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 ⋆☆ ⊹˚
1. 게시글, 댓글, 닉네임에 초성을 사용하지 마세요.
2. 게시글을 삭제하여, 타인의 댓글까지 삭제하지 마세요.
3. 가입인사 삭제, 가입정보 비공개 전환하지 마세요.
4. 회칙과 공지를 엄격하게 적용 중이니, 불이익 받는 일 없도록 주의해 주세요.
⊹˚.⋆ ─── ‧⁺ ⋆☆ ⊹˚. ─── ⋆‧⁺⊹˚.⋆ ─── ‧⁺ ⋆☆ ⊹˚
저는 올해 초 어머니를 떠나보낸 유방암 환우 가족입니다.
곧 이와 관련된 사실관계에 대한 법적 판단의 시작을 앞두고 있습니다.
최근 비슷한 글을 썼지만, 너무 많은 내용이 담긴 것 같아 삭제 하기도 하였으나 그럼에도 다시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제가 겪은 일이 다른 환우분들과 보호자분들께 작은 경각심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그리고 혹시라도 비슷한 일이 반복되는 것을 예방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입니다.
법적으로 민감한 부분들은 제외하고 환우 가족의 입장에서 겪었던 일들을 조심스럽게 적어보려 합니다.
엄마는 유방암이라는 악마와 25년 넘게 싸웠다
세 번의 재발이 있었다, 그때마다 치료를 이겨내고 다시 일어났다
한때는 치료를 마치고 12년 넘게 이상이 없어, 이제는 정말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지독한 악마놈은 엄마를 다시 찾아왔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뼈·폐·간·뇌 같은 장기로의 전이는 단 한번도 없었다.
마지막 재발도 마찬가지로 림프절 전이였다.
엄마는 그때마다 치료를 받고, 매번 건강하게 두 발로 걸어서 퇴원했다.
그 지독한 항암치료는 다시 시작됐고, 역시나 그랬듯이 악마와의 싸움에서 이겨내고 있었다
항암을 시작한지 세달쯤 지나서 전이 병변은 감소했고, 크기도 작아졌다.
이후 계속 호전되었고, 다음 해 중반부터는 일반인과 같이 모든 일상생활이 가능하셨으며
재발 병변 또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했다.
2년이 넘는 항암치료를 무사히 마치고 타목시펜 약물치료 즉 호르몬 유지요법으로 치료 방향 또한 바뀌었다.
몸속 종양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지만, 커지지도 않았고 새 전이도 없었으며, 크기는 계속 줄고 있었다.
이건 나의 기억이나 느낌이 아니다. 수년간 의무기록지에 적혀 있는 의무기록이다.
올해 초 엄마는 뇌경색이 의심되어 기존 병원 응급실에 내원했고, 여러 검사를 받았다.
여러 검사들중 복부 CT 결과는 가족들에게 큰 충격이었다.
췌장 꼬리 6cm 종괴
간 다발성 전이
감별진단 1순위 췌장암, 2순위 전이암
비장 및 하행결장 직접침윤 의심
비장동맥·정맥 침범
림프절 비대
복막 비후 및 파종 결절
소량 복수
누가 보더라도 치료가 쉽지 않은 말기 소견이었다.
입원 다음 날 회진에서 기존 주치의는 말했다.
췌장암이 원발이면 치료가 어렵고, 통증 조절 중심의 보존적 치료를 해야 할 수 있고,
유방암 전이라면 항암치료를 할 수 있다. 간절하게 기도했다.
부디 기존 유방암에서 전이된 병이어서, 항암치료라도 가능하기를.
이후 간 조직병리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주치의는 이를 유방암 간전이로 판단했고,
유방암 표적치료제를 사용한 항암을 시작했다.
하지만 항암 시작 7~8일째부터 엄마는 갑자기 황달과 호흡곤란을 보이기 시작했고,
항암 시작 9일 만에 가족들 옆에서 혼자 여행을 떠나셨다.
입원 당시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이상한 점이 분명히 있었다.
엄마는 유방암 재발 이후에도 외래와 추적관찰을 누구보다 꾸준히 받았고,
단 한 번도 검사를 거른적이 없었다.
