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51세 젊은 와이프를 천국으로 보낸지 38일이 됐네요.

위보l제이씨리
2024.11.07 12:05 | 조회 6k

오늘로 지난 9.29(일) 51세 젊은 와이프를 천국으로 보낸지 38일이 됐네요.

지금까지 일도 안잡히고, 애들 케어하는라 정신 없었는데 이제서야 한 자 적어 봅니다.

17년 44세에 위암에 걸려 22년 난소에 재발했지만, 머리카락 없는 거 빼고는 일반인과 다름 없이 잘 지냈는데, 올해 3-4월경 8개월간 하던 IDX와 이노테라칸 3차 임상약이 내성이 생겨 약이 잘 안드니까 급격하게 온몸으로 퍼지더라고요. 폐, 배와 허벅지에 검은 반점이 눈으로도 보이기 시작하더니 급격하게 나빠졌습니다. 그게 2-3달 사이입니다. 여러 대체의학도 해보고 해외도 알아봤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세브란스 항암갔다 옮아온 독감이 주원인었습니다. 그렇게 마스크 쓰고 다니라 했건만 몸이 약해 숨차다고 안쓴게 패착이었죠.

그리고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22년 이대서울병원에서 난소에 혹이 있어 암인지 모르고 절제수술을 한게 제일 큰 패착이었습니다. 혈액검사 상으로는 암수치가 정상이었는데 잘라내고 보니까 암이었다고... 그래서 수술후 암세포가 터져나와 복막과 림프로 전이되어 이렇게 고생한 것입니다. 세브란스 라선영교수가 젊은 여자 위암환자는 40%(??)가 난소로 전이되고 그리고 복막으로 전이된다고 처음 만난 날 얘기하며, 그래서 수술로 반, 피부나 림프로 반은 퍼진다고 애기해주던데, 경험이 부족한 이대서울 주웅교수에게 간게 큰 패착이었습니다. 난소를 일부가 아닌 전체를 들어내는게 나을 뻔 했는데 후회가 됩니다.

그리고나서 올해 4차 항암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1차 항암과 같은 약으로 하자 하더라고요. 위험할 수도 있지만 데이터상 2-3달 더 살 수 있다고. 그러나 8.5(월) 한번하고 죽을 것 같이 힘들다고 해 포기하고 맨발걷기와 초음파치료, 영양제만 복용하다 한달 정도 만인 9.9(월) 새벽 너무 아프다고 해 응급실로 갔다 바로 퇴원해 그날 예약했던 여의도 성모병원 호스피스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인 9.10(화) 새벽에 옆에서 자던 나를 깨우며 울 와이프가 울면서 이젠 자기를 보내달라 하더라고요. 하나님 아니면 예수님이 나타나 "이제는 내 옆으로 와 편히 쉬어라! 라고 했다고... 그걸 예지몽이라 하더라고요...

복도에서 몰래 울던 나를 보고는 성모병원의 수녀님이 상담하자고 여러번 전화해서 한시간 정도 예기를 나눴는데 마음의 위안이 됐지만, 그래도 저는 하나님께 울 와이프를 사랑해 천국으로 데려가기 전 조금만 더 저희 가족과 지낼 수 있는 시간을 달라고 한달 가까이 기도했습니다. 고교생 둘째 대학 들어갈때까지, 우리 애들 장가갈때까지만이라도, 환갑까지만이라도 무수히 기도했습니다. (성모병원은 이러한 수녀님의 상담이 있어서 그런지 마음의 위안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기도는 들어주지 않고 제 와이프는 약 3주만인 9.29일 새벽 천국으로 갔습니다. 호스피스는 말그대로 치료가 아니라 영양제와 진통제만 주는 곳입니다. 들어가면 무조건 죽음을 맞이하는 곳이더라고요. 세브란스 라선영교수 말 그대로 2-3개월 여명 남았다고 했었는데...

죽기 전에도 위험하다고 하여 와이프에게 애들 데리고 달려간게 3번 정도 있었는데 임종일에는 간병하던 처형이 이번에도 괜찮겠지 하고 늦게 얘기해 우리 가족 모두 10분 늦게 도착해 임종을 보지 못했습니다.

