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골골거리며 부암동 산책

완생 l 직본직보
2025.04.26 16:24 | 조회 540

예전부터 약속해왔던 대학 친구들과의 만남이 어제였습니다. 감기로 컨디션이 썩 좋지는 못했지만, 1년에 많아야 한두 번 보는 좋은 친구들 꼭 보고 싶었습니다. 하루 휴가 내려고 했는데, 아침에 살짝 사무실에서 들러 급한 일 처리만 해놓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병원에 들려서 엑스레이를 찍어 보았죠. 코하고 폐를 찍었는데 다행히 부비동염도 아니고 폐렴도 아니라고 하네요. 약을 가득 한 보따리 처방받아서 나왔습니다. 다행이 낮 컨디션은 그럭저럭 올라오기도 했고요. 기침이 너무 심했는데 어제부터는 약을 먹으면서 좀 잡히고 있습니다.

만나기로 한 친구 중 한명이 부암동에서 오래 살고 있어요. 부암동 특유의 그 분위기에 반해서 대학 때부터 그쪽에 살더니 아예 터를 잡았죠. 나중에는 부모님과 언니네도 모두들 이쪽으로 이사를 오고요. 지금 제 친구는 자기 집을 단기 임대 주고, 본인은 항상 꿈꿔왔던 뷰가 보이는 옥탑방 한 칸을 얻어서 자유롭게 살고 있어요. 어제는 그 집을 다녀왔습니다.

바람은 엄청나게 불었지만 금같은 계절에 날씨와 풍경이 너무 기가 막혀서 사진 올려봅니다. 동행분들도 이 계절을 꼭 즐기실 수 있는 컨디션과 건강이 허락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제가 이 친구들을 알게 됐던 시절에 젊은 모습이 그리워서 마지막에 살포시 한번 올려봅니다. 누가 알아볼까 싶어 따뜻한 동행 사랑방에 올리는데 나중에 펑하고 일반 도란도란 방으로 옮길게요.

집 뒤쪽으로 돌아갔는데 마치 센과 치히로에 나오는 마을에 들어서는 듯한 묘한 마법의 풍경입니다.

어떻게 이런 곳에 집을 지었을까 싶게 부암동은 산자락에 많은 집들이 있어요.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본 고급 빌라들 모습이죠.

1층 잘 가꾸어 놓은 아담하고 예쁜 정원.

햇볕 잘 드는 널찍한 공간에서 파티를 즐길 수 있는 옥탑방 1.

옥탑방 베란다에서 바라본 인왕산과 북한산 풍경이 기가 막혀요.

아래를 내려다 보면 아랫집 아기자기한 정원까지 보이고요

야생에서 꺾어온 조팝나무와 이름 모를 노란꽃으로 꽃병을 채웁니다.

친구가 내려주는 맑은 차.

동사서독이 생각나는 찻잔에 차를 따랐습니다. 영화 속에서는 술이었죠. 취생몽사.

샐러드에 소스를 얹고 있는 또 다른 맑은 내 친구의 손.

제가 가져간 주먹밥을 조그맣게 뭉쳐서 위에 살살 토핑을 뿌려요.

짜잔하고 완성된 우리의 멋진 점심.

친구가 사 온 아기자기 앙증맞은 디저트를 먹고요.

다시 집 뒤쪽으로 나가서 동네 한 바퀴 산책을 시도해봅니다

창 밖으로 보이던 그림 같은 지브리 집 쪽에 가보기로 하는데, 가까이 가봤더니 공사를 하려는 듯 여기저기 판자를 쳐놨네요.

얼기설기 기운 지붕이 정말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나오는 집 같아요. 정말 신기하죠? 오래된 집이지만 이런 곳이 아직 서울에 있다니요.

보기만 해도 헉 소리가 나오는 계단인데 그래도 무난하게 오를 수 있긴 하답니다.

계단을 오르면서 올려다본 집에 울타리가 예뻐서 찍어보았어요.

아, 참. 자원봉사자분들이 소화전을 파란색으로 자꾸 칠하고 계시길래. 뭔가 했더니 새로운 이런 디자인으로 바꾸고 있는 거래요.

마지막으로 친구네 집에 와서 밥 얻어먹고 있는 도도한 자태의 고양이, 라떼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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