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병원에 계세요.
간호병동이지만 체력이 떨어지고 옆에서 모든걸 다 케어해 줄 수없어서
엄마만 간신히 허락받고 옆에서 보호자로 있답니다.
물론 그러면 안되지만 보고싶어서 몰래 주말에 한번씩 엄마와 교대로 목걸이를 바꿔차고
잠깐 아빠를 보고 와요.
지금 위와 십이지장이 막혀서 제대로 못드신지는 한달이 넘었고,
물조차 못드신지는 2주가 되어갑니다.
하루하루 바짝 말라가는 아빠의 모습을 보면 울지않고 밝아져야지 해도
눈물이 자동적으로 맻히는건 어쩔수 없나봐요-
낮엔 진통제 때문인지 거의 잠만 주무시는데, 그럼 섬망이 올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덜컥 겁이나서 최대한 깨우려고 애쓰는데 그래도 병든 닭처럼 다시 꾸벅꾸벅 하세요.
사실, 경미한 섬망이 느껴져요. (엄마는 잠꼬대로 알고있는, 잠이 덜깬 소리로 알고있는)
지금은 눈뜨셔서 차를 찾고, 멍해진 상태로 조금 뒤에 현실 인지를 하시지만
이게 더 심해질까 걱정입니다.
최근엔 아무것도 못먹어 기력없는 사람을 붙잡고 이리저리 말시키며 대답하라고 종용하는것도
고문인것 같아, 편지를 쓰고 있어요.
아, 제 기준으로 편지를 써서 아빠가 보기엔 너무 작은 글씨라는걸 오늘에서야 알았지만..
아무튼 - 지금은 미래에 대한 얘기 - 이겨내자는 얘기
우주인이 우주에가면 식사를 제대로 못하고 영양제 혹은 영양캡슐로 기력보충한다며
아빠는 우주인 체험중이고 곧 지구인처럼 식사하자는
시덥지도 않은 농담이 주를 이루지만-
제 목적은 답장을 쓰는 동안만이라도 하나에 몰두해서 시간을 허비하지 않으시게 하는거예요.
지금은, 희망을 그리지만.
언젠가 모를 미래의 편지들은 웰다잉과 유지를 물어보는 말들이 편지에 쓰여지겠죠?
그 언젠가 모를 편지들이 최대한 스무통 아니 백단위의 뒤에 일이 되었으면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곧 닥칠 일들에 대해 아빠에게 알려주는게 차마 입이 안떨어져서
편지라는 매개체를 저변에 깔고 가는것같아요 .
스무살때 아빠는 나와 대화가 안통해. 라는 투로 편지를 써보곤 처음 써보는 편지에
서두부터 눈물이 나더군요 -
이게 뭐라고 - 친구들 생일카드 , 남자친구 기념일 등엔 그렇게 잘 적던 편지들인데
아빠에겐 생에 끝에서 전달드리는 편지네요.
이 글을 적고나서 아빠에게 편지를 적어야겠어요
상대를 고려한 아주 큼지막한 글씨로 - 마음을 전해야겠어요
사랑은, 마음은, 표현해야지만 값어치있는거같아요.
항상 늦게 알아채서 문제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