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장루 그리고 화장실

암은앎이다ㅣ직본
2025.07.09 21:00 | 조회 613

장루를 달고 살아보면

인생의 중심이

놀랍게도 ‘화장실’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어디를 가든

가장 먼저 확인하는 건

입구도 아니고, 메뉴판도 아니고,

바로 화장실

‘그곳이 어디에 있는가?’가

오늘 하루의 평온을 결정짓는다

예전엔 그저

잠산 다녀오는 공간이었는데

이젠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의 장소’가 되었다.

화장실 문 앞에 서면

괜히 마음이 차분해지고

변기 앞에 앉으면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몸이 먼저 고개를 숙이고

마음이 따라 겸손해진다.

나를 살게 해주는 공간

비우는 곳이지만

그 비움 속에서

나는 다시 채워진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어디들 가든

화장실부터 찾는다.

화장실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살아가는 데 필요한 건

의외로 단순하다

가끔은, 화장실 하나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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