전조증상은 물론이거니와 전이나 악화, 이상 소견, 기타 문제되는 소견이나 기록은 최근 3년간 단 한번도 없었다.
그런데 20년 넘게 한 번도 문제 된 적 없던 췌장이, 그것도 말기 상태로 갑자기 나타났다.
사내 법무팀 지인의 조언으로 즉시 의무기록을 발급받았고, 1년치 기록을 하나씩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기록을 따라가다가, 결국 문제의 기록을 발견했다.
작년 초 PET/CT 결과지에는 25년만에 처음으로 췌장이 언급되어 있었다.
췌장 꼬리 고대사 병변 (SUVmax 4.85)
악성 가능성 높음
원발암 vs 전이암 감별 필요
영상학적·병리학적 상관관계 확인 권고
즉, 당시 이미 영상의학과는
췌장 꼬리에 악성 의심 병변이 있고, 원발암인지 전이암인지 감별이 필요하다고
기록되어있는 검사 결과 내용을 발견했다.
이 기록을 확인한 뒤 면담을 요청했다
각자의 사정으로 인해 여러 차례 일정이 미뤄진 끝에 항암치료 다음 날 면담이 이루어졌다.
보호자 질문은 크게 세 가지였다.
작년 초 검사에서 췌장 병변이 처음 언급됐는데, 왜 환자나 보호자에게 설명하지 않았는지
췌장 병변이 있었는데, 왜 췌장 관련 직접 검사를 이전부터 현재까지 하지 않았는지
현재 병명이 유방암인지, 췌장암인지
그에 대한 주치의 답변은 의사가 맞나 싶을 정도로 처참한 수준이였다
"설명했는지 기억나지 않고 기록에도 없다 "
"지금 와서 그걸 따지면 답답하다"
"검사결과(간조직검사) 췌장은 관련 없는 걸로 나왔다 "
"당시에는 췌장이 암인지 진단되지 않았다"
"췌장은 진단하려면 수술을 해야 한다"
"수치가 높은 편이 아니어서 특별한 소견이 아니었다"
"간 조직검사상 유방암이 간으로 간 것이다 췌장도 간에서 간것일 수도 있다"
"췌장은 현재 언급할 필요가 없다"
"6개월에 한 번씩 계속 체크하고 있었기 때문에 서둘러 검사하지 않았던 것 같다"
설명을 했다는 기억도 없고 기록에도 없다
해당 수치는 중증도 이상의 수치였다.
기록을 보면 영상의학과는 분명 악성 의심과 감별 필요를 적어놓았으며
췌장의 꼬리부분 해부학적 위치까지 특정했다.
그리고 췌장 진단은 수술만이 아니라 복부 조영 CT, MRI, EUS-FNA 같은 비수술적 방법도 있었다
즉 설명도, 검사도, 감별도 진단도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모든 판단과 치료는 췌장관련 검사는 일절 없이 간조직검사 결과 하나로 이루어졌다
가장 납득하기 어려웠던 부분이다 왜 췌장에 대한 직접 검사가 끝내 이루어지 않았을까?
상식적으로 기존 유방암 재발병력이있고 췌장에 악성진단이 발견되었고
해당 병변이 원발암인지 전이암인지 진단 및 구별하려면
췌장과 간에 대해 두 검사가 이루어지는게 상시적으로 맞지 않는것일까?
주치의는 췌장 관련 직접 검사 없이, 사실상 간 조직검사 결과만으로
유방암 간전이라고 보고 치료 방향을 정한 것처럼 보였다
치료의 및 판단의 근거가 된 조직병리검사 결과를 보면,
유방암 쪽을 시사하는 마커도 하나 있고
장·췌장계 암에서 보이는 마커도 하나 있고
다른 마커들은 유방암과 췌담도암 모두에서 나올 수 있는 비특이적 결과였다.
재발 당시 악성 상태와 조직검사 당시의 수용체 변화도 HER2, ER, PR 또한 정반대의 상태였다
치료를 시작하기전 당시에는 강양성 양성 양성이였던 유방암 수용체는 조직검사 당시 모두 음성 음성 음성이였다
과거의 유방암 수용체와 일치하는 점이 하나도 없었다
즉 해당 결과는 유방암으로 완전히 깔끔하게 결론난 상태가 아니였다.
