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머니가 가입하신 아이디가 있어 함께
오랜시간 구경만하다가 용기를 내 글을 남겨봅니다
저는 2015년 1월, 29세 4개월의 나이로 위암 복막전이
판정을 받고 지금까지 11년째 어떻게든 살아내고(?)
있는 환우입니다
(작년 9월에 마흔이 된 85년생 남자입니다)
어떤분에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이야기를 남겨보려 합니다
2015년 1월 엄청난 복통으로 응급실에 갔고
위궤양으로 인한 천공으로 응급 수술을 받게되었는데
수술중 위암과 복막전이가 발견이 되어
위궤양만 치료 후 바로
도세탁셀 시스플라틴 ts1 세가지 약으로
항암치료를 시작했어요
약 5개월동안 위벽과 복막의 두께가
매우 드라마틱하게 줄어든 결과를 ct상 보진 못했지만
젊은 나이와 그래도 조금씩은 줄어든
나쁘진 않은 경과를 고려하여
7월에 복강경으로 판단 후 개복 수술을 진행하였고
수술 및 조직검사 결과
위의 암은 현저하게 줄어들었고
일부 복막의 암은 사멸하였지만
일부는 약하게 살아있어
(교수님 표현으로는 60-70퍼센트 정도 죽은 것 같고
씨앗은 다 죽은 것 같다 라고 하셨었어요)
위를 2/3 절제하는 수술을 마치고 (림프절 전이 0/40)
8월부터 약 5개월간 ts1으로 보조 항암치료를
더 진행하였습니다
그 후 2016년 1월부터 추적검사를
진행하며 이상없이 잘 지내다가
2019년 7월 내시경상 남은 위에서 암이 재발하였고
복막에도 무언가 보인다 하여
폴폭스로 다시 항암치료를 5개월간 진행했습니다
ct상 경과는 5개월동안 큰 변화없음 이었고
중간에 내시경을 했을때 위의 암이 보이지 않는다 라는
결과도 들었던 적이 있었습니다만
역시나 전체적으로 드라마틱한 결과는 없었어요
유지 정도의 결과로 진행이 되다가
12월쯤 손발저림이 심해져 항암치료를 종료하였고
추척 관찰을 시작 하였는데
폴폭스 종료 5개월 후인 2020년 5월경
내시경 상 위에 암이 다시 자랐다는 결과를 들었고
교수님께서 복막은 조용한 것 같으니 위만
방사선 치료를 해보자 해서 한달여간 위 방사선
치료를 하였습니다
치료를 잘 마치고 2020년 6월부터 3개월마다
추적검사를 다시 시작 하였고
복막의 암은 어떨땐 살짝
커지고 어떨땐 살짝 또 줄어들고(?) 해서 유지되는
상태로 위 역시도 방사선으로 잘 눌러놓아진 상태로
전체적으로 잘 유지된채로 지냈는데
2023년 6월 위내시경 결과 방사선으로 눌러놓은
위의 암이 재발 하여 시스플라틴, 젤로다로
다시 치료를 시작하였어요
다행히 처음엔 병변들이 조금은 작아지고 결과가 좋았지만
손발저림 부작용으로 시스플라틴이 2023년 12월부터
빠지고 젤로다만 단독으로 사용하고 나서부터는
복막의 병변들이 작아진채로 유지되는 정도에서
아주아주 조금씩 커지는 상황으로 바뀌었습니다
2024년 초 이사를 하게 되어 전원을 하였고
전원한 곳에서
”9년여간 이렇게 복막전이를 유지한건 본적이 없다“하시면서 ‘복막의 전이가 그래도 느리게 자라며 잠잠한 것 같고
원발암을 죽이면 승산이 조금 높아질 수 있고
요즘 좋은 신약이 많이 나온다’라는 판단으로
위 절제술을 2024년 5월에 받았고
젤로다로 항암치료는
2024년 9월까지 그래도 꽤 길게 이어갔지만
그 사이 아주 조금씩 더 커져
이제는 약을 바꿔야 할 것 같다면서
옵디보에 대한 반응율이 낮지만(1% 안된다고 들었습니다)
그래도 가끔 의외의 좋은 결과가 있는 면역 항암제이니
한번 써보자 하셔서 비급여로 옵디보를
2025년 7월까지, 다행히 병변들 크기 변화 없이
잘 유지한채로 치료를 받았습니다
문제는 9월 검사
(9월 검사 결과 병변들이 4mm씩 정도 커졌으나
약을 바꿀정도는 아니다 일시적으로 커지기도 한다 라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전후부터
아주 조금씩 증상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앉았다 일어서면 복부가 당기고
식사량이 줄어들고
식사 후 힘이들고
배출이 원활하게 되지 않고
