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절망속 다시 만날 소망

단비꿈l대보
2025.11.04 18:28 | 조회 1.3k

안녕하세요.

제일 처음 사촌언니의 위암으로 가입했다가

같은해 아버지의 대장암 진단에 울면서 매일같이 카페를 들락거렸던 게 벌써 2019년이었네요.

당시 대장암 3기로 수술하시고 항암까지 감사히 잘 마쳤었는데 2년뒤 간으로 전이가 되어 또 한번 큰 수술 하시고 또 피할 수 없었던 항암...워낙 삶의 의지가 강하고 긍정적인 분이셨기에 두 번의 암 수술과 항암 모두 너무 잘 이겨내시고 완치 판정을 목전에 두셨던 저희 아버지께서...지난 9월 너무나 말도 안되게 불의의낙상 사고로 응급수술을 받으시곤 중환자실에 한달넘게 계시다 2주전 하늘로 먼 소풍을 떠나셨어요.

그리 걱정하셨던 암투병도 잘 견뎌내셨는데..

두 번째 인생이라고 늘 감사하며 사셨던 분인데

어쩜 이렇게 되는지...

생각할수록 기가 막히고 이리 허망할 수가 없네요..

경추골절로 인한 사지마비와

호흡근육 손상에 따른 폐렴으로..

정말 믿을 수 없이 황망하게 저희곁을 떠나셨어요.

아직도 뭐가 뭔지, 친정가면 계실 것 같고

전화하면 받으실 것 같고...

현실감 없다가도 문득문득 눈물이 줄줄 흘러요.

중환자실에서 내내 기관삽관 인공호흡을 하고 계셨던 터라 말도 못하시고..의식은 다 있으셔서 면회가면 힘들게 웃어주셨던...그 와중 병원비 걱정되시는지

입모양으로 중증혜택 자꾸 말씀하시던 모습이 생각나

맘이 너무 쓰라려요.

암투병 중에도 힘들단 얘기 한번 한적 없으시고

늘 걱정마라 괜찮다 괜찮다...

오히려 더 밝고 즐겁게 지내셨던 울 아빠...

그 연세에 매주 축구도 하시고 자전거 라이딩에

여행에 악기도 배우시고..

정말 괜찮은 줄 알고 가끔 소홀했던 시간들도 있었기에 돌아보니 모든게 너무 죄송하기만 하네요.

중환자실에 계시던 어느 새벽, 오늘밤을 넘기기 힘들 것 같다며 병원에서 걸려온 전화에 온가족이 병원으로 달려가 1인 면회실로 옮겨진 아빠를 만났는데

너무 신기하게도 그날 하루 온종일 아빠가 너무 또렷하게 계시며, 멀리서 달려온 고모 삼촌들,

아빠 친구분들 등 모든 분들과 소통도 하시고

엄마와 저희 남매에게 몇가지 당부도 하시고...

저는 이 날, 아빠가 다시 좋아지시는 줄 알았어요.

그렇게 모두에게 소중한 하루가 지나가고

그 뒷날 낮부터 의식이 흐려지시더군요..

그동안 이곳 동행에서 봤었던 임종 증상들이

거짓말처럼 나타나는 걸 보면서

작은 희망을 잡고있던 가족들 틈에서, 어쩌면

아빠의 마지막을 저는 직감했던 것 같아요.

귀에 대고 그간 감사했던 마음 계속 얘기해드리니

의식이 희미한 중에도 가끔 끄덕이기도 하시며..

마지막 임종때의 얼굴은 다행히도 편안해 보이셨음이 작게나마 위안이 된 것도 같네요.

너무나 갑작스런 이별이라

장례식을 어찌 치렀는지도 모르겠어요.

혼자 그 서늘한 중환자실에서 몸도 맘대로 안되고

말도 할수없고 물 한 모금도 허락되지 않고..

얼마나 두렵고 괴로우셨을까 생각하면...

지금은 아픔없는 곳에 편안히 계실거라고 애써 맘을 다독여보지만 문득 밀려오는 슬픔은 이루 말할 수가 없네요. 아빠가 이렇게 떠나시다니요..ㅜㅜ

그동안 글은 잘 못썼어도 틈틈이 머물면서

낯익은 닉네임들에 혼자 내적친밀감도 느껴가며..

'동행' 이라는 말이 얼마나 다정한 단어인지

새삼 느꼈던 것 같아요.

조금은 특별한 인연으로 마음들을 나누는,

저에게도 따뜻하고 고맙고 귀한 공간이었습니다.

아빠도 동행 카페를 아시는데..

선하고 인류애 충만하셨던 우리 아빠,

하늘에서 이곳을 따뜻하게 지켜주시길..

저희 아버지는 늘 긍정의 힘을 믿었던 분이셨어요.

아마 두 번의 암도 그 희망과 의지로

잘 이겨낼 수 있으셨던 게 아닌가 싶을만큼요.

너무나 갑작스럽고 안타깝게 떠나셨지만

언젠가 다시 만날 소망을 기도하며

아름다운 동행, 끝이라 생각지 않고

늘 아빠와 동행하고 있다는 마음으로 지내려구요.

이곳의 모든분들께도 긍정의 힘으로

기적같은 시간들이 찾아오길, 꼭 건승하시길

진심으로 정말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마음으로 늘 함께 응원할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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