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아버지께서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하셨습니다.

육과명희아들l위폐보
2025.04.19 15:07 | 조회 1.7만

안녕하세요,

부모님 두분을 케어 중인 아들 입니다.

결국은 이별의 시간이 온 것 같내요..

사실 지난번에 1차 호스피스 순서가 왔는데, 환자이신 아버지 본인과 가족들은 아직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이 되었어요.

의식이 명료하시고, 줄긴햇지만 식사량도 양호하고, 산책도 하시고, 집안일도 이것저것 잘 하고 계셨던 지라

그런데 1차 순서를 패스하고 1~2주 사이에 급격히 좋지 않아졌습니다.

일단 통증이 심해지셨고

복부가 장기경화 및 암덩이가 커졌는지 이쪽저쪽 불뚝 튀어나와있고, 배가 딱딱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식사량도 급격히 줄어, 스프/죽, 음료외에는 전혀 드시지를 못하셨고,

운동량의 급격한 저하, 활동반경이 매우 줄었습니다.

고통스러워하는 아버지를 보며 1차 호스피스를 패스한 저를 원망하였습니다.

어떻게든 아버지를 설득해서 병원에 입원시켜드렸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급히 요양원 이나 요양병원이라도 알아보기 시작했고, 실제로 입원을 위한 상담을 다 맞친 즈음

1달 이상의 대기를 예상했던 병원에서 3일만에 연락이 오게 되었고,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가족들과 상의하고, 아버지와도 얘기한 끝에 어제 입원을 마쳤습니다.

'컨디션 회복하고 집으로 모시겠다' 라며 아버지를 병원으로 모셨습니다.

실제로 저의 생각은 그러했고, 아버지 또한 병원에서 케어 잘 받고 컨디션 회복해서 퇴원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이셨습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을 것 같내요....

호스피스 병원에서 나가는 경우는 단 2가지 경우만이 존재한다고 하내요.

1. 42일의 입원일수를 채우고 다른기관으로 전원

2. 사망

집으로 퇴원하는 경우는 임종을 집에서 하고 싶다, 집에 가보고 싶다 라는 분들에 대해서만 가능한부분이지

병원에서 케어받던 부분을 포기하며 집에서 관리하며 지낸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우니

희망 갖지 마시고, 좋은 이별을 위해 많이 보고 많이 얘기하고 그렇게 지내라고 하시더군요..

의사선생님과의 면담에서 솔직히 얼마나 남았냐 누나들이 해외에 있어서,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라는 말을 하니..

빠르면 4월 늦어도 5월중순정도 까지 생존하실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도 알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 아빠의 모래시계 모래가 거의다 떨어졌다는 것을....

마지막 남은 모래는 더욱 빨리 쏟아지고 있다는 것을....

마침 병원 임종실에 한 가족이 계셨는데, 울음 소리가 문밖을 세차게 넘나들때

저 또한 조만간 겪을 그 모습에 한없이 공감되어

구석에서 몰래 눈물을 훔쳤내요..

사랑하는 아버지

2년여 시간동안 힘든 치료를 버텨내 줘서 너무 감사합니다.

친아들이 아닌 저를 38년간 사랑해 주시고, 사랑받고 자라게 해주어 너무 감사합니다.

나랑 약속했잖아요.

엄마 먼저 보내고 가신다고..... 아버지 먼저 가셔도 어머니는 제가 잘 챙길테니 이제 당신 본인만 신경쓰셔요..

최대한 아프지 않고.. 고통스럽지 않게.. 그렇게 먼저 가셔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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