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가족분들 안녕하세요
계속 정신이 없어 이제야 글을 쓰네요
어머니 소풍 잘 보내드리고 왔습니다
살면서 항상 부모님 임종을 보지 못할까봐 걱정 많이 했는데
퇴근하고 제가 도착하는 소리 들으시고 돌아가신 엄마...
섬망으로 고생하시다가 며칠 내내 잠만 주무셨거든요
그날은 승압제 넣었는데도 혈압이 계속 떨어진다고 하더군요
이모네와 동생도 같이 있는 병실에서... 퇴근하고 8시 반쯤 되었을까
아버지 배고프시다 하셔서 간단하게 뭐 사들고 가는 와중에 1층에서 동생이 계속 전화가 왔습니다
동생이 너무 어려서 아버지 말씀 전해 듣곤 별일 아닌 것처럼 빨리 오라고만 했는데 어쩐지 불안해 막 뛰어갔어요
병실 문을 열고 왜 그러냐고 하는 제 목소리를 듣자마자 바이탈이 빨간 색으로 바뀌어서요... 아마 저 올 때까지 마지막으로 꾹 참고 기다리신 것 같았습니다.
우리 엄마 정말 소름돋고 독하신 분이네요
저번주 토요일에 섬망으로 정신이 오락가락 하시기 전
앉아서 얘기 많이 나눴던 게 다행이에요 후회 없습니다
아직 따뜻한데 간호사가 왔다갔다하고 믿기지가 않더라구요
눈을 꼭 감고 잘 가셨으니, 주무시다가 편하게 가셨겠죠?
참 모든 게 잘 맞아서 신기합니다
저도 미리 등본과 가족관계증명서를 뽑아 놔서 회사에 뒀다가 하필 그날 가방에 넣어 왔거든요
덕분에 금방 준비된 서류 제출하고 편하게 준비했어요
장례식장 예약하고 열심히 처리하느라 당일은 정신이 많이 없더라구요
엄마 관과 링거 줄 뺀 모습 보니 이제 편안하신 곳으로 떠난 게 실감이 되었어요
그놈의 암세포...
뭔데 이렇게 고운 우리 엄마를 지치고 힘들게 했을까요
엄마의 최근이 암으로 고통 받던 날들인 걸 생각하니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
집 가자마자 영정사진부터 고르고 짐 싸고 좀 잤습니다
저녁에 돌아가셔서 4일장 같은 3일장을 지냈습니다
장례지도사 분들도 장례 도우미 분들도 모두
젊은 나이에 돌아가셨다며 다들 안타까워 해주시고 본인 일처럼 슬퍼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아버지께서는 가족장을 하자고 하셨는데
저는 어머니가 항상 외롭다 하신 게 생각나서 부를 사람 다 불렀습니다
엄마한테 맨날 얘기했던 친구들도 회사분들도 오셔서 명복 빌어주시니 정말 감사했습니다
화관도 가득 차고... 저는 엄마가 든든하게 기댈 수 있는 기둥이었을 거예요
아직 성인도 안 된 동생 친구들과 학부모분들까지... 수능 끝나고 부랴부랴 오시고 엄마 지인분들은 오셔서 목놓고 눈물 흘리시고
정말 감사했습니다 앞으로 이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지요
동생도 아버지도 많이 걱정했는데 다들 생각보다 정신 바짝 차리고 엄마를 위해서 잘 견뎌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첫째날 밤 사람들 보내고 어두운 빈소에 혼자 앉아 있는데
엄마 얼굴 보니 그제서야 눈물이 많이 나더라구요
오늘 너무 즐겁고 반가운 사람도 많았고 얘기해주고 싶은 말도 많은데 이걸 들어줄 엄마가 없다는 게 허전하기도 해서요
앞으로 살아갈 길에 어머니가 계시지 않다는 걸 그 부재를 자연스럽게 생각해야 할 날이 온다는 게...
장례식이 끝나지 않았으면 했어요 엄마를 떠나보내기 힘들어서
다음날도 많은 분들이 오시고 다들 술 하나 안 드시고 어머니 위해 슬퍼해주셨습니다
아빠가 어느새 엄마 좋아하시는 믹스커피 하나 올려드렸더라구요
너무 많은 사람이 와서 슬퍼할 새도 없었지만 정신없이 지내고 새벽만 되면 눈물이 나요
그래서 빈소에서 엉엉 우는데 많은 친구들이 위로해줘 견딜 수 있었습니다
떠나기 전 엄마가 하신 말씀이 자꾸 생각나구 주마등처럼 어머니와의 추억이 떠올라서요
워낙 사이도 좋고 저한테 의지도 많이 하셔서 생각을 떠올려도 계속 새로운 일이 기억나네요
다들 어머니를 좋은 분으로 추억해주셔서 넘 감사했습니다
우리 어머니 살아있는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주고 웃음을 주고 힘을 주던 분이라서 많은 분들이 아마 공허함을 느끼실 거예요
예쁜 거 좋아하시던 분이라서 우아하고 세련되게 꾸며드리려고 계속 노력했습니다. 유골함도 예쁜 걸로. 납골당도 예쁜 꽃으로 꾸미구요. 영정사진도 좋아하시는 꽃배경에 활짝 웃는 사진으로 잘 꾸민 것 같습니다. 우리 엄마가 세상 사람들중에 가장 예쁘고 튀시더라구요.
