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말 오랜만에 글을 써요.
저희 어머니는 2014년 1월에 갑작스런 옆구리 통증으로 병원에 갔다가 담낭암과 복막전이가 확인되어 담낭암 4기 진단을 받았어요.
절망에 빠진 어머니 손을 잡고
지금 당장은 담낭암에 잘 듣는 항암제가 많이 없지만, 요즘은 의학발전이 빠르니
우리가 잘 버티기만 하면 좋은 약들이 많이 개발 될 것이라는 얘기를 했었는데..
그게 어느덧 12년 전이네요.
그때 당시에는 시스플라틴과 젬시타빈이 담낭암 1차 표준 항암제로 여겨졌었는데
요즘은 첫 항암부터 다양한 면역항암제들을 함께 사용하나보네요.
우리가 진단받은 14년도에는 아브락산이라는 약물은 옵션에 없었는데, 이제는 표준치료로 함께한다니. 한 편으로는 부럽기도 하고.. 기분이 묘해요.
감사하게도 초기 몇 년은 시스플라틴과 젬시타빈으로 치료를 잘 이어오셨고
첫째주 투약, 둘째주 투약, 셋째주 휴약 이라는 각박한 사이클이 너무 힘들어 6개월 넘게 항암을 쉰 적도 있었어요.
그리고 최근 몇 년은 신장 손상에 대한 우려(시스플라틴 부작용)와 손발저림으로 젬시타빈으로만 2주 1회 간격으로 항암하며 잘 지내오셨어요.
12년 이라는 긴 시간동안 2회 가량의 (자발적) 휴약기를 빼놓고는 대부분의 시간을 항암을 하며 지냈고
어쩔수 없는 이유로 항암이 미뤄지면 같이 손 맞잡고 기뻐하기도 하고.. 또 CT에서 없던 병변들이 생기면 마음졸이며 불안해하기도 하며..
우여곡절 끝에 잘 투병을 해 왔네요.
어느 순간부터 CT 결과지에
'담낭이 아예 확인되지 않는다, 타 병원에서 담낭절제술을 하고 온 것으로 추정된다.' 라는 소견도 받아 볼 정도로
담낭 자체는 아예 없어진 상태인데
복막에 전이 된 병변들은 좀처럼 잘 없어지지를 않고.
올해 1월부터는 복막의 병변들이 조금씩 선명해지는 것 같다는 소견이 언급되고 있어
2주에 한 번 하던 투약을 다시 1주씩 2회로 늘이고 부랴부랴 초심으로 돌아가는 맘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그렇게 불안하고 초조한 2025년을 지나다보니 어느덧 100번째 항암을 훌쩍 지나
이제 내일, 102번째 항암을 앞두고 있네요.
매번 힘들다 못하겠다 푸념하면서도 씩씩하게 잘 버텨주신 어머니께 무척이나 감사한 마음이 가장 크고..
초기 힘든 시간을 잘 지나올 수 있게 다양한 경험담과 지혜를 나누어준 동행 카페와 식구들에 고맙기도 하고..
여러저러 이유로 글을 꼭 한 번 남기고 싶었는데
일상이 바빠 차일피일 미루다보니 102번째 항암을 앞두고서야 글을 씁니다.
다행히 이번까지는 젬시타빈만 유지하며 지켜보고 있는데.. 다음번 CT 에서도 줄어드는 소견이 뚜렷하지 않다면 약을 바꾸자고 하시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처럼 이렇게, 오래오래 한 가지 약물로 잘 버티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고
다음번 글에도 기적처럼.. 복막의 병변들이 줄어들어
여전히, 젬시타빈으로 잘 치료하고 있다고
여전히, 우리 잘 하고 있다는 얘기를 나누고 싶어요.
이 글 읽으신 분들 모두 덜 힘들고 덜 아픈 하루 보내시구. 지금 하고 있는 치료에서 좋은 결과 있으시기를 바랍니다.
다음번에 또 소식 전할게요.
-
제안받은 2차 치료 옵션은
1. 옵디보
2. 시스플라틴+젤로다
둘 중 하나인데
교수님은 어느 선택을 하든 보호자가 선택하라고만 하셔서 아직 어떤 선택을 해야하나 마음의 확신이 안 섭니다..
혹시 약물변경과 관련하여 도움이 될 만한 경험이 있다면 댓글에 나누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