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이젠 걷지도 못하시네요.

슈트마니아l위보
2026.03.17 02:20 | 조회 1k

위암 4기 3차 항암까지는 힘들어도 제 손 잡고 치료 받으러 가셨어요.

그런데 3월 19일 4차를 앞 둔 현재는 침대에서도 일으켜 달라 하시고 며칠 전부터는 갑자기 걷지도 못 하세요.

슬리퍼 신을 만큼의 발을 못 들어서 어기적 거리는 거 보고 너무 당황스러웠습니다.

어제 새벽에는 잠시 깼다가 웹캠으로 보니 엄마가 침대에서 떨어져서 바닥에서 끙끙대고 있어서 놀라 뛰어갔어요.

어머니는 몇년 전에 양쪽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하신 뒤로 바닥에서 혼자 일어나시지 못하세요.

척추 수술도 5번이나 하셨고요.

어머니를 바닥에서 혼자 드는 게 너무 힘듭니다.

예전에 어머니를 들다가 저도 디스크가 터져서 수술을 받았는데 요즘 어머니를 일으켜 세울 때마다 너무 아파서 어쩔 줄을 모르겠어요.

그래도 엄마가 더 아프니까 아픈척 안 하고 해드리는데 갑자기 화장실에서도 주저앉고 아무러 기운을 못 쓰세요.

집에서 화장실도 못 가시니 지금 일하고 있는 와중에도 걱정뿐입니다.

음식도 못드세요. 안 넘어간다고 아침은 뉴케어나 컵스프 하나, 점심은 항상 굶으시고, 저녁에야 누룽지 조금에 동치미 국물 드세요.

근데 이상한 건 식사를 못하시는데 체중은 계속 늘어요. 교수님도 이상하다고 하실 정도거든요.

아마 드시면 바로 누우셔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병원에서는 영양분이 모자라니 잘 먹어야 한다고 하시고, 빈혈도 너무 심하고, 크레아티닌 수치도 2.37이라서 약물도 많이 줄였고, 항암 진행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합니다.

지난 주에 CT도 찍고 왔는데 솔직히 결과가 두렵습니다.

지금 아무런 의욕이 없으세요. 아침 식사도 9시에 억지로 깨워서 드시게 하면 각종 지병으로 인한 약도 한 주먹 가득 드시고, 그리고 주무시고, 저녁에 일어나셔서 저녁 드세요.

마트에 가자고해도, 산책을 나가자 해도 모두 싫다고만 하셔서 며칠 전엔 제가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

간에 전이된 때문인지 옆구리 통증 때문에 패치 붙이고, 아이알코돈 드시고, 폐에 전이된 때문인지 조금만 움직여도 숨 넘어갈 것처럼 헐떡 거리세요.

지금도 당장 집에 가고 싶은데 떨어져 있는 시간도 함께 있는 시간도 지옥의 연속입니다.

현재 키트루다+허쥬마+엘록사틴+젤로다로 치료 중이신데 지병 때문에 처음부터 70%로 시작했는데 더 줄였으니 효과가 있나 걱정도 되고, 너무 늦게 발견한 죄책감 때문에 방에 있을 땐 눈물만 납니다.

부디 19일에도 항암 치료 받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 가져 봅니다.

세상에 저와 꼭 닮은 유일한 사람인데 아직은 헤어질 준비도 못했습니다.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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