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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루를 달고 살아보면
인생의 중심이
놀랍게도 ‘화장실’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어디를 가든
가장 먼저 확인하는 건
입구도 아니고, 메뉴판도 아니고,
바로 화장실
‘그곳이 어디에 있는가?’가
오늘 하루의 평온을 결정짓는다
예전엔 그저
잠산 다녀오는 공간이었는데
이젠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의 장소’가 되었다.
화장실 문 앞에 서면
괜히 마음이 차분해지고
변기 앞에 앉으면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몸이 먼저 고개를 숙이고
마음이 따라 겸손해진다.
나를 살게 해주는 공간
비우는 곳이지만
그 비움 속에서
나는 다시 채워진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어디들 가든
화장실부터 찾는다.
화장실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살아가는 데 필요한 건
의외로 단순하다
가끔은, 화장실 하나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