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가득한 아침에
부스스 눈을 떠 창문을 열면
강가에 물안개 피어오르고
향기 있는 차 한 잔
티 테이블에 올려놓고
고운 노래 부르는 새소리에
행복한 미소 지었으면
찬바람에 감기 든다며
겉옷 하나 챙겨 와 어깨를 감싸는
따뜻한 마음이 담긴 손을 잡으며
이 소소한 일상이 얼마나 행복하고
눈물겨운지 마주 보는 눈빛만으로
전할 수 있었으면
작은 텃밭에 심어 놓은
고추며 상추를 따와서
왁자지껄 웃으며 찾아올
좋은 사람들의 소박한 밥상을 준비할 수 있었으면
어둠이 내리는 고요한 밤이 되면
동화처럼 예쁜 작은 마을을 산책하며
지난 이야기 도란도란 나눌 수 있었으면
늘 동동거리며 사는 삶을
조금씩 내려놓고 자연의 순리대로
욕심 없이 해맑게 살았으면
조미하 작가의 <이런 나날이었으면>
수요일 오전은 아내와 산책하는 날입니다. 원래 첫째 손자가 태어나고 하루 봐 달라고 하여 수요일 오전을 쉬게 되었는데 손자가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하며 이제는 온전히 쉬는 날로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평일 오전이라 어딜 가도 한적하고 여유로워 참 잘했다 싶습니다.
오늘은 남산에 다녀왔습니다. 서울역에서 내려 후암동으로 올라가다가 단골집에서 식사를 한 후 북쪽 둘레길로 접어들어 장충단 공원 쪽으로 내려가려 했는데 커피 마실 시간이 없어 바로 남산 한옥마을로 내려와 충무로로 빠져나왔습니다. 커피 마시는 게 뭔 대수냐 하시겠지만 오늘 갓 볶아 내린 커피라 맛이 어떤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남산이 좋은 점은 나무가 우거지고 걷는 길이 잘 정비되어 있으며 업 다운이 심하지 않아 어느 계절에 와도 또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불어도 참 잘 왔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봄꽃이나 가을 단풍이 다른 곳보다 오래 머무르는 것도 남산의 매력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늦가을 정취가 느껴지는 사진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누구에게나 ‘이런 나날이었으면’하는 날들이 있을 텐데 저에게는 수요일 오전이 그러합니다. 모든 것을 다 벗어던져 애처로우면서도 더 고혹적인 겨울나무들과 여전히 가을 분위기를 풍기는 단풍 사진 전해드립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