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카페 가입하고 처음으로 어떤 분께 쪽지를 받았습니다.
최근에 췌장암 환자의 보호자가 되셨는데 현 상황을 비교·참고해보려고 저희가 췌장암 진단 받았을 때 어땠는지 물어보셨습니다.
저도 작년에 췌장암 소견 받자마자 정보를 빨리 구하고 싶어서 어떤 카페에 가입을 하고 그 당시 상황을 적어서 올린 적이 있습니다.
그 이후로 동행을 알게 되어 카페만 옮기고 글은 그냥 두었는데 받은 쪽지를 읽고 그 글이 떠올라 다시 읽어보니 생각보다 자세하게 적어놔서 한 분에게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공유하는 게 좋겠다 싶어서 글을 복사해서 올립니다.
설 연휴 끝나고 날이 갑자기 추워졌는데 건강 관리 잘 하시고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살면서 찾아볼 일 없을 것 같던 단어들을 검색하다보니 눈에 띄어 가입하고 가입인사 이후 처음으로 글을 남깁니다.
저희 아버지의 현재까지 상황입니다.
아버지는 66년생 59세입니다.
3월 초에 건강검진을 했는데 3월 13일에 전화가 한 통 왔습니다.
복부에 이상 소견이 있으니 재검사를 해보자고 해서 3월 16일에 재검 결과 췌장암 소견이 있으니 대형병원 간담췌 외과를 가라고 소견서를 받았습니다.
소견서 내용은 췌장 미부의 19mm 결절, 간 5mm 낭종, 폐 3mm 결절, 신장 22mm 낭종이었고 혈액검사에서 나오는 CA19-9 수치는 143이었습니다.
하필 전공의 파업 시기에 딱 걸려 병원 예약하기가 어려웠지만 다행히 3월 20일에 국립암센터에서 외래 진료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이 날은 혈액검사와 CT만 찍고 다음 주에 검사 결과를 보기로 했습니다.
3월 25일 CT결과 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다행히 혈액검사에서 나온 CA19-9 수치는 71로 반 이상 떨어졌습니다. 가장 궁금했던 병기가 어떻게 되는지 물어봤으나 현재까지는 수술이 가능하냐 아니냐만 알 수 있는데 수술이 가능하다고 해서 가장 빠른 날인 4월 15일에 입원, 4월 17일에 수술하는 일정을 예약했습니다.
3년 같은 3주가 지나 4월 15일 입원해서 혈액검사를 하고 4월 16일에 PET-CT를 찍었는데 간에 뭐가 보인다고 CT+MRI를 찍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때 나온 CA19-9 수치는 90으로 올랐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4월 17일, 수술 취소 통보를 받았습니다.
이유는 간에 전이...오늘 수술은 없고 앞으로도 수술은 없다고 하니 절망감이 컸습니다.
곧바로 아버지는 외과에서 내과로 전과되었고 조직검사를 한 뒤 퇴원하였습니다.
퇴원을 하긴 했는데 현재 몸상태가 어떤지 암세포가 어떤 식으로 난 건지 아무런 설명이 없어서 아무래도 다른 병원을 가봐야겠다 싶어 어디가 좋은지 찾다가 중앙대광명병원에 예약 전화를 했고 다행히 그 다음주에 자리가 있어 바로 예약했습니다.
4월 22일에 암센터에서 받은 조직검사를 제외한 모든 검사의 자료를 가지고 갔더니 암센터와는 다르게 상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현재 아버지는 간 전이된 췌장암 4기이며 췌장 몸통 부분에 하나, 꼬리부분에 여러개의 암이 있고 꼬리 부분 여러 개중 암이 아니라 염증으로도 볼 수 있는 것들이 있으나 조직 검사 결과가 없어서 알 수 없고 전이된 간은 테두리가 아닌 가운데라 수술 한다고 해도 위치가 나빠 어렵고 췌장 자체의 암도 좋은 모양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만약 아무런 조치없이 일상생활을 하게 되면 기대 여명은 6개월이고 항암을 하게 되면 그 이상일 것이라고 하면서 사실 췌장암 자체가 생존율이 높은 암이 아니라 낫는다는 개념보단 연명에 가깝고 췌장암 환자들은 대개 3년 넘기기가 힘들다고 했습니다. 아버지는 4기이니 수술이 불가능하고 항암으로만 치료할건데 항암하며 5년 이상 생존하는 경우도 있고 그 와중에 기적적으로 암이 줄어들어 호전되는 경우도 있다고 하면서 10년 전과 다르게 지금 의료 기술이 많이 발전했으니 항암 잘 해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또 제가 궁금해서 4기인데 외래 잡고 그 다음주에 또 재진보면 한 주 한 주 불안한데 암이 퍼지는 속도가 빠른지 물어봤는데 사람마다 다르고 암세포마다 다르다고 2~3주 정도는 크게 문제될 건 없다고 했습니다.
