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지원으로 다녀온 출장이기 때문에, 제 마음대로 돌아다니지는 못했습니다만, 그래도 자유 시간 및 마지막 날은 비행기 시간을 좀 넉넉히 잡아서(전날 비와 강풍으로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했고요), 친구들을 보고 올 수 있었습니다. 직장암 진단 후로는 처음, 그렇게 오랜만에 다녀온 제주도 사진들 올려봅니다.
보통 5월이면 제주도는 이미 초여름 날씨거든요. 햇볕이 내리쬐는 데를 가면 이건 정말 한여름이 아닐까 싶은 무더위가 이어지지요. 여름에 특히 취약한 저는 여지까지 7~8월에는 제주도나 일본에 가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왠지 좀 날씨가 오락가락 하여 제주도도 아직 봄날씨이더군요, 수~토 까지 있다 왔는데 금요일은 특히 비가 와서 흐리고 바람이 불며 날씨도 쌀쌀했어요. 그 여파로 토요일까지 비는 안 오지만 쌀쌀한 날씨와 바람이 이어지더라고요.
#동네
제가 머물렀던 곳은 예례포구 쪽인데, 산방산과 중문단지 사이에 있는 조그마한 포구마을이에요.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런지 굉장히 고즈넉하고요, 하지만 또 그런 것 치고는 펜션과 호텔이 많이 있는 곳이였습니다. 깨끗하고 차도 많이 다니지 않아서 산책하기에도 좋아 만족했습니다.
#숙소
숙소는 그야말로 별 탐색 없이 그냥 찾았던 것인데요. 국내 출장은 지원비가 얼마 되지 않아서, 1인 1박에 10만원 언더에서 정해야 했습니다. 딱 10만원 짜리를 찾아보았죠. 교육이 진행되는 중문단지에서 가까운 곳으로요.
몇 년 전부터 한창 숙소에 부티크 붐이 불던 때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곳 중에 하나였었는데요. 은퇴하신 노부부가 운영하시는 곳이었어요. 두 분 모두 친절하시고, 제가 추천해서 저희 팀에 몇 분도 같이 왔다 하니 저에게 웰컴 드링크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시기도 했습니다. 떠나오는 날에 잔기침을 계속하고 있던 저에게 따뜻한 두유 한 잔 주시기도 했고요. 비가 오는 날에는 손님들이 놓고 간 우산을 마음껏 쓰라며 꽂아놓은 우산통에서 유용하게 하나 뽑아쓰고 돌려드렸습니다.
이 숙소의 가장 큰 장점은 바다가 보이는 것이에요. 특히 아무것도 없이 풀만 무성한 들에 무심하게 놓여진 작은 배 한 척이 마치 오브제 같았어요. 창가에는 욕조가 있기 때문에 이런 풍경을 바라보며 반신욕을 즐길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100% 다 만족했던 것은 아닌데요, 뭔가 2 프로 부족한 그런 느낌 있죠. 요즘 숙소에 자연 환경을 생각해서 어메니티가 없다고는 하지만, 너무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고요. 바닷가 바로 옆에 반신욕 욕조와 침실이 이어져 있다보니 좀 쌀쌀하더라고요. 다행히 저는 추위를 많이 타진 않는데, 같이 간 분들은 추웠다며 난방을 한껏 올려놓고 잤다 하십니다. 노출 콘크리트와 거친 질감 무늬의 타일을 써서 침실과 화장실이 있었는데 너무 어둡다고 할까요ㅎㅎㅎ. 물론 제가 숙소 주인이라면 이런 어두운 컬러를 써야 청소나 청결도가 엄청 꼼꼼하지 않아도 잘 눈에 띄지 않을 테니 선호할 것 같긴 합니다. ^^; 제가 숙소에 그렇게 민감하진 않으니 그냥 감안해서 보셔요.
다음 편에는 친구들 만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특히 한 친구와 같이 고사리를 캐러 갔는데 정말 즐거웠어요. 찔끔찔끔 올려서 죄송합니다. ㅎㅎㅎ 곧 또 바쁘게 당근 물품 하나 픽업하러 나가야 되네요. 마음 같아서는 그냥 제 다리를 따뜻하게 뎁히고 있는 고양이와 언제까지고 널브러져 있고 싶긴 하지만요. 즐거운 일요일 오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