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옮긴 부서에서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어찌나 좋은지요. :)
선입견 없이 사람을 대한다는 게 얼마나 가볍고 깔끔하고 선선한 기분인지, 오랜만에, 아니 20년 넘는 회사 생활에서 거의 처음 느끼는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니 새 회사나 새 부서에서 다시 출발을 한게 여러 번이었는데 신입 때는 물론이고, 경력이 쌓였어도 얕보이지 않으려 항상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었어요.) 옮긴 부서 분위기가 좋은 것도 물론 있지만, 제 마음이 많이 정리가 되어서 그런 듯합니다.
이 마음이 한순간에 만들어진 것은 아니지만, 같은 부서에 머물렀다면 결코 또 발현되지 못할 그런 마음인 것 같습니다. 힘들고 인정받기 어려운 일을 암환자에게 몇 년 간 떠밀어넣고서 모른척, 자신들이 조금이라도 엮일까 봐 방어적, 가식적이었던 그들이 있는 그곳에서는요.
저는 앞으로 사람이나 일을 선입견으로 대하고 싶지 않아요. 이렇게 말하면 마치 타인이나 세상을 바라보는 주체인 내 시선에 전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결코 그렇지만은 않지요. 좋은 환경에도 있어야 하고(즉, 나쁜 환경을 피해야 하고), 일이나 관계 있어서는 적절한 거리를 두고 내가 선을 넘지도 타인이 선을 넘지도 않게 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일이나 관계에 진심을 다 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지요. 명상이나 종교 관련된 영상에서 자주 이야기 되던 주제였는데, 무엇이든 금세 힘이 들어가고 심각해지고 깊은 감정에 빠지는 저로서는 이런 간단한 이치를 깨닫는 게 참 오래 걸렸네요.
앞으로 또 상황이 안 좋아지면, 제 자신이 흐려져 있으면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지만, 항상 이러한 마음을 유지했으면 합니다. 물론 문득 갑자기 울컥하고 솟구치는 서러움이 아직도 있지만, 그 또한 지나가도록 가만히 있어봅니다.
이런 글을 쓰다 보니 작년에 작고하신 타이앤님이 생각나네요. 자신의 삶과 타인에 대해 훌륭하셨던 마음가짐과 태도를 항상 본받고 싶었답니다. 컨디션이 좋으셨을 때 한번이라도 만나 뵙자고 청할 것을요.
지난 주에 여행을 다니며 가장 많이 본 것이, 평범한 우리나라 농촌의 산과 들과 하늘, 바다였습니다. 그리고 가장 많은 위안이 되어 주었고요. 그 모든 곳에 타이앤님이, 또 제가 뵙고 싶어 했던 모든 분들이 깃들어 계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들 평온한 주말이 되시길, 육신의 통증이나 마음의 불안, 절망이 없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