병원에 도착해 손발과 얼굴을 비비며 일어나라고 불러봤지만 몸은 따뜻했는데 심장과 맥박은 띠지 않고 일어나지 않더라고요. 그러면서 대학생 큰 아들이 엄마! 내일이 내 생일인데 일어나야지 하면 우는 것을 듣고는 우리 가족 모두 울기 시작했습니다. 천국 가는 사람 앞에 너무 크게 울지 말라는 수녀님의 말이 있었지만 그렇게 안됩니다.

와이프를 일산 부부 수목장에 모시고 집에 가는데 큰 아들은 군대 입영도 밀어가며 5-6개월간 엄마 간병을 하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그런지 담배를 피기 시작한 것 같더라고요. 지금 끊어야 끊기 쉽다고 설득해 얘기는 했지만 어떻게 할지... 미뤄왔던 군대입영을 연말에 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그전에 운전학원 다니더니 필기, 코스, 주행을 한번에 약 일주일 여만에 다 합격하더라고요. 대견합니다.

둘째는 교회에서 좋은 데 가는 엄마 앞에서 울지 말라고 했다고 잘 안 울던데 걱정입니다. 고2라 상을 치루고 나서 중간고사 보느라 정신이 없었을텐데 그래도 잘 해내 기특한 맘이 들었지만, 시간이 지나서 공허함이 와 엄마 생각이 나면 많이 슬프고 트라우마가 생길텐데 걱정입니다. 엄마가 막내라 매일 끌어안고 지내던 사랑스런 놈인데 잘 견뎌주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저 혼자서 둘째 아침 채려주고 회사일 하고 살림해야 하고, 애엄마 사망후처리 업무 마무리 하고 둘째 학교상담, 학원상담 정신이 없네요. 그나마 큰아들이 요리를 잘해 퇴근하면 저녁 거의 매일 차려줘 그나마 힘이 됩니다.

한달이 지나 조금 정신이 나 병원 진단서 띠러 다니고, 어제서야 보험 청구를 끝냈는데 핸드폰은 혹시나 전화나 문자, 카톡 오는데 있을까 아직도 해지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근데 진단서에는 의사도 충격받을까봐 그랬는지 저도 모르는 장기에도 전이된 것이 써 있더라고요. 위암으로 시작해-난소-흉막, 림프-소장-폐... 얼마나 아프고 힘들었울지 또 눈물이나고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습니다.

아름다운 동행 이 카페에서 많은 정보도 구하고 위안도 받았는데 이게 거의 제 마지막 게시글이 아닐까 싶습니다. (댓글은 종종 달게요~)

아직도 애들 몰래 차안에서, 방안에서 울고 있는데 눈물이 멈추지 않습니다. 와이프 영정사진을 태우지 않고 집에 갖다놨는데 매일 보면 원래 무표정한 사진인데 항상 웃고 있는 모습니다. 천국에서 아프지 않고 행복하고 지내고 있나 봅니다. 주위 저보다 먼저 경험한 분들이 부모님은 큰 슬품이 보통 1년 가는데, 젊은 배우자나 자식은 3-5년 갔다고 하더라고요. 지금은 제가 3-5년간 잘 견뎌낼 수 있을지, 아님 못견디고 더 오래갈지 걱정이 앞섭니다. 우리애들 학교 졸업 때까지 제가 열심히 돈벌어 뒷바라지 해야하는데 현실이 눈앞을 가립니다.

혹시 이 카페에서 정신상담을 받을 수 있는 정보를 구할 수 있을까요? 부모님과 와이프 4년간 3명을 보냈네요. 사람들이 줄초상으로 고아, 홀아비가 됐다고 하며, 쓰러지기 전에 정신상담을 받아보라는데 도움될만한 정보 댓글로 부탁드립니다.

주절주절 글쓴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제 경험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댓글로 물어보시면 성심성의껏 아는 범위에서 답변 드리겠습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저에게도 힘낼수 있도록 기도 부탁합니다.

PS.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보다 더 어린 아들을 둔 준우아빠도 힘내세요!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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