저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살아지겠죠
아직은 슬픔보다 정신이 없지만
어머니는 제 옆에 없지만 우리 가족의 생각, 가치관, 생활습관에 너무 어머니가 녹아 계셔 영원히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장례식 내내 많이 울어서 눈물이 잠시 말랐네요 지금도 덤덤히 글 쓸 수 있어 다행입니다.
보내드린 지 1주일하고 반이 지났는데
엄마한테 하고 싶은 얘기가 많아요
노트에 차곡차곡 써놨다가 하늘나라 갈 때 가져가서
엄마한테 빠짐없이 얘기하려고 해요
주변 분들이 씩씩하고 당차다 해주셨지만
사실 혼자 있을 때면
종종 어머니 보고 싶어 눈물이 나네요
가족 사진 올라오는 친구들 질투도 나구요
엄마 보여드리고 싶은 빨간 열매입니다
동행 분들 비록 슬픈 소식을 전해드리지만 다들 정말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라요
가끔 엄마 생각 날 때마다 한번씩 들를게요
그동안 너무 감사했습니다
엄마
나 엄마 잘 보내주고 왔어. 외할머니 일찍 돌아가셔서 나한테는 그런 상실감 안 주겠다고 했잖아 근데 뭐가 그렇게 급해서 일찍 간 거야~ 엄마 없이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엄마가 없으니 이 모든 게 다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아.
그래도 엄마 우리 참 잘 살았다. 남한테 민폐 안 끼치고. 다들 좋은 사람으로 기억해주고. 이 험난한 세상 둘이 잘 의지하면서, 거의 다 왔는데 엄마 몸은 한계였나보다 싶어.
얼마 전 어머니 잃은 내 친한 동생도 그러더라. 엄마를 붙잡고 싶은 건 개인의 욕심. 하지만 더이상 아프지 않을 엄마를 생각하면 잘 떠났다 싶다고. 나도 그렇게 생각해.
맨날 링겔을 허망하게 보면서 이게 사람 사는 거냐고 했잖아. 이 줄만 없다면 엄마가 살 수 없다는 게 싫다고. 엄마가 그래서 그렇게 급하게 떠났나. 엄마 그래도 엄마가 견뎌줘서 너무 고마워.
그리고 엄마가 무섭다고 했을 때 더 용기 주지 못해서 미안해. 호스피스 얘기했을 때 정신 없는 와중에도 이젠 어떡하냐며 죽음을 두려워하던 엄마 눈빛이 자꾸 떠올라서 살아가는 내내 가슴이 무거워. 짐을 얹어둔 것 같아.
마지막까지 나 기다려준 거 맞지? 나 엄마 마지막을 지키고 싶었는데 그런 내 마음 어떻게 알고 기다리느라 너무 수고 많았어. 그럴 줄 알았으면 회사에서 조금 더 빨리 올 걸 그랬나봐. 내가 너무 고생시킨 것 같아 미안해.
엄마 우리 가족 다들 걱정하지 마. 나 엄마 몫까지 잘 해내면서 살게. 우리 가족의 정체성은 엄마였다는 생각을 건강할 때도 많이 했는데, 엄마가 가고 나니 더 잘 느껴진다. 그래도 엄마 빈소 앞에서 아빠랑 나랑 동생이랑 셋이 얘기하는 거 같이 들었지? 우리 엄마 없다고 흩어지지 않고 더 꽉 뭉쳐서 잘 살아보려고 해. 아빠가 새벽 6시까지 잠을 못 잔대. 엄마가 옆에서 잘 지켜줘.
내가 살면서 엄마 보고 싶다고 안 운다고 너무 서운해하지 마. 가슴 깊숙한 곳에서 항상 눈물 잔뜩 흘리고 있어. 이 슬픔을 가득 안고 내 안의 원동력으로 삼으며 엄마 생각하면서 열심히 살아보려고 해. 엄마도 그러니까 거기서 사랑하는 사람들 만나고 잘 기다렸다가 우리 다시 만나줘
엄마 너무너무 보고 싶다
진짜로 많이
아직도 실감이 안 나
엄마도 나 보고 싶지?
내 꿈에 가끔 놀러와
와서 잔소리도 하고 나랑 수다도 떨고 그리고 예전처럼 둘이 손 꼭 잡고 자자
사랑해 보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