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암 환자 가족입니다.오늘따라 그냥 이런저러 죄책감에 마음이 너무 힘든데...가족과도 이런 마음을 나누기는 어려워 이곳에 글이라도 남기면 좀 나아질까 싶어 적어봅니다.
아빠가 직장암 환자이십니다. 술, 담배 거의 40년 가량 하셨고...그래서 처음 암 판정 받았을 땐 올 것이 왔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동네 종합병원에서 검사 결과 받고 역시나 싶었지만 어찌해야할지 모든 가족이 멘붕이었습니다. 근처에 상급병원이 있기는 했지만 암이기도 하고 큰 병원을 가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서울의 유명 대학병원에 다행히 유명한 교수님과 진료와 수술이 바로 가능하여 예약하고 수술도 받았습니다.
수술 전 기수는 열어봐야 알 것 같다 얘기하셨고, 위치가 좋지는 않다 하셨는데 다행히 전이가 안되어 기수는 1기라고 판정받았습니다.
그런데 그 안좋았던 위치가 문제인 것인지...다행이었다고 생각되는 건 잠시뿐 아빠의 고통과 가족들의 걱정이 시작되었습니다.
몇 달 후 수술로 접합했던 부분이 새는 것 같다며 다시 한 차례 수술, 그 이후로도 지금까지 약 1년이 넘는 시간동안 3차례 정도 수술이 암과는 달리 있게 되었습니다ㅠㅠ
원래도 마르신 분인데 30kg후반까지 살이 빠지고 기력이 없어지는 아빠를 보면서 너무 힘들더라구요.
더 나아지기를 바라며, 더 나은 치료를 받기를 바라며 갔던 병원인데 왜 차도가 없고 더 안좋아지지.....
다른 분들은 이 교수님에게 수술 받고 다 좋아졌다는데 우리는 왜이러지...불안, 걱정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올해 5월에도 거의 한달 가량 입원을 하셨었고 이제 12월에 복원수술 검사를 앞두고 있는데 여전히 항문의 통증을 호소하십니다.
저도 1년이 넘는 시간동안 간병과 걱정을 하느라 제 몸을 돌보지 않아서 였는지 얼마전에 갑작스레 수술을 받기도 했더니 더 우울해지더라구요.
그러던 중 오늘 엄마랑 얘기 하는 와중에, 큰 병원들은 돈벌려고 사람을 다 제대로 수술 안해주고 자꾸 내보내고 오게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희엄마가 원래 병원을 불신하시는 분이라 그렇긴하지만...이런 얘기를 듣고나니 너무 속상하고 큰 병원으로 데려간 제가 잘못한 것 같아 죄책감이 들더라구요. 그냥 가까운 병원에서 수술을 할 걸 그랬나. 가기 먼데까지 괜히 해서. 좋은 교수님이지만 우리랑 뭔가 인연이 안맞는걸까 왜 자꾸 회복이 안되는 걸까 이런 불안하고 부정적인 생각만 들더라구요. 내가 너무 재수가 없는 앤가...아빠한테 미안하기만하고...아빠가 계속 아프고 나쁘게 될 바에는 나한테 안좋은일이 있고 내가 아팠으면 좋겠다고 기도합니다. 엄마와 대화 후 기분이 안좋아져서 오는 차안에서 엉엉 울었는데 지금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너무 눈물이 나네요.
그냥 올해 너무 힘들어서...참고참고 견뎌서 여기까지 왔는데 복원술 검사를 앞두고 혹시나 최악의 상황이 되면 어쩌지, 아빠가 수술을 하게 되도 몸이 너무 약해져서 수술을 버틸 수 있을까 걱정과 불안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아서인지 요즘따라 악몽도 많이 꾸게 되고 마음이 편치 않네요.
그냥 힘든데 말 할 곳이 없어 주저리 주저리 쓰게 됐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