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오래된 첫사랑을 보낸것같습니다

판돌123 l 난본대보
2025.03.19 11:30 | 조회 1k

저번글에 많은분들이 축하해주셔서 딸 결혼식 잘 마쳤어요

답글드려야하는데 정신이없기도했고 사실 댓글들 읽으면서 왜 그렇게 자꾸 눈물이 나는지 ㅠㅠ

이곳에 따뜻한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 다들 아프지않아서 그냥 일상얘기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생각도 들었어요

신혼여행가기로한곳이 지진이나서 일정이 꼬였지만 잘 다녀왔고 입주가 늦어 한동안 저희집에서 지내다가 저번주 금요일에 드디어~~갔어요

사위를 처음만나 데려간곳은 유기견보호소입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작은 사설보호소에 정기후원과 물품지원 청소봉사을 다녔는데 딸이 대학생이되고 나선 쭉 같이 다녔어요

어느날 보호소에 간다는말을 듣고 본인도 가고싶다고 같이 가면 안되냐고 하길래 안된다고 거절했어요

"그곳은 애견카페가 아니다 귀엽고 말 잘듣는 순종들이 아니라 크고 아프고 버려진 믹스견들인데 처음엔 힘들거다"라구요

실제로 제 지인들도 호기심으로 따라왔다가 한명은 아예 문앞에서 얼어서 들어오지도 못했고 한명은 반갑다고 손잡던 소장님손을 뿌리친적도있었거든요

나중에 갑자기 손잡아서 놀라서 그랬다고는했어요

본인은 절대 그렇지않는다고 하도 졸라서 그럼 작업복을 따로 가져오라고하고 진짜 영하 20도 가까이 되는날 보호소청소를 간것이 첫 만남이였어요

작업복으로 군복을 가져왔길래 "웬 군복?" 했더니 처음 입대할때의 마음으로 일하겠다고 챙겨왔대요

너무 추워서 내실도 얼음이 얼지경있는데 걱정과는 다르게 일도 열심히 해주고 달려드는 아이들도 다 받아주고 정말 잘해줬어요

저 치료받는동안은 딸과함께 그 먼곳에서 기차타고와 같이 다니며 도와줬고 늘 남자봉사자가 부족한 그곳에서 지금은 소장님이 저보다 사위를 더 좋아하세요

" 며칠날 청소가요" 하면 "삼촌도 꼭 데려와" 하실정도예요

딸과 지낼때는 참 많이 싸우기도하고 그러면서도 가장 친한 친구였는데 막상 완전히 내보내고나니 몸의 일부 한쪽이 떨어져나간것같이 허전하고 아픕니다

이젠 늦도록 불이 켜지지않을 방을 몇번씩 열어보고 아직 정리가 되지않아 너저분한방 빈침대에 우두커니 앉아있다 나오기도해요

아주 오래 만나던 첫사랑을 떠나보낸 마음입니다

이것도 서서히 적응이 되겠죠

사실 결혼을 한 이유중에 하나는 제 엄마예요

딸이 엄마께는 유일한 손녀고 첫손녀라 많이 이뻐하시는데 엄마가 아프고나선 많이 무기력해지셨거든요

6년전 아빠 암판정받고 3개월만에 돌아가시고 2년후 엄마 뇌동맥 그리고 저 난소암 1년후 엄마 대장암..

마음도 몸도 견디기 힘드셨나봐요

딸한테 "네가 결혼해서 애기낳는것도 보고하면 할머니삶이 달라질것같아" 라고 하셨대요

평소에 그런얘기 잘 안하는분인데..

엄마도 어떤 변화가 필요하셨나봐요

엄만 저저번주에 내시경에서 또 종양이나와 지금 조직검사중입니다

이것도 그냥 지나가길...정말 그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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