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비 개인 한강 풍경-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인생'

미카엘2015ㅣ설본
2024.06.24 17:22 | 조회 149

인생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인생을 꼭 이해해야 할 필요는 없다.

인생은 축제와 같은 것

하루하루 일어나는 그대로 살아가라.

바람이 불 때 흩어지는 꽃잎을 줍는 아이들은

그 꽃잎을 모아 둘 생각은 하지 않는다.

꽃잎을 줍는 순간을 즐기고

그 순간에 만족하면 그 뿐.

주일 아침 너무 일찍 잠을 깨어 남는 시간을 어찌 보낼까 하다가 자전거를 타고 교회가 있는 잠실을 지나 올림픽대교와 천호대교를 지나 멀리까지 원거리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날씨는 살짝 흐려 있었지만 전날 내린 비로 기온은 떨어졌고 공기 중에 있던 모든 노폐물이 제거되어 자전거 타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습니다. 자전거 페달을 밟는 내내 콧노래가 나오고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행복한 솔라(솔로 라이딩)를 즐겼습니다. 천호대교 지나 자전거 도로 옆으로 장미꽃이 수 킬로가 심어져 이어지는데 비록 꽃은 지고 있었지만 장미 향이 진하게 풍기니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자전거에서 내려 장미꽃 향기를 맞으며 걸었습니다. 그리고 꽃향기를 맡으니 꼬마 자동차 붕붕처럼 힘이 솟구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윤동주 시인이 왜 라이너 마리아 릴케를 좋아했는지 그가 쓴 ‘인생’이라는 시를 읽으니 알 것 같습니다. ‘인생을 꼭 이해해야 할 필요는 없다.’라는 말에 지난날 이치를 따지고 이해하려고 애썼음에도 도저히 설명이 되지 않아 당황하며 받아들이지 못했던 답답한 일들이 이제는 그 이유가 더 이상 궁금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윤동주 시인에게 일제치하가 그러했을 텐데 릴케의 시가 작은 위로가 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꽃잎을 줍는 순간을 즐기고 만족하는 아이들처럼 저 역시 장미꽃향기를 맡으며 자전거를 타는 그 순간을 즐기고 만족하였으니 나름 축제 같은 인생을 살고 있구나 조금은 마음이 놓였습니다. 제가 보내 드리는 글과 사진이 인생이라는 축제에서 한줄기 불꽃같기를 소망하며 꽃편지 보내드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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