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더워서 바깥 출입도 힘들고 더구나
입맛이 없어서 먹는 것도 부실해서인지 유난히
힘드네요. 서울식물원도 실로 오랫만에 갔다가
빅토리아수련이 개화 준비를 하고 있어서 맘이 설레기 시작했어요.
7일 오전에 덥기 전에 간다고 오전 6시30분경에 출발해서 가다가 갑자기 다리에 힘이 빠지면서
그대로 앞으로 쭈욱 뻗으며 넘어졌어요.
마치 패대기쳐진 개구리처럼... 크록스를 신고 갔는데 신발이 무척 무겁게 느껴지더니 그대로 넘어진거죠. 손에 들었던 휴대폰도 날아가고
만세를 부르듯이 쭉 뻗어서 너무 아픈데 다행히
이른 시간이라 지나가는 사람은 별로 없었어요.
입이 너무 아파서 휴대폰으로 비춰보니 윗 입술
윗부분을 그대로 콘크리트에 갈았고 입안도 치아에 부딪혀 찢어졌더군요. 턱도 바닥에 닿은 부분이 쓸렸구요. 오른손 바닥은 손목 가까운 부분이 몇 군데 쭈욱 까졌고 왼쪽 무릎도 무척 아팠는데 다행히 바지가 뚫어지진 않았지만 무릎은 전부 까졌더군요. 가면서 휴지로 누르니 피가 스며나오기 시작했어요.
아, 이 정도면 바로 집으로 와야 되는건데...
미련하게도 휴지로 누르고 계속 식물원으로 갔어요
시간을 줄이려고 지하철 한 정거장을 타고 갔죠.
마곡나루 역에서 나가려다 보니 마침 GS25가
보여서 들어가서 밴드를 샀어요. 작은 밴드가 없어서 판매원에게 가위를 빌려서 양쪽을 잘라
길이를 줄여서 붙이니 좀 나아보였죠.
나이 지긋하신 판매원 아주머니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보시더군요.
밴드를 붙이고 그래도 씩씩하게 식물원으로 가서 빅토리아 수련을 만나고 왔어요.
집에 와서 넘어졌다고 하니 몰골을 본 남편이
깜짝 놀라며 병원에 가자구요. 넘어졌지만 어디 부러진것도 아닌데 병원을 가다니요.
시간이 지나니 슬라이딩 하면서 손으로 지탱을 해서인지 양쪽 손가락 마디 마디가 전부 아프기 시작했어요.
딸이 비상용으로 사준 마데카웨이 라는 키트에서 마데카솔을 꺼내 바르고 밴드로 붙였어요.
애들한테 말하면 잔소리 들을까봐 함구했죠.
예전에 다니던 단골 병원 원장님이 주의주셨던
생각이 났어요. 횡단보도 등에서 급히 건너려고
뛰지 말라구요. 넘어지면 허리 골다공증이 심해서
허리가 부러진다구요.
그래도 크게 다치지 않았으니 다행이지요.
몰골이 흉해서 사진은 못 올려요. 오늘이 나흘 째인데 다친 부분들이 딱지가 생기는 듯 한데
무릎과 턱은 멍이 퍼져서 보락색으로 변하네요.
근데 이게 딱지 떨어지고 흉이 생기지 않을까
은근히 걱정이에요
어제 아들 생일이라 외식하러 가서 결국 아들 내외한테 들켰어요. 잔 소리, 잔 소리...
(나도 안 하는 잔 소리를 지들이 나한테 하네요)
제가 걸음이 무척 빠른 편인데 이젠 나이 생각을
해야겠어요. 일단 다치고 나니 너무 괴롭네요.
제가 워낙 넘어지길 잘 해요.
몸을 던져서까지 보고 온 빅토리아수련이에요.
너무 예쁘지 않아요?
오늘 오후에 한번 더 가면
빅토리아수련 꽃의 변신을 마무리할 수 있을거 같아요.
저는 예쁜 꽃과 나무, 울창한 숲을 보면
마음에 위안이 되던데...
우리 동행 가족 분들도 잠시나마 위안이
되시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