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작년에 엄마가 아프기 시작하면서, 엄마와 비슷한 증상을 찾아보며 검색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암 진단을 받은 지 1년이 되었습니다.
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2기 후반 진단이었어요.
작년 6월부터 항암 주사를 맞고 방사선 치료도 받으셨는데, 치료 중인 병원에 방사선 기계가 없어서 다른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이어가기도 했습니다. 사실 그때는 제가 직접 동행하지 못해서, 자세한 과정은 정확히 모르겠어요.
솔직히 병원에서 근무하면서 많은 암 환자분들을 뵈었지만, ‘우리 가족이 그런 일을 겪게 될 거야’ 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어요.
그래서인지 할아버지 때도, 엄마 때도 자연스럽게 주보호자는 늘 제가 되었어요. 병원에 근무한다는 이유로요.
물론 저도 불만이 많았습니다. “왜 맨날 나야?” 하면서 소리도 지르고, 투덜거리기도 했어요.
엄마가 입원하신 기간 동안엔, 엄마 병원과 제 근무지를 오가며 출퇴근했어요.
그 시기엔 정말 잠을 제대로 잔 기억이 없습니다.
입원하는 날에도 울고, 검사 받으러 가는 날마다 울고…
상사분과 전화하다가도 눈물이 터져서 위로받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자궁경부암 생존률 통계 보면서도 울고, 솔직히 그때는 평생 울 눈물을 다 쏟아낸 것 같아요.
그러다 결국, 올해 간호학과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20대 후반이지만 조금 늦은 나이에 입학을 했어요.
엄마가 아프기 시작하면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점점 커졌거든요.
현역 때는 간호학과 생각도 안 했는데, 인생은 참 알 수 없는 것 같아요.
아직 1학년이라 서툴고 배우는 게 많지만, 하루하루 인체의 신비로움과 생명의 섬세함에 놀라요.
책에서만 보던 질병의 기전이 실제 환자 이야기에 겹쳐질 때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 과정을 견디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럴 때마다 모든 환자분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커져요.
그래서인지, 요즘은 다른 분들의 글을 볼 때마다 환자분의 마음과 치료 과정의 외로움이 더 깊이 느껴집니다.
엄마가 아프기 시작한 이후로는, 작은 통증 하나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었어요.
3개월 전 검사 결과에는 “국소 재발이나 전이의 명확한 증거는 없습니다.” 라는 말을 들었지만, 오늘은 엄마가 아프다고 하니까 제가 언제 뭐하다가 계속 물어보고 그러다가 엄마가 “상추 옮겨심다가 흙을 나른 뒤부터 아프다”고 하시더라구요.
한 달 전부터 1~2초간 따끔거리는 느낌이 있었다고 해서, 제가 또 계속 질문을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하게 되네요.
(배운 게 있으니 괜히 더 걱정이 앞서는 건지…ㅎㅎ)
그럴 때마다 엄마에게 이렇게 말해요.
“엄마, 걱정하지 마. 늘 ‘만약’이란 건 있지만, 괜찮을 거야. 혹시라도 ‘혹시’가 있더라도 너무 걱정하지 마.”
엄마는 혹시 재발이 아닐까 불안해하시는데, 저는 그 불안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고 싶어요.
다음 주 정기검진이 예정되어 있지만, 엄마가 너무 불안해하셔서 내일모레로 예약을 앞당길 수 있을지 병원에 문의해보려고 해요.
너무 조급하게 굴 필요는 없다는 생각도 들지만, 마음이 편치 않아서요.
말이 길어졌네요.
그래도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치료 중이거나 가족을 돌보는 보호자분들이 계시겠죠. 몸도 마음도 지치기 쉬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서 꾸준히 글을 쓰고, 기록하고, 마음을 나누는 분들이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용기인지 저는 알아요.
그런 글을 읽을 때마다 저는 위로를 받고, 또 용기를 얻습니다.
그래서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지금까지 정말 잘 해오셨다고. 당신의 글 덕분에 누군가는 위로를 받고, 누군가는 희망을 얻는다는 걸요.
부디 그 사실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언제나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