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감기몸살 + (줄스)

완생 l 직본직보
2025.04.07 02:23 | 조회 406

지난주부터 감기 기운이 좀 있었는데, 요며칠은 으슬으슬 하더라고요. 그러다 오늘은 정말 된통 아팠어요. 아침에 잠깐 나갔다온 후로 부들부들 떨리게 춥고, 온몸 근육통에 앓는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핫팩 끌어안고 끙끙거리며 누워있는데 너무 아프고 서러워서 잠시 엉엉 울었네요. 직장암 수술 마치고 나와서 며칠 동안 온몸을 두들겨 맞은 것 같은 그 느낌.

타이레놀과 감기약 먹고 끙끙거리며 누워있다가, 잠깐 물 마시러 혹은 화장실이라도 갈라치면, 관절 하나하나 펴가며 몸을 정말 천천히 움직였어요. 이럴 때면 가끔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소피가 생각나요. 갑자기 나이 들어 할머니가 되어버린 소피가 관절을 삐그덕거리며 느릿느릿 움직이면서 '나이 드는건 쉽지 않구나'라고 말하는 장면이요.

정말 온종일 혼미한 정신으로 누워 있었는데, 저녁 나절 조금 정신이 들어서 Netflix에서 줄스를 보았습니다. 70대 노인 3명과 외계인과의 만남인데요. 엄청나게 큰 반전이라던가 사건 사고가 있는 것은 아니고, 예상 가능한 수준으로 잔잔하게 이야기가 흘러가요. 물론 외계인이 나타났다는 것만으로 큰 사건이긴 하지만요.

내가 무언가를 해줄 수 있는 대상, 내가 평소에 하지 않는 마음속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대상,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지만 눈빛과 행동으로 나를 생각해주는 대상, 그런 외계인 줄스가 외로운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전해준다는 그런 이야기예요.

저도 참 그런 대상이 절실히 필요한 하루였네요.

오늘은 아무래도 휴가를 내야겠죠? 근처 병원에 가서 링겔이라도 맞아 볼까 싶네요.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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