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긴글주의] 이제는 어머니를 보내드려야하나 봐요...

극뽀l경보
2025.09.14 02:04 | 조회 2k

안녕하세요. 매번 카페에서 정보들만 공유받으면서 도움을 얻고자 활동하던 카페에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동생과 이모님, 그리고 아내를 제외한 나머지에겐 아직 소식을 아직 전하지 않고 있다 보니 마음만 계속 무겁고 힘들다 보니 넋두리라도 하고 싶어 글을 남기는 것 같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24년에 몇개월동안 소화가 안된다고 하시고, 저는 제 가정을 챙기다 보니 인근 병원이나 혹시 모르니 큰 병원이라도 가보라고 말로만 하다가 배가 너무 부풀고 아프다는 말에 서울대학교 부속 보라매병원을 가게 되어

작년 5월에 경부암 4C로 확정을 받게 되었습니다.

당시 전공의 파업 등 의료계에 이슈가 있다보니 보라매병원에서 치료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교수님 의견에 따라 인천에 가천대 길병원으로 옮겨 항암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첫 항암 전 복수가 너무 많이 차서 (약 6리터 가량) 빼내고 난 뒤 길병원에서 진료를 진행하였고

처음에 기본 항암 6회차를 진행하는 동안 복수도 마르고 식사도 거르지 않고 잘 하시고 평소 무릎이 아프심에도 조금이라도 회복하고자 동네 산책 등으로 재활을 하면서 이겨내시고자 하였습니다.

1차 항암으로 아바스틴을 사용(약 10회)하시면서도 많이 회복되셔 보이고, 다 빠졌던 머리도 조금씩 자라시면서 몸이 많이 좋아지고 있다고 이야기 하시면서 얼굴을 조금 힘들어도 긍정적으로 이겨내시면서 회복하고 있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6월에 갑작스레 복수가 계속 차기 시작하였고, 처음 발병 했을 때처럼 너무 힘들어 하신다는 연락을 받고 응급실로 모셨습니다. 복수가 차다보니 신장수치가 너무 좋지 않았고... 약 한 달간 입원하시면서 신장수치가 회복되시면서 1차 항암에 실패 후 포토테칸으로 전환할 수 있었습니다.

토포테칸+시스플라틴 3회차 진행 후 또다시 복수가 차고 식사를 제대로 하시지 못하여 이전보다 조금 빠르게 응급실로 모시고 입원을 하였습니다. 복수가 일전보다 많이 차지 않았고 저는 당연히 이전보다 빠르게 회복하여 더 좋아질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정말 큰 제 착각이였죠....

식사를 못하는 상황은 지속되었고... 진통제로 버티며 하루하루 버티시는 시간들이 길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일전의 입원과 달리 통화도 어려워지고... 조금이라도 신장수치가 좋아짐에 따라 3차 항암으로 나벨빈을 교수님께서 진행해주셨습니다.

그럼에도 상태는 호전되지가 않다보니 저번주 토요일에 월요일 면담을 교수님이 요청하시더라구요. 저는 에이 설마.. 일단 다른 방법을 주시지 않을까??란 정말 어리석은 생각과... 혹시 정말로 안좋게만 이야기 하시면 어떡하지?? 생각을 했지만... 역시나.. 항암중단 권유와 남은 시간 2~3개월...호스피스 병동 권유를 받았습니다.

드라마에서나 보던 상황....

수요일에 손 벌벌 떨면서 호스피스 병동에 동의서 작성하고... 어머니는 교수님께 이야기를 들었음에도 한번 더 제가 앞으로의 이야기에 대해 말씀드리게 되었습니다.

어머니 나이는 57세... 제 나이 39세... 어릴 적 외할머니의 권유로 급박하게 결혼생활을 시작하시고... 제 나이 12살에 아버지와 사별하시면서 저희 삼형제를 키우시면서 한 평생 일만 하시다 사셨던 분입니다. 저는 저대로 결혼하고 제 가정을 키운다는 핑계로 어머니를 너무 챙기지 못한 마음의 죄책감이 가득한 한 주를 보냈던 거 같아요.

성인이 되고난 뒤 어머니께 최대한 피해가 없도록 지원했음에도 부족한 경제관념에 대해 화만 내고 지적만 하고 어머니에게 질책하는 제가 이제와서 너무 싫고... 다르게 했으면 어땠을까... 건강검진부터 제대로 받게끔 하면 어땠을까?...

어머니의 경부암 발견이 늦은 가장 큰 이유가 기초 건강검진을 안받으신 이유도 있었습니다. 먼저 아들된 입장에서 모시고라도 갈 걸... 왜 늦게 발견해서 이렇게 후회할까...

너무 참담하고 일주일 내내 쉽게 잠이 오지 않는 밤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 카페에 계신 모든 분들이 부모님을 걱정하고... 챙겨주시고 계신 모습 보시면서... 제가 너무 후회스럽습니다.

조금만 더 잘할 걸... 조금만 더 돌아서 봐드릴껄...

어머니가 60도 되지 않다 보니 젊어서 괜찮을 거 같다는 안일한 생각이 이렇게 후회를 만든 거 같습니다.

앞으로 3개월 가량 남았다는 어머니의 삶에 대해 최선을 다해보려고 합니다.

조금이라고 웃을 수 있게... 조금이라고 후회하지 않고 어머니도 많이 아프지 않게...

너무 사랑했지만... 매우 많이 부족한 아들이지만...

행복했다고... 웃으실 수 있게 더 노력해보려고 합니다.

여기 계신 모든분들도 그러시겠지만...

희망은 놓치지 마시고... 항상 응원합니다.

그리고 우리 어머니 조금이라도 웃을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 힘들어서 소주 한 잔 하면서 쓴 글 입니다. 혹 불편하시면 삭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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