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두 개의 병원, 서로 다른 소견. 참 어렵네요.

정직한하루l점낭본
2024.12.26 17:19 | 조회 1.9k

나이는 40이고 미혼입니다. 진료 이력은 이렇습니다.

24년 여름 옆구리에 혹이 만져져서 이래저래 응급실 대기하여 아산병원에서 진료를 해보니 췌장 근처에서 11센티의 물혹이 발견되었습니다. 엄청 큰 혹이라 제거수술 해야한다고 해서 10월 중순에 겨우 로봇수술로 일정을 잡아 신췌장외과에서 수술을 받고 조직검사를 진행했습니다. 조직검사결과 <점액성 낭종선암> 이라고 밝혀졌고 산부인과와 종양내과로 추가로 외래를 잡아주었습니다.

산부인과 진료가 먼저 잡힌 후 PET/CT를 찍었고 다행히 전이된 곳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담당 교수님은 이게 몸에서 암이 나왔으니 항암치료를 권유했고 저에게 선택을 하라고 했죠. 덧붙인 말씀은 점액성이라 항암으로 쉽게 죽는것은 아니다, 하지만 혹시 복막 안에 점액으로 세포가 존재할 가능성, 이것이 어딘가에 자리잡아 암조직으로 될 가능성 등을 말씀 하셨어요. 이후 종양내과에서는 이미 산부인과 진료 받고계시니 우리 담당은 아니지만 암이 나왔으니 항암을 해야하는게 맞지 않을까요? 정도의 의견이셨습니다.

저는 좀 혼란스러웠습니다. 다른 분들처럼 XX암 처럼 이름이 나온것도 아니고, 원발이 불명이고, 기수도 없는 그런 상태에서 항암을 한다고 한들 무엇을 보고 호전 되었다고 볼수있을지, 맨 몸에 항암치료를 받아서 괜히 부작용으로 고생만 하는 것은 아닌지. 동시에 그렇다고 항암 치료를안하자니 너무 찝찝하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혹시모를 더 위험한 상황을 항암치료를 해서 세포를 깨끗하게 만들수 있는게 아닐까? 하면서 말이죠. 부작용이 심하다고 하지만 그냥 이겨내면 되는게 아닌가 뭐 그런 생각들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혼자 고민만 하기는 어려워서 국립암센터로 추가 예약을 진행했습니다. 기존의 검사기록 만으로 부족하다며 위대장 내시경, 자궁과 난소 MRI 와 CT 를 추가로 검사받아 결과를 들었는데 일단 국립암센터 산부인과에서는 <이거 참 어렵다, 본인도 모르겠다> 하며 희귀암 클리닉으로 보내졌습니다. 희귀함 클리닉에서 결론은 <항암 할 필요없다> 고 소견을 주셨습니다. 이유는 원발불명, 현재 검사 결과가 모두 정상이라는 것이었죠. 다만 논문지에 보고될 만큼의 정말 아주 드문 사례라고 덧붙이셨습니다. 아산에서는 혹시모를 위험성으로 예방적 차원에서 항암을 해야한다 vs 암센터에서는 득과 실이 분명하지 않으니 하지 않는것이 좋다. 는 서로 다른 의견입니다.

그렇게 저희 어머니는 뛸듯이 기뻐하셨는데 왜 저는 여전히 찝찝한걸까요. 내일 아산으로 가서 항암을 할지말지를 대답해야 합니다. 아마 어머니 의견, 암센터의 소견대로 하지 않겠다고 선언할거 같은데 저는 그냥 해버리고 싶은 마음이 드는건 그냥 너무 강박적인 선택일까요. 항암치료를 너무 우습게 보는 것일까요. 다른 분들이라면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할거 같은 상황인데 제가 너무 오만한 생각을 하고 있는건지 여전히 고민입니다. 항암 부작용으로 고생하느니 식단관리하고 운동하면서 그렇게 다스리는게 맞다고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그냥 항암치료 받아서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도 동시에 들어서 참 복잡한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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