게다가 병리과 표현도 확정적 표현이 아니라 favor였다.
favor는 확정 진단이 아니라, 그쪽이 더 유력해 보인다는 추정적 표현이라고 한다
어느 정도로 모호한 진단인지 적절한 예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보험관계자에 의하면 병리보고서에 favor라는 표현이 들어가 있는 경우
조직검사 결과가 모호하다는 이유로 암 진단비 지급이 바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보험사는 이런 경우 현장심사까지 진행하면서 환자에게 위임장을 얻어
병원에 직접 방문해 조직검사 결과지와 병리 슬라이드를 확보한 뒤 의료자문을 의뢰하고
그 결과 확정진단으로 보기 어렵다는 회신이 오면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는 경우 또한 많다고 한다
유방암은 전이가 비교적 흔한 암으로 알려져 있다.
주요 전이 부위는 뼈, 폐, 간, 뇌이며, 그중에서도 간전이는 드문 일이 아니다.
반면 췌장암 역시 간전이가 흔할 수 있지만
췌장 자체는 다른 암이 전이되는 장기로는 매우 드문 부위라고 한다.
전체 췌장 종양 가운데 전이암의 비율은 약 2~5% 수준으로 알려져 있고
특히 유방암이 췌장으로 전이되는 경우는 매우 드문 사례에 속한다고 한다.
물론 의학에는 100%라는 것이 없고,
희박한 가능성이 현실이 되는 경우도 분명 존재한다.
그래서 어느 한쪽으로 쉽게 단정하는 것 역시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처럼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었다면 더더욱
정확한 진단을 위한 감별검사, 추가검사, 타과 협진이 필수적이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엄마에게 그러한 과정들은 단 한 차례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나는 현재 치료결과에 대해 불만을 갖고 의심을 갖는것이 아니다.
과연 그 과정이 적절했는지에 대하여 의문을 갖는 것이다
정상적인 구조는 의심(임상소견)->감별진단->확정->치료
단계로 이루어지지만 우리 엄마는 전혀 그런 과정을 거치지 못했다.
무엇을 의심했는지, 어떤 가능성을 감별했는지, 무엇을 근거로 확정했는지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채
치료가 먼저 진행된 것처럼 보였다.
췌장은 작년 PET/CT에서 처음 지적된 이후,
엄마가 돌아가실 때까지 췌장은 단 한 번도 어떠한 검사나 진단을 통하여 직접 확인된적이 없다
병리과의 노트 문구에 "면역염색 결과와 임상소견을 종합하였을때 유방의 유관암이 간으로 전이된 경우에 합당하다"라는 문구가 남아있다
다시 생각해본다 의사의 임상소견은 무엇이였을까??
기저질환인 유방암은 분명 꾸준하게 추적관찰중이였고
영상학과의 검사기록 주치의의 기록을 보면 당시까지 이상없이 계속 안정상태였다
검사도 하지 않았는데 아니 검사자체가 없었는데 의미 있는 임상소견이라는 것이 성립할 수 있었을까?
"그냥 기저질환이 유방암이였고 유방암에서 간전이는 흔한 병변이니 유방암 간전이이다?"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면역염색 결과 역시, 위에 말한 것처럼 췌장암 가능성을 충분히 배제한 상태에서
유방암 전이로 깔끔하게 확정할 정도로 명확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정말 묻고 싶은 건, 췌장 병변이 처음 지적된 이후 끝내 직접 확인조차 하지 않은 채,
어떤 근거로 원발과 전이를 사실상 정리하고 치료 방향까지 정할 수 있었는가 하는 점이다
나는 의사가 아니다.
그래서 어떤 암이 정확히 원발인지, 전이인지 단정할 수 없다.
치료에는 일정 부분 의사의 재량이 있다는 점도 부정하지 않는다.
틀렸다고도 생각하지 않았을것이다 허나 이렇게 생각하기 위해서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췌장이 개입을 하지 않은 상태였어야한다
적어도 이것은 분명하다.
의사의 임상적 재량은 치료 선택의 영역에서 존중될 수 있으나,
필요한 검사와 감별진단조차 거치지 않은 채 진단을 사실상 확정하는 것까지 정당화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간 조직검사 결과는 유방암과 전혀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반대로 췌장을 쉽게 배제할 수 있는 정도로 명확한 결과도 아니였다.
