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크리스마스~~~🌲🍀☘️
안녕하세요 엄청 오랜만이네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외래항암 하고 왔는데 갑자기 올 한 해가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면서 동행 회원님들이 생각이나서 간만에 글을 써봐야겠다 생각했어요ㅎㅎ
1회부터 10회의 과정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나름 잘 버티고 건강하게 살고있는 것 같아서 소식 알려드리려고 왔어요!
저는 현재
표적항암(아바스틴)+폴폭스(옥살리, 5fu)를 맞고 있구요.
항암맞는 주는 거의 외출을 삼가고 있고 푹 쉬는데 집중하고 있어요.
항암 4번 맞을 때마다 ct를 찍는데 다행히도 두번의 ct결과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어요.
만삭처럼 부풀어 올랐던 배 안의 고여있던 복수도 아예 사라졌고 암세포 흔적들도 이제 안 보인다고 합니다.
수술이나 시술로 처리하지 못했던 간에 보이던 요상한 것도 이제 더이상 안 보인대요.(너무 가운데에 있어서 제거를 못 했었음)
종양수치, 황달수치, 백혈구 수치도 항상 괜찮아서 의사쌤이 지금 상황으론 매우 좋다고 하셨어요.
젊어서 그런건지 하늘이 도운건지... 회복이 빨라서 정말 다행이에요. 확실히 잘 먹고 스트레스를 안 받으니까 몸이 건강해지는게 느껴져요.
이제 장거리 여행도 다니고 비행기도 타고.. 화장도 하고 애기도 보고 어느정도 일상을 즐기고 있어요.
놀러갈 땐 풀메하고 다니니 모르는 사람이 보면 저는 암 환우처럼 안 보인다고 해요ㅎㅎㅎ
너무 제 자랑만 했나요?
사실 이 글을 쓴 이유 중에 하나는 힘들고 고된 항암을 잘 버티기 위한 저만의 팁을 알려드리기 위해서예요. (매우 주관적인 제 경험이고, 모든 암 환우에 맞는 방법은 아니니 참고만 해주셔요^^)
도움이 될까싶어 고민끝에 살포시 올려봅니다~
주변에 암으로 힘든 투병 생활을 하시다가 영면하신 분들을 보면 전부는 아니지만 대부분이 급격한 체중/체력감소 + 감염 + 패혈증 + 저체중/영양실조가 원인인 경우가 많더라구요.....
구토하고 설사하고, 콧줄이나 목에 관이라도 있으면 섭취하는 게 어려우니 그러시겠죠..ㅠㅠ
저도 개복수술에 하이펙에 항암까지 하니까 하루에 화장실을 20-30번 정도 가게 되고 변의감과 변지림 때문에 잠도 못 자는 날들이 많았어요. 그러다보니 밥 먹는게 무섭고... 20키로 이상 빠지다보니 힘도 안나고 이렇게 살 바엔 죽는게 낫겠다 싶더라고요...
애기와 남편, 가족들을 보면 살아야겠다 싶으면서도 음료 뚜껑하나 못 따는 나를 보면서.. 죽음이 가까워졌구나, 유언장을 써야하나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새벽에 남몰래 많이 울기도 했어요.
그러다가 한편으론 어차피 죽을거면 먹고싶은 거 다 먹고 죽자!!! 내 인생이 너무 아깝다. 그동안 잘 못 먹었으니 한 없이 먹어보자!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게됐고..... 암환자식단을 버리기로 결심하고 실행에 바로 옮겼습니다.
그리고 항암을 열심히 버티고 있는 분들의 사례를 여러개 찾아보며 어떻게 해나가야할지 대충 머릿속으로 청사진을 그렸어요.
아름다운 동행카페의 인기회원이신 [꿈쓰]님과 [강애리자] 님의 도움도 많이 받았습니다!
암튼.. 항암 당일날 주사를 맞으면 약이 퍼지는 느낌이 들면서 입에 쓴 물이 올라오고 급 울렁거리잖아요? 그럴 때마다 새콤달콤, 마이쮸, 비틀즈 같은 것들을 사서 먹었고요. 젤리도 많이 먹었어요.
음...사실 유튜브에서 먹지말라는 거 다 먹었어요.
