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막항암 +329) 다른 사람들은 몰라

피식l난본
2025.03.12 10:46 | 조회 438

취미라고 말하기엔 거창하고 제가 시간을 보내는 소소한 방법중에 하나가 독서입니다.

종이책을 구입하기도 하지만 최근엔 오디오북 비중이 높아졌어요. 입문이 어색하긴 했지만 집안일을 하거나 반려견 산책을 하면서도 독서를 할 수 있는 장점에 몇년째 구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책 편식이 심한편이라 (추리소설) 많은 책을 읽어도 큰 울림을 주거나 곱씹어 생각할 일 없이 그저 흥미만을 좇았는데 암 진단 이후 의식적으로 삶에 대한 이야기를 찾아 듣게 되더라구요.

최근 김애란 작가님의 이중 하나는 거짓말 이라는 책을 구입해서 재밌게 읽고 다른 작품을 살펴보다가 바깥은 여름

을 오디오북으로 들어봤어요.

단편집인데 첫 이야기(입동)부터 가슴을 울리더니 두번째 이야기는(노찬성과 에반) 진짜 가슴을 후벼파서 엉엉 통곡하면서 들었어요.

그동안 나도 모르게 눌러왔던 슬픔들이 한번에 터져버린듯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까지 크게 울어보는 생경한 경험을 했습니다.

하루하루를 긍정 또 긍정 모드로 살아가야 하기에 뒷 이야기들이 궁금했지만 도저히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세번째 이야기 듣기는 그만뒀어요. 🥲

나중에 마음이 더 단단해지면 그때 야금야금 꺼내보려구요.

제 글의 제목인 다른 사람들은 몰라 라는 문장도 짧지만 너무 강렬한 인상으로 몇번을 되뇌어 봤네요.

아마 동행분들이시라면 저와 같은 느낌이지 않을까 싶어 공유하고 싶었어요. ♡

우리는 알고 있었다. 처음에는 탄식과 안타까움을 표한 이웃이 우리를 어떻게 대하기 시작했는지. 그들은 마치 거대한 불행에 감염되기라도 할 듯 우리를 피하고 수군거렸다. 그래서 흰 꽃이 무더기로 그려진 벽지 아래 쪼그려앉은 아내를 보고 있자니, 아내가 동네 사람들로부터 ‘꽃매’를 맞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많은 이들이 ‘내가 이만큼 울어줬으니 너는 이제 그만 울라’며 줄기 긴 꽃으로 아내를 채찍질하는 것처럼 보였다.

김애란 - 바깥은 여름 (입동)

마음에 드는 문장 하나를 남기고 갑니다.

꽃매에 아파말고 꽃길만 걷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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