면역염색 결과가 비특이적이고 서로 겹치는 부분이 많았다면,
췌장을 배제했다면 왜 배제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근거와 이유가 기록에 남아 있어야 한다.
췌장 병변은 영상에서 실제로 보였고, 일반적 췌장에 무언가 보인다도 아니고
해부학적으로 꼬리 위치가 특정이 되었으며 이는 원발암인지 전이암인지 감별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원발암과 전이암은 사용 약제와 치료 방향이 완전히 달라짐에도 불구하고
주치의는 췌장에 대한 직접적인 감별과 진단 없이,
사실상 간 조직검사 결과만으로 치료 방향이 정해졌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의사가 아니다 의사의 판단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다.
그 판단에 이르기 전에 반드시 했어야 할 췌장 감별과 확인 절차가 빠져 있었다는 부분이다.
면담에서 주치의는 “6개월에 한 번씩 계속 체크했기 때문에”라고 말했다.
그 말을 믿었다 이후 기록을 다시 확인했다.
작년 초 췌장 소견이 나온 뒤 시행된 검사는 사실상 두 가지뿐이었다.
흉부 CT : 이상없음
맘모그래피 : grade1 이상없음
하지만 이 두 검사는 흉부를 보는 검사, 유방을 보는 검사이지,
췌장이나 간 같은 복부 장기를 평가하는 검사가 아니였다.
즉 췌장 병변이 처음 지적된 뒤에도
복부 CT, MRI ,EUS-FNA ,기타 검사를 통한 췌장 직접 평가는 없었다
그리고 올해 말기 소견도 추적관찰 과정에서 확인된 것이 아니라,
뇌경색 의심으로 응급실에 왔다가 우연히 발견된 것이었다.
작년 5월 PET/CT에서 췌장 꼬리 악성 의심 병변이 처음 언급되었고
원발암 vs 전이암 감별 필요, 영상·병리 상관관계 확인 권고까지 적혀 있었다.
그러나 환자 및 보호자에게 이에 대한 설명은 단 한번도 없었다.
췌장 관련 직접 검사나 감별진단도 없었다
이후 약 9개월이 지나, 다른 이유로 시행한 검사에서 말기 소견으로 발견되었다
엄마는 수십 년 동안 악마같은 유방암과 싸웠다.
엄마는 그 악마라는 놈이 나타나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나셨고,
싸우고 또 싸우며 끝내 이겨내 오셨다.
그 긴 시간 동안 수없이 버티고 견디며 여기까지 오신 분이었습니다
허나 그 강했던 엄마는 췌장이라는 의심이 개입되자, 1년도 버티지 못하고 우리를 떠났다.
작년 초 PET/CT에서 지적되었던 췌장 꼬리의 악성 의심 기록들은
약 9개월 만에 췌장 꼬리 6cm 종괴와 다발성 전이로 돌아왔다.
해당 말기 전이 소견은 췌장 꼬리 원발과 100% 일치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적어도 췌장 머리나 몸통에서 기원한 경우보다 꼬리 병변의 진행 양상에 훨씬 더 부합했다.
진단지연이나 오진이라는 말은, 적어도 어떤 검사와 판단의 과정은 있었다는 뜻일 것이다.
살기 위해 찾았던 병원, 믿고 맡겼던 병원은 생애 처음으로 지적된 그 병변에 대해
끝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어쩌면 지난해 유방암 추적관찰의 일환으로 시행된 PET/CT에서 발견된 췌장 관련 병변은
엄마에게 다시 한 번 주어진 마지막 기회였는지도 모른다.
췌장은 머리, 몸통, 꼬리로 나뉘고, 그중 꼬리 부위는 증상자체가 없더거니와 제일 끝쪽에 있어
발견이 가장 어렵고 진행속도도 가장 빠른 편이라한다.
말그대로 유방암 추적관찰중에 하늘이 도와주었거나 혹은 얻어걸린 인생최고의 행운이였을 것이다.
췌장은 부위별 마다 수술 난이도와 방식이 달라진다고 한다.
