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오늘이 발인이네요 (ft. 투병 회고록)

백설기l방보
2024.09.17 02:49 | 조회 1.9k

가족과 친구들, 동행 회원님들의

위로와 응원 속에 손님 치레를 잘 마치고

추석 명절날 아침, 발인을 기다립니다.

잠이 안 오네요.

아빠의 투병 이후로

명절의 흥겨움이 깨진지 오래입니다.

잠이 안 오니…

말도 안 되는 if not을 생각해 봅니다.

1. 스트레스가 없었더라면

: 치병 중 엄마께서

보이스피싱을 당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노부부에게는 큰 돈을 잃고

개인정보가 털리는 일이 있었어요.

컨디션이 매우 안 좋아지셨습니다.

2. 아빠의 본심을 잘 알았더라면

: 4기가 되고 통증뿐인 일상은

우울증을 가져왔습니다.

그러니 마지막 항암만은 안 하고 싶단

뜻을 본심이 아니라 생각했어요.

3. 집에 데려가지 않았더라면

: 의식이 생기면

늘 집에 가고파 하셨던 아빠를

준비 없이 모셔간 그 하루가

남은 시간을 재촉하는데 일조했다는

마지막 의료진의 멘트에 속이 아픕니다.

효녀도 아니면서

그저 애써봐야 며칠일지도 모를

여명 며칠에 아쉬움이 남았던 건 왜일까요.

어지간한 심각한 일 아니고는

평생 농담과 재미가 넘치셨던 아빠는

아마도 이렇게 말씀하실 것 같네요.

”딸, 뭘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니?

그냥 대충 살아. 유쾌하고 재밌게.“

실없다며 핀잔줬던 모든 날,

아빠 언제 철드냐고 실소하던 모든 순간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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