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암 환자로 산다는 것은(67) 병원 결과

라온제나l난본
2026.02.07 08:39 | 조회 2.7k

꽤 추운 날씨가 계속된 요즘 차라리 추운게 더 좋다

뿌연 하늘은 따뜻함이 주는 불필요한 옵션이다.

어제 지난주에 검진한 결과를 들으러 다녀왔다.

감사하게 별일 없다고 말씀해 주셔서 가벼운 맘으로 병원에서 근무중이신 예전 학부형을 잠깐 만나 인사드리고

이야기를 잠깐 나누었다.

내가 2014년에 난소암 3기 C진단을 받고 지금까지 꾸준히 간간히 연락하며 지낸다

내가 어린이집서 일할때 그 아이가 벌써 고등학교 입학이라니

사진을 보여주시는데 아이때 얼굴은 없고 큰 어린이 무표정하게 찍혀있었다.

4살짜리 아이는 이제 내 기억속에만 있고 현실속 아이는 입시에 엄마와 충돌하는 ㅎㅎㅎ 고딩생이다.

내가 어린이집으로 11년 반만에 다시 일하며 느끼는것은 참 많다.

투병덕분에 나이가 들어가는 덕분에 우리 애들이 대학생인 덕분에

난 지금 일하는 어린이집에서 마음껏 아이들을 사랑하고 지지해주고 보살폈다.

작은 손을 만지며 위로도 받았고 나를 안아주고 사랑표현을 해주는 아이들 덕분에 위로도 많이 받았다.

우리 아이들이 어릴땐 24시간 보육이 힘이 들었고

내가 지금 보다 젊었을땐 학부모를 평가도 많이 했으며

아프지 않을땐 세상을 지금보다 더 관대하게 바라보지 못했다.

린파자도 종료되고 일도 하고 내 내면에서는 걱정하는 부분도 많이 있었지만

별일없이 또 일상을 이어갈수 있음이 너무나 감사하다.

인턴이 어제부로 끝난 아들이 사자머리를 하고 침대에 뒹굴고 있는것도 감사하고

외사촌언니에게 놀러간 우리 딸도 감사하고

남편에게도 감사하고

나 스스로에게도 감사하다.

내가 일을 시작하면서 느낀건 나만 혼자 12년을 잠만 자고 일어나 기분이였고

직장생활이 생각보다 힘도 들었다.

그럼에도 포기하고 싶지 않았기에 견뎌보았다.

놀면 일하고 싶고 일하면 놀고 싶은게 내 맘이다.

반대로 열심히 살던 사람들이 갑자기 아프면 얼마나 투병생활이 적응하기 힘들까? 싶다.

인생사 다 걱정하나쯤은 달고 살지만 투병은 많은 인내와 절제를 요한다......

우리들에 인내와 절제가 올한해도 빛나길 바라며

지금도 항암중이신 분들 모두 힘내세요

산부인과 앞에서 두건을 모자를 쓰시고 기다리시는 분들을 보며 마음깊은 곳이 건드려 진다.

나두 저런 시간이 있었고 또 언제 내게도 올지도 모르는 거대한 폭풍 같은 일 말이다.

꽤 추운 날씨였기에 후딱 집에와 편하게 쉬었다.

내 연차를 이렇게 쓸수있어서 감사하다

이제 2월까지면 나의 일은 종료된다.

이 검진 결과로 난 또 계획은 세우고 뭔가를 할것이다.

난소암으로 투병하며 내 삶을 살아가는 나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길

위로가 되길..... 그리고 용기 내시길 응원 합니다.

우린 항상 서로가 위로이고 위안입니다

Naver
목록으로

댓글

42
로그인 하고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