머리는 십이지장, 담도, 담낭, 위의 일부까지 절제한 뒤 다시 연결해야 할 정도로 복잡한 수술이고
몸통 또한 머리보다는 덜하지만 해당 부위도 까다롭고 꼬리의 수술 구조는 절제술로 단순한 편이라고 한다.
한달간 이루어진것들에 대하여 모든 것이 너무 아쉽고 억울하고 분하다.
암은 결국 시간에 의존하는 질환이다.
9개월 동안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았던 것이 아니다.
이미 발견되었음에도 9개월 동안 아무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병원은 진단하기 위해 존재하고, 치료하기 위해 존재하고, 고통을 줄이기 위해 존재한다.
환자의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확인하고, 그에 맞는 최선의 판단을 하고,
필요한 조치를 제때 하는 곳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신뢰는 화려한 언변이 아니라 의심해야 할 것을 의심하고, 확인해야 할 것을 확인하고,
설명해야 할 것을 설명하고,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을 놓치지 않는 것에서 생긴다고 생각한다.
그 주치의로 인해 엄마가 잃은 것은 단순한 시간이 아니였다.
확인받을 기회, 선택할 기회, 버텨볼 기회, 그리고 끝까지 인간답게 치료받을 권리였다.
여기까지 말한 내용은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수준의 이야기다.
실제로 더 깊고 본질적인 문제 지점들은 현재 소송을 준비 중인 상황이므로
이 자리에서 모두 언급하지는 못한다.
말하지 않은 내용이 훨씬 더 많지만, 그 부분들은 향후 의료소송 진행 과정에서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는 사항들이기에 더 이상 공개적으로 밝히기가 어렵다.
현재 의료전문 변호사와 함께 몇달간 관련 자료, 증거, 주요 쟁점을 모두 수집·정리하였고
최종 검토까지 마친 상태이며 이제 곧 정식으로 소를 제기할 예정이다.
소송의 승소 가능성이 어느 정도 확인되면, 나는 해당 의사에게 진료받았던
다른 환자들을 문제가 되지 않는 선에서 모든 경로를 통하여 찾아볼 생각이다
또한 해당 병원명과 주치의의 실명을 내가 알고있는 모든 경로를 통하여 밝힐 생각이다.
이 과정에서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알고 있다.
사실을 말하더라도 명예훼손이나 업무방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공익성이 인정되면 일부 참작될 수 있다는 점 역시 알고 있으나
다만 그 부분이 인정되든 아니든, 나는 그에 따른 책임까지 감수할 생각이다.
혹시 이 문제로 회사 재직에 불이익이 생길 가능성도 미리 확인해보았고,
인사팀으로부터 재직과 관련해 문제 없다는 회신을 받았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연민이나 동정, 감정적인 하소연 때문이 아니다.
나와 같은 경우는 절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엄마와 같은 질환을 겪고 계신
유방암 환우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이다.
무엇보다 먼저, 의무기록지를 한 번씩 꼭 직접 확인해보시길 적극적으로 권한다.
의사들은 많은 업무를 감당하고 있다.
의사도 결국 사람인 만큼, 그러지 않기를 바라지만 때로는 놓치는 부분이 생길 수도 있고
실수가 발생할 수도 있다.
물론 외래를 방문하면 여러 소견을 듣고, 질문과 답변도 오가게 된다.
하지만 머릿속으로 기억하고 있는 내용과 실제 기록에 남아 있는 내용을
직접 확인하는 것은 분명 큰 차이가 있다.
의무기록을 확인하면 현재 자신의 병명, 병기, 치료 경과, 시행된 검사와 시술, 투약 내용,
수술 여부, 입·퇴원 경과, 협진경과, 동의서 및 설명기록, 응급실 기록, 주치의의 판단과 계획, 간호기록과같은
수많은 기록들 그리고 기저질환 외에 새롭게 의심되거나 추가로 관찰된 이상 소견까지
입원당시부터 퇴원까지의 모든 기록을 비교적 폭넓게 파악할 수 있다.
엄마가 보고 싶다.
하지만 내가 그렇게 사랑했던 엄마는
이제 내 옆에 없다.
글을 마치며, 부디 저와 같은 일은 다시는 누구에게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모든 유방암 환우분들께 기적이 함께하기를, 그리고 모든 질병에서 깨끗하게 완치되어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모든 환우분들을 위해, 진심으로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