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만이네요.
4월에 엄마를 보내고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 모르겠어요. 수많은 일을 겪었고 그냥 하루하루만 버티자라는 마음으로 정신과도 다니고 상담도 다니며 나름 열심히 노력중입니다.
얼마전에 엄마가 오랫동안 투병했던 병원에 다녀왔어요. 그 근처는 일부러 다니지않았는데 주치의교수님과 병동간호사분들께 감사인사하고싶은 마음은 늘 있었거든요. 마지막 임종때 주말 새벽이었어서 주치의교수님도 못뵀고 엄마임종하고 제가 정신줄을 좀 놓았는데 간호사분들께서 많이 챙겨주셨거든요. 6년의 투병생활동안 가족이 엄마랑 저뿐이라 교수님과 간호사분들께 맘적으로 의지를 많이 했었고, 덕분에 저희도 잘 견디고 버텼거든요.
아직도 주치의교수님과의 첫만남이 기억이 나요. 외과수술하고 퇴원하려고 병실에서 대기중이었는데 의사선생님이 갑자기 오셔서 몇주뒤에 항암을 맡게 될 사람이라며 인사오셨거든요. (다른병원도 다른의사선생님들도 당연히 다 이렇게 하는줄알았어요) 엄마가 코로나양성 떠서 음압병실에 입원했을때도 다들 전화회진하는데 늘 방호복입고 방문회진하시고 주말에도 늘 나오셨고, 특히 마지막에 호스피스병실도 꽉찼고 갈곳이 없었는데 두달남짓 그냥 항암병동에서 엄마가 편히 갈수있게 입원시켜주셨거든요. 대학병원에다가 늘 입원자리가 모자라는 곳임에도요. 항암안하면 원래 퇴원이 맞는데 저희는 갈 곳이 없어서 간호사선생님께 제발 내쫓지말아달라고 말하니까 그런말하지말라고 교수님 그런분아니니까 걱정하지말라고 해주셨었죠.
암튼, 약간의 미션처럼 제 마음에 늘 담아왔었는데 올해가 지나면 영원히 못갈것같아서 용기를 냈답니다.
약속잡고 일주일전부터 손에 일이 잡히지도않고 가는 길도 엄청 떨었네요. 병동먼저 갔는데 마스크를 쓰고 몇달이 지났음에도 바로 알아봐주시더라구요. 서로 눈도 못마주치고(아마 눈물때문일것같아요) 늦어서 죄송하고 감사하단말씀드리고 간식이랑 쪽지만 드리고왔답니다.
진료실에 들어서자마자 교수님은 일어나서 환하게 웃으며 마주해주시고 그동안 본인 못챙긴거 잘챙기라며 따스하게 반겨주셨습니다.
볼일 다보고 긴장이 풀려서 몸살이 났네요. 이것도 다 지나가겠지요. 병원을 못갔던건 엄마가 너무 생각나서 못간것도 있지만, 가서 인사를 드리면 엄마의 죽음을 온전히 인정하게 되는 것같아서 피한 것도 있었어요. 여전히 너무 힘들고 슬프고 그렇지만 저희엄마는 아빠랑 행복하게 잘 지낼테니 그저 엄마아빠가 행복하기만 했으면 좋겠습니다.
+ 돌아가신 이후에는 글을 안쓰는게 보시는 분들이 좋으실 것 같은데... 참다가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이곳이 이런 마음과 말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거든요.
불편을 드려 죄송의 말씀드리고, 아프신 모든 환자분들의 완치와 쾌유를 빕니다. 보호자분들도 덜지치고 힘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