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 57일째, 말기암 선고 10일째네요.
언제든 원하실 때 퇴원하셔라 해서 이번주 수욜로 정했더랬습니다.
주말에 저혈압 고열로 소변줄 승압제를 달았고
어제 퇴원을 며칠 미뤄도 되냐고 물었을 뿐인데
돌아온 건
ㅡ소변줄이 못 나갈 핑계가 되냐
앞으로도 못 떼실 거다
사년을 더 살게 해드렸는데 왜 내려놓지 못하냐
콧줄로 나오는 위액 담즙도 줄고 설사도 해서 장폐색이 풀리는 거 아니냐 물으니
ㅡ희망 가지지 마라
중간 생략하고
큰소리 서로 오가다가
복도 따라나오래서 나갔더니 거기서도 왜 못 내려놓으시냐로 큰소리. 콧줄 소변줄 하나 더 달고 나가는 게 무슨 대수냐고.
남은 여생도 못 먹고 콧줄 껴야하는 그 기분과 고통과 상황을 이렇게 치부할 수 있다니.
호스피스까지 다 알아봤는데, 너무 쉽게 받아들이는 거 같아 죄스러웠는데..
나가란 단어를 쓰지않고 내쫓는 신공에 놀라고
ㅡ병실 비어서 더 있어도 아무 상관 없다
내 월급과도 상관 없다
그저 못 받아들이는 너가 답답하다
내쫒지만 내쫓은 적 없는 상황을 만드는 교묘함에 진저리가 쳐지네요.
어제 저녁에 간호사실에 예정대로 나가겠다하고
오늘 구급차도 연락 다 했는데
정작 퇴원장은 내일 아침에 보고 써주겠다 했다네요..
다른 건 그냥 멍멍이 소리로 넘길 수 있는데
자꾸 반복하는 사년을 더 살게 해드렸다는 생색은 수정해 주고 싶어요.
수술은 외과서 했고 항암 하는 삼년 내내 부작용 말하면 암 환자가 그정도도 안 아프냐 한 건 잊었냐고.
오년 살 걸 당신이 사년 살 게 한 건 아니냐고..
복도에 나가서도 삼십분은 싸운 거 같은데
앞 침대 아주머니가 엄마 귀에 이어폰을 꽂아주셨대요
듣지 말라고.
오늘 이 얘기 듣고 또 한번 무너졌네요ㅜㅜ
이런 분도 있구나..나라면 이런 생각조차 했을까..
퇴원하셔서 인사도 못드렸네요..
정말 정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