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TIJ] 홍해 앞에서...

야아츠lYaatsl위본
2025.07.14 11:03 | 조회 595

어느 날, 내 이름 앞에 '위암 환자'라는 낯선 말이 붙었다.

그날 이후, 삶은 매일 홍해 앞에 선 것 같다.

뒤에서는 두려움이 쫓아오고,

앞에는 바다... 깊고 차가운 바다.

걸음을 멈추면 잡힐 것 같고,

걷자니 빠질 것 같은 시간 속에

나는 조용히 무너지고 있었다.

“여호와께서 너희를 위하여 싸우시리니 너희는 가만히 있을지니라.” (출 14:14)

그 싸움은

내가 온몸으로 버텨야 하는 싸움인 줄 알았다.

수술대 위에서, 항암치료의 쓰디쓴 뒷맛을 견디는 내 안의 전쟁에서

내가 다 싸워야만 이기는 줄 알았다.

그런데 하나님은

“내가 싸운다”고 말씀하셨다.

너는 ‘가만히 있으라’고...

가만히 있으라는 말이

그토록 따뜻하게 들리긴 처음이었다.

“선포하라.”

결과가 없더라도,

길이 안 보여도,

먼저 말하라고 하셨다.

믿음은 선포하는 것이다.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신다”고 먼저 말하는 것이다.

마음이 흔들리는 날엔

입술이 먼저 믿음을 말해야 한다.

소리 내어 외치는 것이 아니라,

가만히 속으로 되뇌이는 고백이라도 좋다.

믿음은 걷는 것이다.

물이 갈라지기 전에,

먼저 발을 내딛는 일.

오늘 하루를 살아내는 일.

밥 한 숟갈을 넘기고,

잠시 햇볕 아래를 걷고,

다시 내 이름으로 기도하는 것.

이 모든 것이

내가 바다를 건너는 방식이 되었다.

주님,

오늘도 내 삶엔 홍해가 있습니다.

낯선 통증, 흔들리는 마음,

또다시 찾아온 불안의 그림자.

그러나, 우리는 압니다. 믿습니다.

내가 싸우지 않아도

당신이 싸우고 계시다는 걸.

내가 다 알지 못해도

당신이 길을 내신다는 걸.

그러니 오늘도

이 믿음의 고백을 안고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한 걸음 걸어 나가겠습니다.

당신을 신뢰하며

걸어가는 이 걸음이

내게는 가장 깊은 예배입니다.

아멘.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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