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두달 전 하임두암 3기 진단, 전이 없음, 수술 불가로 선항암 방사선 치료 권유.
4월 25일 첫 항암 1차(시스플라틴) + 방사선 33회 중 1차 시작.
보름 간격으로 항암 총 3회 완료(6월 5일 종료) + 방사선 28회 완료.
여러가지 크고 작은 부작용들이 있었지만 잘 견뎌내주셨어요.
의식 아프기 전이랑 똑같이 명확하셨고, 소량이지만 식사도 잘 하셨고..
거의 매주 주말마다 인천-강화(본가, 1시간반거리) 왔다갔다 하시면서..
지난주 금요일에 본가에 모셔다 드릴때만 해도 거동에 아무 문제 없었고 말씀도 잘하셨습니다.
일요일 저녁에 다시 모시러 가기로 했는데 엄마한테 낮에 전화가 오더라구요.
아빠 상태가 좀 안좋은거 같은데 응급실을 좀 가야겠다고..
기력이 너무 없어하시고 계속 찬물만 찾으시길래 처음엔 그냥 응급실가서 수액맞 맞으면 되겠다 싶었어요.
아빠는 괜찮다고 안가도 된다고 계속 말씀하시는데 엄마의 안좋은 예감이 맞았던걸까요..
도착해서 검사하니 폐렴이라고 합니다. 열도 없고 기침도 없고 아무 증상이 없으셨는데...
바로 응급처치 후 입원하셨고 담당 교수님이 그래도 일찍 오신게 천만다행이라 하셔서 안도했지요.
그랬는데.... 갑자기 하루만에 패혈증으로 번졌습니다.
응급실에서 채취해간 배양균 검사 결과는 최소 5일은 지나야 결과가 나온다하고
보편적인 항생제로는 치료가 되지 않고 계속 악화가 되어
하루만에 자가 호흡이 힘들고 거동이 안되어 기저귀를 차고 누워계셨죠.
균검사 결과만 기다리기엔 환자 상태가 너무 안좋아서..
폐내시경으로 폐에 있는 균이라도 확인해보자고 하셨는데
그마저도 환자가 못버텨주면 바로 중환자실로 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우리 아빠 버텨주셨어요..
어제 무사히 검사마치고 코에 직접 산소 넣어주는 장치 착용하시고
힘들지만 자가 호흡 하시면서 버텨주셨는데
오늘 새벽 3시에 갑작스런 심정지.....
CPR 하면서 중환자실로 급하게 옮겨지는 모습을
오롯이 혼자 감당하신 엄마는 자식들에게 연락을 하고 실신해버리셨습니다..
아빠와 함께 5일동안 잠을 아예 못주무시고(5분에 한번씩 가래를 뱉어내야해서)
식사도 잘 못하시다보니 엄마의 체력도 바닥이 난거지요....
다행히 호흡은 잡혔고 응급실 담당의분께서 설명해주시길,
산소를 넣어주면 폐가 이산화탄소를 뱉어내줘야 하는데
지금 폐가 거의 제 기능을 못해서 순간적으로 심정지가 온거라고..
추후 혈종과 교수님 오셔서 말씀하시네요.
일단 폐렴 치료를 위해선 환자 숨이 붙어있어야 하는데
지금 환자 스스로 호흡이 불가능하니 일단 기도삽관으로 인공호흡기를 달것이다.
기도삽관은 환자에게 매우 고통스럽기 때문에 계속 얕은잠을 잘 수 있게 약이 투입될거고
호전이 없으면 (2주) 기관절개를 해서 숨을 쉬게 할것이다.
기간이 길어질수록 폐의 기능은 떨어지기때문에
최선을 다해서, 해볼 수 있는것은 끝까지 다 해볼것이다.
다만 인공호흡기는 치료의 개념이 아닌 연명의 개념이다.
현재 상태로는 호전될 확률은 50:50이다.
호흡기를 떼면 언제라도 환자는 사망에 이를 수 있으니 마음의 준비는 미리 하시라.
.... 참...
여태 많은 글들을 보면서 멀쩡하시다가 하루아침에 중환자실에 가시는 다른 분들을 보고도
우리 아빠는 아니겠지.. 우리 아빤 다를거야... 그랬는데......
엄마가 너무 힘들어하셔서.. 나는 울지 말아야지.. 울어도 혼자 울어야지 했는데
기도삽관 전 의식이 있는 마지막 중환자실 면회에서
팔이 묶인채로 딸 왔냐며 반겨주시다가 금새 차가운 물이 너무 먹고싶다고...
제발 물 한모금만 주면 안되냐고 애원하시는 모습에 너무 가슴이 아파
우리 아빠 빨리 재워달라고 하고 도망치듯 나왔어요...
지금 우리 아빤 반수면 상태로 힘든 싸움을 하고 계시겠죠.
옆에서 손잡아 드리고 힘내라고 계속 얘기해주고 싶은데 그러질 못해서 너무 가슴이 아파요.
신은 믿지 않지만 지금은 그 누구라도 좋아요.
우리 아빠가 이겨낼 수 있게 해주세요.
엄마가 정신 잃고 몸 망가지지않도록 살펴주세요.
엄마를 지킬 수 있는 힘을 제게 주세요.
모두들 한번씩만 기도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