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차 항암 후 회복이 유난히 더뎠어요.
보호자인 짱구의 오랜 지병인 강박증과 공황장애가 도져버려서...항암 후 저도 맥이 쑥 빠져버렸죠 ...
항암 마치고 보름만에 집 밖으로 첫 발을 떼었어요
짱구 혼자 집에 두고 나가게되어 마음은 불편했지만.
그렇게라도 외출하지 아니하면.
너무나 허망하게 77차를 맞이하게될까봐서.
아직도 입덧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둘째를 건져올려
주가위해서.
모친까지 모시고 보리밥 묵무침 파전을 먹으러 보문산을
다녀왔어요
보리밥은 싫다고 손사레치는 모친이 좋아하는 묵무침이랑
오징어파전 시켜드리니 잘 잡숫더라고요.
살짝 익은 열무김치가 차려진 밥상에는 벌써 싱그런
봄이 느껴졌지만..저희 집은 겨울왕국입니다
금요일부터 소변이 안나온디고 징징대며.
가라는 병원은 안 가고.
저와 애들만 들들 볶는 짱구가 어찌나 밉고 원망스럽던지
말도 되지않는 걸 계속 확인하며 전화해대는 통에 아들은
업무에 집중을 못하고..
어쩔수없이 아빠 전화 차단하라고했어요
지난 2주 휴가를 쭉 써버리고 짱구는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서 온 가족을 정신적으로 못살게 굴었답니다
전화차단하기까지의 아이들의 심경은 아예 헤아리지않고
차단한 아이들을 원망합니다.
나이만먹었지...본인이 한 행동은 생각않고 아이들의 행동만 원망하는 짱구를 보니 한숨이 나옵니다
제발 세 아이들이 부모라는 이유로 다 견디어내지 않았음합니다 아닌건 아니라고 강하게 맞서길바랍니다.
본인 아픈건 본인 몫이지.
아이들에게 짐을 덜어내고 힘께 해주길 바라는 건
어찌보면 횡포라고 생각해요..제 생각은요
힘든 일은 힘께 의논할 수 있는 부모가 되어야하는데...
그렇지 못함에 참 속상해요
어린 자식들보다도 성숙하지 못한 아픈 부모라서말이죠.
오늘은 호미로 막을걸 가래로 막아버린 나를 보면서도 병원 진짜 안 갈거냐고 으름장을 놓으며!!
도무지 당췌!!! 징그럽게 말 안듣는 제 남편짱구.
아픈 엄마에 이어 아픈 아빠까지??생각이 여기에 미치니
부모가 아프면 당연히 자식이 돌봐야한다는 짱구의 생각에 제동을 걸어주어야 했습니다
아픈 부모가 말이라도 잘 따라줘야 자식된 도리를 운운
하는거지..자기 병을 본인이 진단하고 본인 멋대로 구는
이 상황이 당연한거냐고..
어리고 세상 경험 부족한 자식이 부모 속 썩이는게 아니고
이제 환갑인 할아버지 될 사람이 아픈 와이프와 곧 산달인
딸과 입덧으로 지옥을 경험중인 딸.
여친이랑 이제 조금 행복해보이는 막내아들까지 달달달
볶아대니..세 아이들도 두손 두발 다 들어버렸어요.
가라는 병원은 안 가고 .
저한테 이뇨제니 방광염약이니 운운하며 약국 다녀오라고
심부름 시키는 짱구..다른 때같으면 시키는 대로 다 해주었지만 이제는 정말 징글징글해서( 징글벨)이라고 불러봅니다. 노노노!!!외치니 힐수없이 토요일에 문 열은 약국찾아 본인이 다녀왔어요
생각과 정신이 온전치 못함에 가족들은 당연히 자기의 아픔을 인정하고 보살펴줘야 한다고만 우기는 징글벨짱구.
이젠 수발드는 걸 멈춰야할 때라고 진심 깨달았어요
언젠가는 내가 없을 이 세상에.
세 아이들에게 제가 짊어졌던 짐을 얹어줄수는 없으니까요. 모진 말도 해봅니다.
나없이 당신 혼자 살아나가기엔 버거울거다.
삶은계란 하나도 다 까 주길 원하니 맞춰서 살아왔고
그게 당연한거라고 생각하는 당신을 참아 줄 사람은
이 세상에 나 밖에는 존재하지않을거다.
그러니 내가 이 공간에 존재하지 않을때..
그때는 우리 같이가자!
그게 아이들에게 훨씬 좋을거다.
이렇게 모진 말을 내뱉아 버렸어요
오늘 아침 CT찍으러 병원 가는 제게 자긴 더 잘거라고 .
서둘러 병원 가라는 제 속을 뒤집어놓더니.
제가 병원 다녀오니 그제서야 씻고 비뇨기과로 가더군요
다행히 전립선만 부었대요.
오한도 발열도없이 소변이 안 나온다고.
제가 처방 받은 이뇨제 반알씩 세번을 제멋대로
축내더니만...
드뎌 제대로 진료받고 전립선약 처방받아왔네요;;;
지난 연말 건강검진때 아무 이상없던 전립선이.
스트레스로 부었다니..
자기생각인건지..의사쌤 말씀인건지....
법적인 보호자 짱구 정신이 아프니 ..아주 심란합니다
가뜩이나 추워서 움츠러드는데..
저도 무기력해집니다.
산책나가는거도 꺼려지고.
도무지 즐겁지가않아요..
엄마의 하루가 아빠의 하루와 같은 줄 아냐고.
아이들이 아빠한테 한소리 하는거도.속상해요
오랜 제 투병이 저 사람의 멘탈을 더 나가게 해버린건 아닌지.
이 상황에서도 좀 더 병이 깊은 엄마를 옹호하는 아이들에게 외면 당하는 아빠 짱구가 불쌍하다가도..
징글징글하게 자기 말만 하고 우리말엔 아예 귀 막아버리는 짱구가 야속하기도합니다
지금도 하루 한알 먹으라는 약 .오늘은 두개먹어야지 하는
짱구를 향해 고함을 질러버렸어요.휴...
약을 두개 먹겠다니..
애기도 이런 애기는 없을거같아요ㅜㅜ
사는 날까진 진정 맘 편히 살고 싶은.
이번 생의 제 소원은 이루어지지않나봐요.
77차.
행운의 숫자가 두번 겹치니..
이번엔 좀 덜 힘들라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