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3월 11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수술 후 3주가 넘어가네요..

안산올란l직본
2025.04.03 22:45 | 조회 2.3k

안녕하세요! 처음 글을 올립니다. 저는 작년 9월 말에 미얀마에서 직장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증상은 4월부터 혈변이 있었지만 두려운 마음과 별거 아닐거야 하며 9월 말까지 버텼습니다. 결과는 직장암!

한국으로 혼자 넘어와 검사한 서울삼성병원에서도 직장암 3기였습니다. 저는 아직도 3기가 뭔지 치료약이 뭔지....여기서 올라오는 여러 약제품의 이름과 치료법, 신체 부위에 대한 내용을 보면 아직도 모르는 것들이 많습니다. 병원에서 하자는데로 따라갔습니다. 치료도 수술도 의사가 하는 것이지.. 비전문가인 제가 아는 것도 없어서요...

저는 미얀마에서 선교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재정적 부담으로 혼자 한국에 와서 병원의 안내에 따라 임상항암치료를 하게 되었습니다. 5일 동안 몰아서 방사선을 받고 그리고 4사이클로 먹는 항암과 주사항암 그리고 한주간의 휴식기!

사람들은 방사선이 힘들다고들 하는데 저는 힘든 것을 몰랐습니다. 한번도 체력적으로 힘든 것을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항암을 할 때서야 손과 발가락에 그리고 얼굴에 차가운 것과 접촉하면 찌릿한 기분나쁜 느낌과 식욕부진..... 그리고 극박한 좌변감 정도.... 2차까지는 보통의 상태로 보내다 3차부터는 변도 혈변이 사라지고 염소똥이 아니라 이쁜 변이 나왔습니다.

의사선생님을 만날 때마다 좋은 결과 얘기를 들었습니다...

인간적으로 수술하지 않고 항암으로 끝나길 바랬습니다.

수술 전 마지막 검사에서 전이는 없고... 골반안에 전이로 보이던 림프들은 사라진 것 처럼 보인다... 장루는 수술 중 결정된다.... 등 좋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혼자 한국에서 항암과 진료를 받은 모든 것이 위로가 되었습니다... 스스로 별거 아니네.. 하면서....

수술 당일 준비를 하고 어플로 간병인을 만나고... 수술당일 오후 12시 50분에 시작..... 앞에 들어간 사람들의 휠체어 숫자와 많은 수술실을 보며 긴장!

로봇수술로 3시간 수술과 2시간의 회복 후 일반실 입성.... 기본적으로 진통제를 주기에 통증은 그리 아프지 않았습니다. 4시간 동안 자지 말라는 간호사 샘의 말이 참으로 괴로웠습니다. 정확히 9시에 꿈나라로...

다음날 일어나 걷기 시작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회복되어 미얀마에 있는 아내와 딸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6시에 병실 주변을 돌았습니다. 간호사님이 통증 없냐하시길래 참을만하다고 했습니다. 한바퀴 반을 돌고 다시 꿈나라로.. 통증때문에 스스로 진통제 버튼을 누른 적은 없었습니다.

간병인을 통해 의사 샘이 주먹만한 것을 제거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처음에 그 말이 무얼 뜻하는지 몰랐습니다... 직장을 1mm간격으로 현미경으로 관찰하며 잘라냈다는 것을... 그리고 충격적인 것은 저의 직장이 2cm밖에 없다는 것을.....

그래도 입원하는 동안 괜찮았습니다. 거의 일주일 동안 지내면서 모든게 순조로웠습니다. 가스가 늦게 나와 약간의 조바심외에는.... 대변을 보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묽은 변이 나왔고...환자복을 몇번이나 갈아입어야했습니다..

퇴원 후 아내의 조언대로 부천의 암요양병웜에서 지내면서...

인생의 바닥을 쳤습니다... 삼성에서 먹은 것들이 대변으로 나오기 시작하는데... 화장실을 가게되는데... 요양병원 입원 3일차 화장실을 30번 이상 다녀왔습니다. 입원실 바닥은 대변으로.... 환자복도 빨고... 나중엔 간호님들에게 부탁해 기저귀를 얻어 입었습니다.

저녁에 올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인생에 감사가 사라지고 앞으로 살아갈 길이.... 막막했습니다... 삶의 질이 떨어질거란 의사의 말이 떠올랐고... 그제서야 유투브에서 직장암이 무엇인지 찾아봤습니다....

진짜 그날 밤은 잊고 싶은 밤입니다....

수술 후 첫외래때 의사샘에게 왜 이런 삶이 될지 안알려줬냐고 질문하니... 당황해하시더라구요... 인생 밑바닥을 경험했습니다.... 하니 샘이 그래도 선생님은 몸에 전이가 없는 항암과 수술 전 후로 아주 드문 케이스에요. 더 심한 분들도 많아요... 그말에 고개를 숙이고... 다시 감사로...

요양병원 퇴원 후 삼성병원에서 준 소화제와 마약성 진통제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다. 지금껏 항믄통으로 아파도 안먹었는디 이제는 정말 아플 때 한알 씩 먹습니다.... 좌욕도 하구요... 좌욕을 하면 천국을 경험합니다^^

요즘도 저는 기저귀를 차고 다닙니다.. 언제 어디서 대변이ㅜ나올 지 몰라서요^^ 느낌이 와서 뛰어가면 콩만한 것들이 나와서.... 화가 나기도 하지만요...

성인 기저귀는 제가 코르나19기간 파킨슨을 당하신 장인어른을 집에서 모셔보았기에 낯설지가 않아 편하게 착용하고 있습니다... 집에서 2년 동안 기관절개에 썩숀까지했고 나중에는 용인샘물호스피스에서 소천하셨거든요...

확실히 삶의 질은 떨어집니다...운전할 때 특히나....그제는 운전하면서 대변을 보는 실례를 했죠^^;;;; 분명 식당화장실을 다녀왔는데도 불구하구요. 오늘도 미얀마 지진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한 구호 의약품을 받기 위해 운전하는데.. 항문통과 함께 올라오는 잔변감.... 정말 혼났습니다... 집에 돌아오니 입고있던 남방과 잠바가 땀으로 젖어 있었습니다...

바로 꿈나라로... 아직 수술 후 회복기이기에 체력 회복이 안된 상태로 움직인 것도 있지만....정서적으로 육체족으로 분명 삶의 질이 떨어집니다.... 그렇다고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요..

저는 이 카페를 통해 저보다 힘든 싸움을 하고 계신 분들의 글을 보면서 내가 참 못난 인생이구나 하는 생각과 선교사인데 먹고 자고 싸고 입고 하는 사소한 일상에 감사를 모르고 살았구나....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저마다 고통이 다르고 이해할 수도 없지만 나보다 힘든 과정에 계신 분들이 있음을 기억하며 살았으면 합니다...

저는 이제 4월에 두차례 외래를 마치고 사랑하는 아내와 딸이 있는 미얀마로 29일에 돌아갑니다. 작년에 헤어진지 7개월만에 얼굴을 보게됩니다... 아직 회복된 체력은 아니지만 가족과 함께 배변재활도 하고 지금 고통속에 있는 미얀마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출국합니다. 앞으로 3개월마다 추적진료로 한국에 오게될 것이지만... 이곳에서 힘써 싸우시는 환우분들과 가족들을 기억하면서 기도로 동역하겠습니다.

글을 쓰는 지금도 항문통으로 잠 못이루네요..화장실도 두번이나 다녀오고ㅜㅜ

너무 긴글이라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아.. 마약성 진통제는 뉴신타를 먹고 있습니다. 효과가 있다 없다 그런것 같아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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