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2월 초(설연휴직전), 통증으로 동네 2차병원 방문 후 암진단 - 대장암(S결장) 4기 진단 (간, 림프 전이) , 장폐색 직전상태
21년 3월 초, 3차병원 전원 및 케모포트 삽입
약물항암시작 (항암1차) 3차부터 표적항암제 추가
항암 4차만에 첫 경과 CT, 약물 반응 좋음
항암 8차 CT 결과 확인 후, 수술 논의
항암 9차 이후 술전 준비기
21년 8월 말, 수술
(추석연휴) 술후 회복기
21년 10월, 술후 항암 재시작 (10차)
22년 1월 (14차)
이후 의자에서 1시간 정도만 맞고 오는 정도로 3회 정도 더 진행
22년 5월 항암중단
추적관찰
25년 11월 케모포트 제거
2025년도 벌써 얼마 안남았네요. 잘 계셨냐고 애써 묻습니다.
잊고 살다 6개월마다 병원을 가는 날이면 전날부터 잠을 설칩니다. 2주 전에 채혈하고 CT찍을 때만해도 멀쩡하던 사람이 예약 당일만 되면 꼭 어디가 그렇게 이상한 거 '같고' 아픈 거 '같다'고 하는지요. 아효. 쭉 좋았어도 막상 검사결과 들으러 가는 날마다 긴장이 안된다면 그게 이상한 거겠지요?
간만에 뵙는 선생님 얼굴이 평안하시니, 저희도 이내 웃습니다. 모든 게 안정적이라고 하네요. 케모포트를 이제 제거하는 게 어떻겠냐고 하시는데 둘이 또 눈알만 또로록 또로록 굴렸어요. 안도와 함께 이상한 기분이 동시에 들었습니다. 대기실에서 저희 직전에 계시던 환자와 보호자들이 케모포트에 대해 서로 묻고 답하는 걸 보고 아고 이제 시작이시구나.. 처음에 케모포트 개념도 없어서 얼떨떨하던 때가 생각나더라고요. 맘 같아선 끼어들어 설명드리고 싶었는데. 마침 간호사선생님도 계셨고 저희도 바로 들어가야 해서 차마 말씀은 못드렸네요. 근데 그 진료실에서 이제 우리는 빼자는 말을 들으니 더 기분이 이상한거예요. 나와도 계시면 더 자세히 알려드리고 싶었는데.. 외래 간호사쌤도 케모포트는 잘 모르시는 거 같더라구요..
이후 인터벤션실로 예약을 새로 잡고, 오늘 제거하고 왔습니다. 분명 그 시술실 문은 기억나는데 그 주변은 너무 낯선거예요. 아직은 상처를 보지도, 만져보지도 못했지만 그날 선생님 뵙고 오면서 남편의 가슴을 살짝 만져봤던 게 생각납니다. 살갗 밑에 있던 그 볼록한 단추가 사라진거에요. 그렇게 봐와도 실수로 치고 늘 익숙해지지 않던 사이보그의 버튼이, 사라졌습니다.
남편은 쉬라고 들여보내고 혼자 가게에 앉아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제가 그동안 남겼던 글을 한번 쭉 훑어보는데 많은 분들의 응원과 염원이 담겨있더라고요. 이후로 업데이트가 멈춘 몇 분을 보니 가슴이 내려앉습니다. 끝나면 시원할 거 같았는데.. 잘 모르겠어요. 꼭 이게 아니었어도 살았을거고, 혹은 어떤 이유로든 더이상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있단 생각이 듭니다. 그냥 하루하루 주어진 날들에 즐거운 일을 더하고 의미를 남길 수 있도록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다음에도 인사드리며 안부를 물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 할 수 있는 날들에 꼭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