가공식품, 과자, 디카페인 커피 안 가리고 다 먹었어요. 일단 사라진 입맛을 되찾는 데에는 자극적이고 달달한 음식이 짱이더라구요.. 체중도 훅훅 늘어요.
액상과당이 안좋다, 채식이 좋다 하는데 저의 경우엔 직장 가까이에 있는 구불결장을 많이 잘라내서 생채소/생과일/찐토마토를 먹으면 설사가 줄줄줄이었고 잡곡밥이나 알룰로스 같은 것들을 먹어도 배가 부글부글 끓었었어요. 건강식으로 여러 끼니를 먹어도 체중도 징하게 안 늘었고요..
그리고 아시다시피 의사들마다 말이 다 다르더라고요....? 그들도 사람이기에 각자 생각 차이가 있겠죠.. 유명한 영상은 거의 다 본 것 같은데 누구는 우유를 먹지마라~ 또 누구는 붉은 고기를 먹지마라 등등..
너무 보는데 피로했어요.
그냥 내 몸이니 내가 알아서 할게. 라는 생각이 점점 지배적이게 됐어요.
첨엔 부모님과 남편이 극구 말리고 걱정이 태산이셨는데, 어차피 제 인생이고 죽을 날이 다가오고 있다는데 죽기전에 그냥 제 몸에 직접 실험을 하고 싶었어요..!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고 이 세상엔 절대적인게 있을 순 없는데 어떠한 식품이 안 좋다고 해서 그걸 나도 안 먹어야하나? 직접 먹어보고 방향을 정해도 되지않을까? 란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아무튼 입이 쓰거나 힘이 없을 때마다 과자나 빵을 달고 살았고 만약 먹다가 설사를 심하게 하거나 컨디션이 안 좋아지면 그 음식을 줄여서 먹거나 식단에서 제외시켰어요. 그렇게 6키로를 찌웠고 입맛이 돌아오니 몸에 힘이 생겼고 밥 반숟갈도 못 뜨던 제가 밥 한공기까지 먹게 되었어요. 가리는 것 없이요.
부모님은 직화구이도 먹는 저를 보면서 불안해서 종양내과 교수님께 제 식습관에 대해 여쭤봤는데, 교수님도 날 거/술 아니면 다 드시는 걸 추천하셨어요.
서양인은 주식이 빵, 베이컨인데 그 사람들은 그럼 어떻게 사는거냐며....ㅋㅋㅋㅋㅋ 일단 다 먹어보고 체질에 안맞는게 있으면 그때 제외하는 식으로도 해도된다, 항암할 체력을 만드는게 제일 중요하다고 얘기하셔서 의사쌤 말 믿고 더 잘 먹었습니다!!!
체력이 되니까 운동할 힘도 생기고 마인드도 건강해지고 주변을 돌아보는 여유도 생기더라고요☺️
장도 튼튼해졌는지 지금은 화장실도 하루에 5번정도로 많이 줄었고 변 상태도 아주 좋아졌어요.
항암부작용도 많이 줄었고 이마쪽 잔머리도 많이 났네요ㅎㅎ
제 말이 물론 정답은 아니지만, 식단이 고민이신 분들이나 체중 증가가 필요하신 분들은 한번 시도해보셨음 좋겠어요. 저도 이게 맞나 싶을때 췌장암4기를 이겨내신 강애리자님 남편분과 위암4기 관해 상태이신꿈쓰님의 카페 글을 정독하며 '잘 먹어야 산다, 잘 먹어야 지킨다' 라고 스스로에게 여러번 되뇌였던 것 같아요.
항암하는 사람들에겐 근육도 중요하지만 지방도 중요하대요. 근육은 빠르게 타버리지만 지방엔 느리게 타니까요^^ 20대 시절 억지로 흡입이라도 해버리고 싶었던 지방이 은근 고마운 역할을 많이하네요. 복덩이에요~
간단요약!
1. 잘 먹기
2. 잘 소화시키기(운동)
3. 멘탈관리
4. 체온 올리기
꼭 필수입니다~~~ 나의 루틴에 따라 독성항암이 보약항암이 될 수 있어요^^
날씨가 급 추워졌는데 감기 조심하시구요~
올 한 해 너무너무너무 고생 많으셨습니다.
우리 내년도 잘 이겨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