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남산 산책 - 신경림 시인의 <꽃밭에서>

미카엘2015ㅣ설본
2026.04.06 14:07 | 조회 76

춥고 어두운 골목 같던 내 스물을 나는

불행으로만 기억하지는 않는다

그 골목 끝에 벌들이 잉잉대는 꽃밭이 있었으니까.

그 골목을 지나 나는 세상으로 나왔다.

세상에 나와 나는 더 많은 상처와 아품을 얻었지만.

한숨과 탄식으로 얼룩졌던 내 서른을

나는 슬펐다고 탄식하지는 않는다.

한숨과 탄식을 달래주는 너의 환한 웃음이 있었으니까.

그 웃음을 타고 나는 세상을 돌아다녔다.

너무 많은 것을 얻으며 살고 있는 건 아닐까

조금은 부끄러워하면서.

마흔 쉰 예순 일흔……

주는 것보다 얻는 것이 많았다.

빼앗기는 것보다 빼앗는 것이 더 많았다.

꽃밭에 와 서니 대낮에도 별이 보인다.

내가 살아온 길이 환히 보인다.

신경림 시인의 <꽃밭에서>

금요일 저녁부터 체기가 있어 엎치락뒤치락하느라 밤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습니다. 컨디션은 바닥이었지만 남산 벚꽃이 눈에 아른거려 아내와 함께 남산에 다녀왔습니다. 평소 남산에 오를 때는 서울역에서 내려 남산도서관 쪽으로 가거나, 동대입구역에서 내려 장충단공원을 가로지르는 계단 코스를 주로 이용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체력을 아끼기 위해 충무로역에서 내려 남산골한옥마을을 거쳐 올라가는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비교적 짧은 오르막만 지나면 남산 북측 순환로 이어지니, 컨디션이 안 좋은 저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그리고 남산에 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보며 “꽃밭에 와 서니 대낮에도 별이 보인다”라는 시구를 온몸으로 실감했습니다. 벚꽃이 역광을 받아 투명하게 빛날 때, 꽃잎 안쪽으로 오각형 별 모양이 선명하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올해 봄꽃의 개화가 유난히 빠르고 꽃들의 개화시기가 겹치고 있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했는데, 개나리와 진달래, 목련과 벚꽃을 한 프레임에 담아본 것은 올해가 처음입니다. 신기한 장면을 담았으니 기뻐해야 할지, 한꺼번에 꽃이 피고 지는 바람에 남은 봄을 무슨 낙으로 보낼까 아쉬워해야 할지 마음이 복잡합니다. 무엇보다 생태계의 혼란으로 꿀벌의 생존에도 문제가 생기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걱정이 더 큽니다.

남산의 봄 풍경 보내드리오니 활기차고 기분 좋은 월요일 맞이하시기를 소망합니다. 그럼 즐감하세요

⊹˚.⋆ ─── ‧⁺ ⋆☆ ⊹˚. ─── ⋆‧⁺⊹˚.⋆ ─── ‧⁺ ⋆☆ ⊹˚

1. 게시글, 댓글, 닉네임에 초성을 사용하지 마세요.

2. 게시글을 삭제하여, 타인의 댓글까지 삭제하지 마세요.

3. 가입인사 삭제, 가입정보 비공개 전환하지 마세요.

4. 회칙과 공지를 엄격하게 적용 중이니, 불이익 받는 일 없도록 주의해 주세요.

⊹˚.⋆ ─── ‧⁺ ⋆☆ ⊹˚. ─── ⋆‧⁺⊹˚.⋆ ─── ‧⁺ ⋆☆ ⊹˚

Naver
목록으로

댓글

0
로그인 하고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