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제가 올렸던 아래 글에 댓글을 남겨주신 회원님이 계셨습니다. 그 분의 글을 읽고 제 아이가 격렬한 사춘기를 보내는 것이 엄마가 아파서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슬프게도요.
저는 여전히 저와 아이를 방치하는 무책임한 남편과 이틀 전에도 저를 아동학대로 신고한 딸과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남편은 3일동안 감기몸살이라며 방에서 나오지 않았고, 저는 여전히 난방없는 냉골방에서 주워온 롱패딩을 입고 밤새 추워하는 아이를 위해 이불을 덮고 제 온기로 이불 속을 데워놓습니다. 그리고는 잠든 아이 뺨을 만지고, 차가울까봐 손을 잡고 잡니다.
저를 위한 소비는 하나도 없이 산발이 된 머리를 보고 아이는 매일 엄마 머리 이상하다고 합니다. 엄마는 밥주는 사람일 뿐인 아이에게, 저는 어리석게도 식사량과 횟수를 줄이고 아이에게 음식을 줍니다. 음식량이 줄어드니 아이도 밥을 먹어도 배가 고프다고 합니다.
여전히 외투, 양복, 목티, 색깔별로 갈아입고 출근하는 남편은 19도인 방에 자면서 15도인 방에 자는 제게 춥다고 합니다.
남편은 제게 아이가 성장기라 배고파 할 수 있으니 밥을 더 주라고 합니다. 얻어온 팥죽, 김치, 배추, 당근이 다 인 냉장고를 보면서도요. 사주명리에 올해 본인이 죽을 운이 있다며 아침에 나갔습니다. 자신만 생각하는 공감능력 결여로, 죽음이 곁에 있는 환자들은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위안 삼았습니다.
"엄마, 나 월경하면 생리대 사 줄거야?"라고 묻는 12세 딸을 보며, 제 생리대 값이 부담되어 3일만 하루 4개, 나머지 4일은 하루 1개로 갯수 정해 사용하고, 딸을 생각하며 "나는 괜찮다." 되뇌입니다.
저도 남편처럼, 전기 물 돈도 함부로 쓰고, 매달 미용실에서 파마 염색 머리 자르고, 필요한 물건들은 다 사고, 난방도 따뜻하게 하루 두 끼는 꼭 먹고 그러고 살고 싶지만...
이제는 저와 같은 공간에 있는 것도 싫어하는 12세 딸이 눈에 밟힙니다.
애정을 쏟아 키웠던 아이를 저와 분리할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데 현실이 혼란스럽습니다. 무책임한 남편이 제게 돈이라도 나올까 쳐다보는 현실도 받아들이고 살아야 하는건지...
아동학대 신고로 출동한 지긋한 경찰 네 분께서 이 집은 아빠가 방관자고 상담받아야 한다고 했지만, 남편은 아이 앞에서 그건 그 사람들이 상관할 일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오로지 공무원인 자신에게 피해가 있나 없나에 관심있을 뿐입니다.
대나무숲에 외쳐봅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명상. 호흡. 산책으로도 달래지지 않는 마음..
다스리는 방법이 있을까요?
오늘은 산책하기에 바람도 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