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나하나 꽃피어:계란으로 바위치기

녹차2l위본
2025.06.22 07:19 | 조회 373

나하나 꽃피어 세상을 꽃밭으로 만들 수 있다고 믿은 적이 있습니다. 결론은 세찬 비바람에 잎도 다 뜯기고 '순진하기는 쯧쯧' 하는 비웃음만 듣고 어느 처마 한구석에서 울고 있습니다. 잎만 뜯긴 것이 아니라 속병도 들어 곪아가고 있습니다. 다시는 저 험한 세상에 맞서지 않으리 조용히 없는듯이 살아가야지 하는데 또 자꾸 예전 버릇이 나옵니다.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되는데 꼭 일을 만듭니다.

저는 0병원 임상 환자라 연구채혈과 일반채혈을 번갈아 합니다. 일반채혈은 아침 6시 반에 와도 바로 할 수 있는데 연구채혈은 8신 반에 문 열고 번호표도 십분 전 쯤 뽑을 수 있습니다.

혈액 검사 결과가 나와야 진료를 볼 수 있으니 앞 번호표를 뽑기 위하여 한시간 전부터 번호표 주위에 앉아있습니다. 제 주변에는 그런 분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모두들 번호표만 빨리 뽑을 수 있다면 번호 뽑고 주변에서 차도 마시며 편하게 쉴 수 있겠다 하셔서 그 중 가장 젊어보이는(?) 제가 총대를 맸습니다.

고객의 소리에 그 내용을 올리니 한참 뒤에 답이 왔습니다. 결론은 연구채혈 간호사는 8 시반 업무 시작이고, 일반채혈 간호사가 번호표 기계를 미리 작동해 두면 일반채혈 환자가 거기 번호표를 뽑거나 연구채혈 환자들이 일반채혈 간호사에게 자꾸 문의를 해서 업무에 어려움이 있다고 합니다.

잘 납득은 안 되지만 병원에서 그렇다고 하면 그런 거지요.

계란으로 바위를 쳤으니 바위는 꿈쩍도 안 하지만 계란물은 묻혔네요. 언젠가 도끼를 든 누군가 깨주지 않을까요?

저는 힘이 없어요. 그래서 힘 있는 분 뒤에 숨으려 합니다.

오늘 냉담자인 남편과 성당에 가기로 했습니다. 절밖에 안 다녀봐서 성당은 많이 낯섭니다. 일요일이라 바쁘실텐데 가서 상담해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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