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피스17일차 입니다.
입원당시 기억력은 많이 떨어지셨지만 그날 그날 제대로 소통은 가능했는데.. 이제는 그런 날이 드물어요.
섬망도 생기고 인지도 문제가 생기고..그나마 나를 기억하신다는 거 다행으로 여기고 있어요.
호스피스 입원하고 일주일째 첫 섬망.
그 때 저를 너무너무 찾으셔서.. 섬망이라 아침이면 잊으실거 알지만 나중에 두고두고 후회 할거 같아서 간병인 대신 제가 상주 보호자로 왔어요.
중간 중간 아빠가 정신이 맑으 실 때.
니가 있어서 좋다, 고맙다 ,미안하다, 간병인한테는 이렇게 까지 부탁을 못하겠더라...이런 말을 하셔서 곁에 있길 잘했다 생각했어요.
이제는 맑은 시간이 거의 없으세요.
진통제 맞고 주무시거나 깨어나면 다시 바로 아파하시거나.. 섬망이거나... 다른 아빠 모습이거나 ..오늘 아주 잠시 맑으셨는데
본원에 항암하러 다닌거만 기억하세요
지금 이 병원이 암병원이냐고...매우 혼란스러워 하세요.
어제 잠시는 이겨낼거라고 힘내실거라 하시는데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오늘도 아빠는 거의 주무시다 깨서 너무너무 아파하시다 다시 주무세요.
저도 오늘은 왜인지 컨디션이 안좋아서 계속 누워있었는데.. 이렇게 죙일 누워 있어도 되는지..
잠이라도 푹 자고 싶은데 잠은 오지 않았어요.
아빠가 주무시는 시간이 길어지고 그 때문에 며칠 전부터 식사를 거의 못하세요
그 전에는 아프셔도 진통제 맞고 한그릇 다 비우셨는데
잠에 취해 계실때 드시는게 위험하다 하고.. 앉는 것도 아파하셔요.
그래도 혹시나 식사시간에 개운 한 타이밍이 있을까 싶어서 아빠 식사를 계속 넣고 있는데
계속 미뤄지고 있어요
아까도 저녁밥을 받아놓고 점심에 못드신 밥을 제가 아빠 곁에서 먹는데 눈물이 터져버렸어요
아빠는 어디쯤에 계시는지..
이 우주에 아빠랑 나만 혼자 있는거 같고
무섭고 무겁고 아파요
입원할 때만 해도 너무 성급히 호스피스로 온 건 아닐까 했는데 지금 아빠는 매일 매일 달라지고 있어요.
아빠는 달라지고 저는 적응을 못하고 있어요.
아빠가 저리 곤히 주무시면 이렇게라도 오래 있어달라 했다가 앞으로 아빠가 겪을 일들을 생각하면 더 나빠지기 전에 가시라고 이런 생각도 들고 있어요.
8월7일 뼈전이 통증에 골절로 괴로워 하는 아빠를 사설 구급차에 싣고 요양병원 가면서 아빠가 통증이 잡혀서 집으로 갈 수 있을까 했는데....집에는 아마도 못 갈 것 같아요.
주말이라, 연휴라, 저녁이라 병원은 너무너무 조용하고
저는 무섭고 슬퍼서 가족실에서 울다가 아빠 곁으로 왔어요.
어제 아침엔 임종실에서 오래 계시던 두 분이 같이 소풍가셔서 그런지 마음이 더 복잡해 진 거 같아요.
여기는 호스피스인데..
저는 처음에 두 달 지나면 어느 호스피스를 가야하나 ..이 생각을 했네요.
'아 참 여기는 호스피스였지.'
이 사실을 깨우칠 때마다 마음에 돌덩이가 앉아있는거 같아요.
무겁고 무섭고 슬픈 밤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