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엄마의 마음이 궁금해요. 도와주세요. (긴글)

유영이ㅣ대보
2025.07.24 00:34 | 조회 2.7k

*댓글 달아주신 모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많은 위로 받았습니다.

제가 생을 다할 때까지 백번이고 천번이고 꺼내보며 살아갈게요.

안녕하세요. 71년생 대장암 말기 환자 엄마를 둔 20대 초반 딸입니다.

20년 1월, 대장암 말기를 판정받고 짧게는 3개월, 길게봐도 3년 못 넘긴다는 의사들의 말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살아있어요. 같이 미국여행도 길게 다녀올정도로 잘 지냈어요.

작년 12월 29일을 마지막으로 항암은 중단했어요.

웬만한 항암제는 다 내성이 생겼고, 한달에 500만원씩 6개월간 비급여로 항암을 했는데 효과도 미미하고 무엇보다 부작용이 너무 심했어요. 약을 삼키키만 해도 토가 하루종일 멈추지 않아서 약을 못 먹었어요. 실제로 8시간동안 토를 해서 응급실도 자주 갔구요. 결국 엄마 본인의 의지로 항암을 멈췄어요.

중단 초기에는 괜찮았어요. 그런데 이제 한계가 왔나봐요. 4월부터 오른쪽 몸이 잘 안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경련이 왔어요. 뇌전이가 됐대요. 그래서 방사선도 진행했어요. 5월엔 암이 커져서 요관을 막아서 pcn도 달았어요. 그래도 조금씩 걷고 잘 지내다가 6월부터 급격하게 안 좋아지더니 지금은 이별을 준비중이에요. 상태가 많이 안좋고, 타지에서 가족들이 계속 보러오고, 영정사진도 골라두고. 얼마 남지 않았다는게 직감적으로 느껴져요.

하필 이 때 제 회사 입사 시기가 겹쳤어요. 엄마는 무조건 회사 가야한다고, 너 잘 지내고 독립하는거 보는게 가장 힘이라고 하셨어요. 사실 저도 어렵게 한 대기업 취업이고, 놓기 힘든 기회는 맞아요. 다시 취준할 용기도 없고, 엄마 없이도 씩씩하게 살아가려면 바쁜 일상이 필수라고 생각했어요. 현재 엄마 옆엔 휴직한 언니가 있고, 저는 주말마다 시간내서 가고있어요. (집은 제주입니다.)

제가 주말마다 장난스레 "나 돌아가지 말고 엄마랑 있을까?"하면 인상쓰면서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말라고 싫어해요.

정말 부모의 마음은 이런건가요? 자녀가 좋은곳 취직해서 잘 살아가면 여한이 없나요? 엄마는 그렇다는데 저는 자꾸만 의심하게돼요. 그리고 이런 상황에 옆에 있어주지 못 하는게 너무 힘들어요.. 밖에선 아무렇지 않게 웃고 떠드는 것도 죄책감이 들어요.

마지막으로, 언니랑 저는 예전부터 생각을 해오던 순간이고 마음 정리도 많이 했어요. 과정은 너무 슬프고 힘들고 죽고싶겠지만, 모든게 끝나면 엄마 보란듯이 잘 살아가자고. 엄마가 준 세상이고 삶이니 엄마가 우리를 낳은 선택에 보답하자고. 씩씩하게 살아가자고.

혹시 이런 말도 엄마에겐 서운할까요? 엄마가 떠나고 난 뒤 일상으로 돌아와 웃고 떠들며 지내면 엄마가 속상해할까요..? 부모가 되어본 적이 없어서 부모의 마음을 모르겠어요.

보고싶을 때 볼 수 없고, 매일 하던 영상통화를 할 수도 없고, 끊이지 않던 카톡창엔 답조차 없는 상황을 상상할 수가 없어요... 많지 않은 나이에 어머니를 잃은 분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계신가요?

올해 1월, 세 모녀가 다녀온 일본 여행 사진이에요.

다시는 엄마랑 놀러다닐 수 없다는게 마음이 힘들고 아파요.. 답변 주시면 너무 감사하겠습니다.

Naver
목록으로

댓글

46
로그인 하고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