서 하나하나 음미하듯이 드시고 반찬이랑 국까지 싹 드셨다고 해요

정말 행복해보이셨대요

가실때되면 하고싶은걸 말한다더니 그게 밥이였나봐요...

다음날인 수요일부터 그릉그릉 소리나기 시작했고 제가 조리원 퇴소하고 면회갔어요 대화도 하고 사진도 찍고 아기사진도 보여드렸는데 자꾸 졸아서 그냥 밤에 못자서 졸린가보다 했어요(동생이 상주했는데 밤에 자꾸 깬다고 했어요)

그리고 그다음날인 목요일에 의식 없어지시고 임종실 가셨네요.. 임종실 가시고 10시간만에 돌아가셨어요 제가 집이 멀어서 마지막에 도착했는데 의식은 없지만 귀는 열려있다고 해서 생각나는 말은 귀에 대고 말했어요

생각해보면 이미 그 전 금요일부터 임종실 가신다했는데 저를 기다리셨나봅니다 저를 보고 가시려고 버티셨나봐요

저랑 면회한 이후부터 의식이 처지기 시작했고 임종실에서도 제가 할말 다 하고 신생아때문에 밤에 집에왔는데 2시간뒤 돌아가셨다고 연락왔어요

마음이 너무 아프고 슬퍼죽겠어요 후회되는것만 생각나고 마음이 많이 힘드네요 마지막에 갈비탕 드시고 싶다하셨는데 못드시고 가셔서 어제 삼우제때 갈비탕 사서 다녀왔어요 근데 계속 아빠가 생각나고 보고싶어요

아기 사진찍을때마다 아빠한테 보내줘야 될 것 같고 일상생활하다가도 심장이 자꾸 두근거려요 시간이 지나면 조금 무뎌지겠죠...

더 자주 전화하고 찾아뵐걸... 모든게 다 후회되네요

그나마 가실때 통증없이 편하게 가신 것 같아서 그거 하나는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임종 전까지도 동행에 임종 전 증상들을 검색해보며 도움 많이 받았는데....

이제 마음이 너무 아파서 동행도 당분간 오지 않으려합니다....

암 정말 너무 싫고 지긋지긋하네요 여기계신 분들은 부디 치료잘되서 오래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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