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암이라 쓰고 앎이라 읽는다. - 부종

암은앎이다ㅣ직본
2025.08.14 09:10 | 조회 333

예전엔 밤늦게 라면 한 그릇 비우고 나면

다음 날 아침 얼굴이 퉁퉁 부어올랐다.

그래도 “아 맛있었잖아” 하며

거울 앞에서 피식 웃을 여유는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라면 한 젓가락 입에 대지 않았는데도

팔이 붓고 다리가 붓는다.

말없이 고장 난 면역체계가

몸의 구석구석에 조용한 반란을 일으킨다.

붕대는 감는 게 아니라

감싸는 거로 생각했는데

요즘은 진짜 감는다. 칭칭.

압박붕대의 힘을 빌려

부은 팔과 다리에 말한다.

“그만 좀 부어. 나 숨 막혀.”

부기를 빼겠다고 또 약을 먹는다.

한 알 두 알

물 한 컵에 희망 한 스푼을 타서

조심스럽게 삼킨다.

나아지겠지 낫겠지.

그런 마음으로 오늘도

조용히 몸을 다독인다.

붓는 건 몸만이 아니다.

마음도 생각도

때로는 조용히 부풀어 오른다.

그래서 오늘은

내 몸과 내 마음

둘 다 조심히 풀어 안아본다.

붓는 건 잘못이 아니니까.

그저 살아 있다는 또 하나의 신호일 뿐.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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