CT 사진을 띄운 모니터에 위치를 가리키면서 이렇게 설명하는데 꽉 막힌 체기가 한 순간에 내려가는 느낌이었습니다.
현재 췌장암 환자들의 실태나 기대 수명 이런 걸 들을 때는 정말 기분이 안 좋았지만 희망적인 상황도 있다고 하니 그거 하나보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야겠다 싶었고 아버지와 진료실을 나오면서 안 좋은 이야기든 좋은 이야기든 모든 게 다 사실이니까 힘들더라도 우리가 한 번 그 희망적인 사례가 되어보자고 했습니다!
4월 25일 혈액검사를 먼저 하고 조직 검사 결과를 들으러 암센터로 갔습니다. 진료실 들어가서 2분 뒤에 나왔습니다ㅋㅋㅋㅋㅋ예상대로 간 전이된 4기이고 치료보다는 연명 목적의 항암을 해야하고 집이 암센터와 멀으니 집 근처의 대형병원에서 항암할 수 있도록 소견서를 써주겠다. 만약 항암제가 맞지 않으면 다시 외래 보러 와라. 이게 끝이었습니다. 암센터에서는 조직검사까지 나오고 모든 결과가 취합되면 설명해주려고 한 거겠지 하며 내심 기대했지만 저는 헛물만 켜고 있었습니다ㅋㅋㅋ
이미 광명병원에서 얘기를 다 들었으니 가장 궁금했던 폐와 신장에는 전이가 되지 않았냐고 물어봤는데 전이 안 됐다고 해서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그 와중에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4월 27일 혈액검사 결과를 보니 CA19-9 수치는 없고 혈당수치가 기준치를 아주 살짝 벗어나있네요.
4월 29일에 집 근처 대형병원에 혈액종양내과 외래를 잡아놓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3월 16일부터 4월 27일까지 한 달이 넘었는데 그냥 애초에 집 근처 대형병원에서 진료받았으면 진즉에 항암 들어가지 않았겠냐고 항암 외진 받으면 그 자리에서 받는 것도 아니고 또 1~2주 기다려야 하는 거 아니냐고 자꾸 그러시는데 수술 때문에 3주 기다린 거지 오래 걸린 건 아니고 광명병원에서도 2~3주는 정도로 암이 커지진 않는다고 하지 않았냐고 달래는 중입니다만 사실 저도 자꾸 한 주 한 주 시간을 버리는 것 같아 불안해서 빨리 항암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덧)
1. 이제와서야 이게 췌장암 신호였구나 했던 증상
* 23년 6월 온몸에 두드러기 발생
* 소화가 잘 안 된다고 말하는 게 어느 순간 잦아짐(그러다 또 다시 괜찮아짐)
* 배가 찌릿하며 당기는 느낌(다리도 몇 번 그랬음)
* 얼굴이 많이 피곤해보임(매일 같이 있는 가족보다는 처음보는 사람이나 오랜만에 보는 사람이 알아차림)
2. 병원 다니면서 느낀점
* 궁금한 것은 내가 물어보자. 알려줄 때까지 기다렸다간 평생 모른다.
3. 현재 아버지 상태
* 복부에 콕콕 쑤시는 느낌 하루에 종종 있음
* 작년보다 몸무게 2kg 정도 감소
* 황달 없음
* 건강검진에서 췌장암 소견 이후 갈색 소변 3회 미만
* 얼굴 혈색 양호
* 얼굴 제외 피부 건조(피부결이 다 보일정도로 건조)
4. 현재 식단
* 데친 토마토+올리브유+아몬드 매일 섭취
* 나물, 데친 두부, 삶은 고기 반찬 + 하루 불린 잡곡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