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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에 아버지 목소리가 쇳소리 처럼 변했어요.. 독감 유행이던 시기라 가족 모두 감기에 걸렸는데, 아버지 목소리가 회복되지 않아 감기가 오래 간다 생각했어요.. 그렇게 2달 보내고 올해 2월 초 동네 이비인후과에 갔더니 큰 병원으로 가라고 하더군요..
집이 부산이라 2차 병원에 갔는데 성대에 병변이 있고 크기가 작아 수술로 떼어내면 된다고 하더라구요. 악성인지, 어떤 치료 과정을 거치는지 상세히 설명해주지 않은채 1주일 뒤 수술 날짜만 잡아줬어요. 암이라면 아무래도 대형병원이 안전할거 같아 서울아산병원에 예약했는데 운좋게 바로 외래가 잡혔어요. 1주일 뒤 부산 병원가지 않고 서울아산병원으로 바로 갔습니다.
이비인후과 교수님께서 내시경 보시더니, 병변의 크기는 작으나 가성대, 진성대에 걸쳐서 자리잡고 있다고 하시더군요. 위치상 3기로 보는 것이 맞는거 같고, PET CT, 조직검사로 확실히 보자고 하셨어요.. 너무 놀랬습니다. 부산에서는 극초기인것 처럼 얘기해주셨거든요. 치료 방법은, 레이저 수술 or 방사선 가능할거 같은데, 만약 방사선 후 병변 제거가 안되면 후두 절제로 가야한다고 해주셨어요.
검사 날 전신마취 진행해야하는데, 신장 기능도 안좋게 나와(통풍 때문) 추가 검사도 진행했어요. 어려운 과정을 거쳐 검사했는데, 병변이 양쪽 가성대, 진성대에 모두 있어서 상대 상부 부분 절제를 해야한대요. 림프절 전이도 의심이되어 병기는 3~4기 봐야 된다고 했어요. 게다가 CT 찍으면서 위에도 병변이 발견되었어요. 너무 놀랐고, 머릿속이 하얘졌어요. 정말 아무생각도 안나더군요. 이비인후과에서는 위암 발견된거 천운이고, 내시경으로 간단히 제거 가능할 수 있을꺼라 얘기해주셨어요. 그래서 소화기내과 진료도 시작되었어요.
일단 먼저 발견된 후두암 수술부터 진행했습니다. 불행중 다행인건 후두 전절제가 아니라 부분 절제라 목소리를 완전히 잃어버리지는 않으셨어요. 그리고 림프절 제거했지만 다행히 전이가 없어서 항암과 방사선은 불필요하다고 하셨어요. 너무 다행이었어요. 전이도 없는데 왜 림프절까지 떼어내고 4기라고 하셨을까라는 의문은 뒤로 한채이제 위 내시경으로 위 병변만 간단히 제거하면 될꺼라는 희망이 가득했습니다.
수술 후 기관 절개까지 되어 있어 음식 섭취가 어려워 콧줄을 통해 음식 섭취했습니다. 2주간 입원 후 다행히 콧줄은 빼고 퇴원하여 부산에 내려갔어요. 소화기내과 추가 검사는 2주 후로 예약잡고요.
부산 집에서 모시려니, 영양관리가 잘 되지 않았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아버지 얼굴과 몸이 점차 수축되시더라구요. 그래서 처음엔 요양병원에 들어갔습니다. 기관절개로 인한 연하 장애 환자를 받아주는 요양병원이 없더군요. 돈이 안된다는게 주 이유였어요.(실제 이렇게 얘기하더군요) 아버지가 힘들어하셔서 받아주는 요양병원에 어렵사리 들어갔는데, 호스피스 요양병원이었어요. 주말이 껴있어 제대로 상담 못하고 영양제 수액 맞으려 들어간거였어요. 제대로된 케어가 되지 않고 수액을 맞으면 팔이 부어올라 이틀만에 나왔습니다. 결국 다른 종합병원 재활의학과 찾아가서 사정해서 입원했어요. 2주 동안.
퇴원 후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에 다시 조직검사 및 CT 촬영으로 입원했습니다. 소화기내과 교수님이 내시경으로 시술하자고 하셔서, 초음파 내시경 진행했습니다. 두 가지 내시경 검사가 2시간 과정이었는데(회복시간 포함) 20분 만에 아버지가 나오셨어요. 느낌이 안좋았습니다. 아니나다를까 병변의 위치가 좋지않고 뿌리가 보인다고 하네요. 내시경으로는 암제거 불가능하고, 위 전절제 수술 진행해야 한다고 합니다. 오늘 외과 교수님 회진 다녀 가셨고, 3일 뒤 위 전절제 수술 들어갑니다.
현재 후두암으로 기관절개 상태로 위 전절제도 들어가야하는 상황입니다. 치료 중간에 잠깐 가졌던 기쁨과 희망은 온데간데 없네요.
지금에 와서 드는생각은 너무 암에 대해 몰랐더라는 겁니다. 목소리가 변했을때, 초기에 병원에 갔더라면, 상황이 조금 더 나아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네요.
한 가지 암에 걸려도 힘든데, 두 가지 암 치료하시는 아버지 모습을 보니 너무 마음 아프고 눈물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