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전진은,
26년 2월 스티바가 1차(52)항암
25년 12월 5FU 아바스틴 1차(51)항암
25년 11월 폴폭스 아바스틴 8차(50)항암
25년 6월 폴폭스 아바스틴 DKN01 임상 19차(42)항암
24년 04월 폴피리 얼비툭스 23차(23)항암
24년 02월 전이 간암 냉동제거술(Cryo. Ablation)
24년 01월 대장 간 동시 절제 수술과 간 RFA
23년 02월 폴피리 얼비툭스 항암 시작
23년 01월 대장암(결장암) 4기 간 폐 전이 진단
지난 1월, 김태원 교수님은 그동안의 어정쩡한 모습을 버리고 단호박이 되셨습니다. 단호하게,
“다른 약으로 변경합니다.”
남편은 씨티상으로 약간 커졌다는데 한 번 더 써보면 안되나, 적어온 임상명을 보여드리며 이런 임상 없나, 얼비툭스 다시 사용 못 하나… 등등등등… 아산에서의 마지막 물음들을 쏟아냈지만 안 돼요, 없어요, 아니요…
내심 무슨 다른 약이 있나 보다, 아님 2차약을 계속 사용할 지도 몰라… 라고 순진하게 생각했던 우리는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왜… 예상된 3차약 론서프 아바스틴으로 약을 변경한다는 것을, 달 반이나 쉬며 대답을 안 해줬을까요..? 환자에게 다 설명 못(안)할 사정이 있겠지만 말입니다.
결국 3차약으로 항암하자는 그 날이 3년 동안 웃고 울며 오갔던 아산병원에서의 마지막 진료일이 됐습니다. 우리는 교수에게 말했습니다. 단호하게,
“진료의뢰서 써 주세요.”
몸을 좀 추스리고 일주일이 지나서, 병원에서 내어준 진료의뢰서를 포함한 전원서류 뭉치들과 남편이 주절주절 프린팅한 환자치료요약 내용, 질문사항들을 들고 미리 예약해둔 강남세브란스와 국립암센터를 찾아갔습니다.
강남세브란스 조재용 교수님은 전원 서류들을 훑어 보시며, 항암 쉰 번 넘었고… 아주 오래 하셨네… 이 정도면 다 내성 와요… 그러다가 남편이 프린팅해 온 질문사항들을 보곤 남편과 저를 번갈아 보며 말합니다.
“…왜 그랬을까하는 과거는 잊으세요.
다른 병원들 여기저기 가지 말고,
평안한 마음으로 치료 잘 되도록 기도하세요.“
아마도 남편이 써 온 그동안의 치료 내역과 질문 사항에 있는 수술로 계속 하지 못한 1차약이나 전 항암 치료에 대한 아쉬움들을 보고 이리 말씀하셨나 봅니다.
“거기는 왜 효과도 없는 론서프 아바스틴으로 하려는지 모르겠네~.“
조재용 교수님은 진료의뢰서에 써있는 론서프 아바스틴 말고, 스티바가로 항암하자고 하네요.
다음날 국립암센터에 갔어요. 국립암센터 선생님은 제 치료 내용들을 보고는 작은 탄성을 연발합니다. 와~ 치료 하실 수 있는 거 다 하셨네요! 어떻게 간에 있간 큰 종양을 이렇게까지 제거했지?! 아산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하신 거예요. 정말 훌륭한 치료를 최대로 받았다고… 처음 진단 때 매우 어려운 상태였는데 여기까지 오신 거라며 ‘환자보다는 병원’에 감탄에 감탄을 합니다.
“임상은 없어요.
론서프 아바스틴으로 아산에서 치료 받으세요.”
그래… 병원에 감탄할만 하지… 다른 건 몰라도 박인자 교수님께는 감탄할 만하지… 그렇게 생각하며 암센터를 나왔습니다. 외과 교수는 자기가 고생해서 수술한 4기 암환자를 이렇게 날려버린 종양내과 교수를 뭐라 할까… (병원 의사분들의 이야기는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별도로 얘기할께요)
남편은 마지막으로 어렵게 예약한 삼성병원에 가서 GI-201이란 약을 물어보려고 했지만, 돌아오는 차 안에서 예약을 취소했습니다. 제가 너무 힘들어했어요ㅠ.
집에 돌아온 남편은 갈치를 굽기 시작했습니다. 무려 열 두 토막이나 구웠습니다. 제가 워낙 갈치를 좋아하고 아무래도 흰살 생선을 먹는 것이 좀 좋겠다나요.
식사 준비를 하며 남편이 얘기를 합니다.
“무서운 이야기 하나 해줄까?”
옛날 어머니 젊으셨을 때, 늦은 밤 아무도 없는 골목을 지나 집에 가고 있는데 뒤에서 어떤 할머니 목소리가 들리더래…
같이 가 처녀…
같이 가 처녀…
같이.. 가… 처녀…
홍콩 할매 귀신인가…? 어머니는 너무 무서워서 막 뛰어서 집에 돌아오셨어. 그런데… 골목으로 난 방 창문 너머로 계속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렸어. 그리고 점점 다가오는 목소리가…
갈치가 천원~
갈치가 천원~
갈치가 천원~.
1월 31일. 결혼기념일이자, 암 진단일이자, 스티바가 첫 항암일,
남편은 말 합니다.
같이 가… 처녀…
긴 글과 재미없는 ‘농담’을 읽어 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