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5일 저녁 8시쯤
산소를 더 센 다른걸로 바꿔야한대요
연명치료를 거부했기때문에
여쭤본다고
무조건 산소 바꿔달라고
혹시 지금 가도 되냐고
아이들도 가도 되냐고
간호사분께서
"임종 면회 신청하시는 건가요?"
"무슨 소리세요? 임종은 무슨 임종이요? 갈게요 지금"
오시라해서
신랑 아이들과 달려 갔어요
간병인분께서
아빠는 정말 기력이 없었대요
말은 못하셨지만
너무 예뻐한 손주들 보니 좋으신지
눈도 꿈뻑꿈뻑 고개도 끄덕
발을 엄청 흔들거리더라구요
(평소 발 흔드는 버릇이 있으셨어요
간병인분이
본인 몸에서 최대치로 에너지 내서
발흔든것 같대요ㅠㅜ)
한시간정도 아이들 보여드리고
아빠 내일 또 올게
하니
끄덕끄덕 하셨어요
그날 오자마자 저는 잠들었고
1시쯤 눈이 떠졌어요 갑자기 새벽에...
우르릉 쾅쾅
비가 세차게 내리더라구요..
뭐지.. 마음이 이상하더라구요
4시반쯤 간신히 잠들었는데
새벽5시14분에 병원에서 전화왔어요
5시43분에 도착했는데
아빠 5시38분에 사망진단 내려졌대요
하필 신호가 다 걸리고
엘레베이터도 다 걸리고ㅜㅜ
뭐가 그리 급해서
갑자기 가버리신건지..
아빠 눈뜨고 돌아가셨어요
아빠가 눈뜨고 숨쉬고 있는것처럼
그대로 가셨어요
5분만 기다려주지 아빠야 아빠야..
저는 가자마자
아빠 아직 살아계시다고
아빠 이리 나 쳐다보고 있고
손도 따뜻하고 말랑하고
어제랑 똑같다고
간병인분 우시면서
"아니다 심장작동기 일자다ㅜㅜ 5분전에 갔다ㅜㅜ"
저는 아니아니라고
아빠 세상에 나밖에 없는 사람이라
나 기다렸을거라고..
제가 눈 감겨 드렸어요
임종도 못지킨 나쁜년이 되었어요..
근데..
장례 치를 동안
너무 실감이 안났어요
왜냐하면 제가 아빠 눈을 감게 해드렸는데
아빠가 사망진단서 발급 후
영안실 모시기 전
보자기에 가려진 얼굴확인 절차가 있는데
양쪽 눈을 번쩍 뜨고 있는거예요
살짝 뜬 것도 아니고 번쩍요
분명 제가 눈 감켜 드렸는데..
저는 제정신 아니어서
아빠 살아있다
이랬어요
냉동실 들어가면 그냥 죽는거다
근데 보자기 천에 눈 근육이 움직여서
벌떡 뜨는 경우도 많대요..
늘 주위에서 아빠는 명이 길다
귓볼이 좋아 오래 산다 했었어요
그리고 아빠는 아플때마다
제가 억지로라도 병원 데리고 가면
다 고쳐져서 나왔었어요
그래서 저는 아빠가 10년은 더 살 줄 알았어요
근데 이번엔 병원에서 여명이 길면 6개월
짧으면 2-3개월이라 했네요..
호스피스로 가면
덜 아플꺼니까
얼른 위루관 내고 폐렴치료하고
가길 바랐는데
너무 허무하게 가버렸어요
이게 뭐야..
2-3개월이랬는데
3일만에 가버렸어요
우리 아빠
평생 나만 보고
나만 사랑해서
나 임종 볼수있게 기다려 주실줄 알았는데
그게 너무 미안해요
사실 아빠 장례 치를동안
실감이 안났고
상주가
저랑 신랑 둘 뿐이었고
빈소 지킬 시간도 넉넉치 않았어서
그땐 전혀 울지 않았어요
손님들 다 보내고
새벽 4-5시 혼자 엉엉 울고
미안하다 얘기하다
잠들었거든요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이 울어서 울다가 지쳐 잠들었어요
아빠는 죽어서야(아빠한테 내 혼잣말로)
배불리 먹나..
아빠 미안하다..
내가 몰랐다..
아빠 미안해 사랑해
조용한 장례식장에서
혼자 오열하다 잠들었어요
염할때 입관할때도
장례지도사분이 이미 너무 예쁘게 해주시고 나서
들어갔는데
아빠가 웃고 있더라구요
이뻤어요
너무 예쁜옷을 입고 있었고
입술도 립밤을 바르신건지 촉촉해 보였고
무엇보다 아빠 만지는게 조심스럽고
덜덜 떨리는데
장례지도사분께서 안만지시면 후회한대요
만졌는데
그냥 내아빠
30년전에 아빠 만졌던 촉감,
불과 어제 만진 살이랑 똑같이
쫀득하구 부들했어요
아빠 많이 안아주고
딱 세번 오열하고
예쁘게 꽃장식처럼 싸주셨어요
그리고 오늘 화장터 가는길..
오늘부터 터지네요..
신랑은 그동안 못울고
잘 참고
장례 잘 치뤘으니
많이 울래요
(장례식때 많이 울면 좋은곳 못가신다는 옛말이 있대요)
장례치르고
얼굴이 허옇게 질리고
너무 온몸이 아픈데
제가 아빠 아프고 나서는
잠을 못자요..
간신히 1-2시간 자면
새벽에 깨서
5-6시간을 헛생각만 잔뜩하다
6,7시에 한두시간 자고 출근해요
아빠 장례며
제사며
제 능력껏 최상으로 해드리고 있는데
저는 살아계실때 이렇게 좀 해드릴걸
또 오열합니다..
못드시고 돌아가셨는데
나는 먹을거 다 먹고
너무 미안해요
제가 지금 제정신으로
못버텨요..
술한잔하고 올리는 글이라
두서도 없고
글이 엉망일수 있어요
이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