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호스피스 3주차 기록

꿈나라l신보
2024.08.06 22:07 | 조회 2.1k

어느덧 아빠가 호스피스 이동하신지 16일차입니다.

아름다운동행에 6일차 기록 남겼었는데

열흘이란 시간이 언제 이렇게 흘렀는지..

호스피스 옮기고 딱 열흘동안

아빠와 저희가족은 짧다면 짧은 암투병 생활중

가장 감사하고 심적으로 편안한 날들이었네요.

비록 살도 엄청 빠지셔서 뼈만 앙상하고

음식섭취 안된지 오래라 수액으로만 영양공급받고

눈도 자꾸 복시로 보이고 청력도 점점 안좋아지지만,

호스피스 오니 통증도 어느정도는 컨트롤 되고

너무나 친절하고 천사같으신 호스피스팀

사랑으로 헌신해 주시는 봉사자분들 덕에

매일 마사지도 받으시고 이야기도 주고받고

불편한거 바로바로 해결해주시고 귀기울여주시고..

아빠는 인지가 정확하신 상태로 들어가셨기에

그 열흘을 정말 행복하시다고, 내가 아픈거 맞냐고,

그래서 얼른 다시 좋아지면 여기서 나가자고

응원드리고 했네요..

열흘째 되는날,

본원 신부님께 병자세례를 받으시며

감격의 눈물을 펑펑 흘리시던 아빠

꽃다발과 십자가 선물을 받고 활짝 웃으시던 아빠

가족들과 기념사진도 많이 남기곤..

다음날부터 거짓말처럼 의식이 흐려지셨어요..

의사선생님께선 아마 어제 세례식을 위해

온 에너지를 다 쏟아부으신거 같다고

시간 지나면 또 잘 회복하실수 있을거라고도 하셨지만

열여섯째날인 오늘은

낮에도 밤에도 전혀 다른분이 되어

깊은 섬망속에서 다른 시간속에 계시네요..

평생 일만 하시며 스트레스 받아온 젊은날이셔서 그런지

섬망속에서도 계속 뭔가 지시하고 처리하고

제대로 안되면 짜증내시고 화내시고 연속인데

특히 오늘은 최고로 심해서

낮에 엄마한테 엄청 화도내고 욕까지 하셨다며..

결국은 또 안정제 투여..반복..

삶과 죽음이라는게 뭔지

잘 모르겠고 너무 어려워요..

아빠가 하느님 부르심 받아 편안해 지시는게 좋을지

이렇게 혼자만의 세계에서 바쁘고 스트레스 받는거

먹지도 자지도 눕지도 못하고 고통스러워 하는것

그것조차 삶이니 받아들여야하는지..

결국은 모든게 하늘의 뜻대로 이루어질테니

이 모든시간에 감사해야겠지만

지금은 너무 무섭고 두렵고

그냥 아무 생각도 행동도 안하고 싶어요

비슷한 시간을 지나시는 많은 분들과

위로 나누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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