점점 식사 후에 알싸한 복통이 생기는 등
이 모든게 복막전이로 점점 진행된
장폐색 증상이었습니다
(10년만에 처음으로 느껴본 복막전이 증상 이었습니다)
11월쯤 증상들이 심해져 응급실에 가게되었고
검사 결과
소장이 좁아져있고
척추에도 어렴풋이 전이가 보인다라는
결과를 들었고
처음으로 온몸으로 느꼈던 복막전이 증상과 검사결과에
겁이 많이 났었던 것 같습니다
그전까진 증상이 없어서
‘나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생각만 하고
지냈던 것 같아요
다행히 임상 항암제인
azd0901를 투여할 수 있게 되어서
(클라우딘 18.2 1+ 30% 정도로
그리 높은 반응율은 아니었습니다)
지난 25년 12월부터 투여하게 되었고
정말 신기하게 투여 다음날 배출이 다시 원활하게 되고
미음과 엔커버만 먹을 수 밖에 없던 제가
투여 2-3주만에 다시 일반식을 하게 되는걸 보면서
‘약이 정말 잘 듣는 구나’생각하며 희망을
갖고 치료에 임하였습니다
지난주 azd0901 2차 후 첫 ct 결과
소장폐색이 거의 사라졌고
몇몇 복막의 결절들은 줄어들기도 하고
결과적으로 복강내 병소들은 많이 호전 되었다고
하셨지만 척추의 병변이 커졌는데
치료가 되면서 뼈가 차오르는 것 인지
실제로 암이 커진것인지는
지켜봐야 알 것 같다 하셔서
3차 치료를 계속 진행하였습니다
그런데 따로 떼어본 진료 결과지의 ct 판독상
복막내 다른 결절 하나는 오차범위내(2mm)로 커지고
소장 폐색이 풀린 그곳에
두꺼워진 곳이 보인다는게 있더라구요
(저는 11월 13일 응급실에서 시티를 찍고
12월 9일 azd0901 1차 투여를 하기 전에
ct를 굳이 다시 찍지 않아서
약 26일동안의 병변들의 변화에 대한 기록이 없습니다
11/10 옵디보 마지막 투여
11/13 응급실 ct
12/9 azd0901 투여
총 28일간 워시아웃
11월 13일에 응급실에서 찍은 ct가
이번 1월 14일 ct와 비교할 수 있는
유일한 ct여서 혹시나 28일간의 워시아웃 기간동안
커졌다면 그 커진것들이 반영이 안 되어서
이런 판독 결과가 나온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것인지 모르겠지만
현재 장폐색때와 비슷한 증상이 생겨 임상 간호사분께
연락을 드렸고
혹시 지금 증상이 장폐색인지, 항암제 부작용인지
혹시 장폐색이라면 치료 방향이 어떻게 되는지
교수님 외래 진료를 봐야 할 것 같아서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도 처음엔 제가 이렇게 오래 살게 될 줄 몰랐고
정말 손에 꼽기도 어려운 복막전이 완치 사례들을
어떻게든 찾아서 읽고 또 읽고 했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희망을 얻었었고 힘도 얻었었습니다
요즘엔 4기 복막전이 환자분들도 완치 되는
사례가 많이 늘어서 제 이야기가 큰 도움이
안될수도 있지만
만에하나라도 다른분들에게 제 긴 치료 이야기가
아주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저 같은 케이스도 있어요 라는 생각에
조심스레 글을 남겨봅니다
스물아홉엔 더 살고 싶다라는 생각이
무척 많이 들었고
건강하진 못했지만 그렇게 꿈꾸던 30대를
어떻게든 살고나니
삶에대한 생각도 조금은 바뀌더라구요
요즘은 그냥
’이게 다 내 업보인거겠지
이제 내 목숨은 하늘, 우주의 몫이구나‘ 라고
생각 하며 지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잘 안돼요)
그리고 더불어 ai의 발전을 매우 희망하며
새로운 항암제들이 더 자주 많이 나오길
바라고 있습니다
정말정말 만에하나 약을 바꾸게 된다면
이리노테칸, 사이람자+파클리탁셀 등의 약이
제게 남아 있는 것 같은데
‘나는 다 때려잡는
세포독성 항암제랑 잘 맞는건가’ 라는
엉뚱한 기대도 문득 문득 해보곤 합니다
앞으로도 이야기 남길 수 있게 되면
남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