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책추천] 각본없음(아비모건)

휘아트l직본
2024.06.06 09:01 | 조회 578

안녕하세요. 저는 2월 건강검진에서 직장암확정을 받았습니다.(삼성 2기, 아산 3기 추정)

현재 방사선 5회, 선항암4차를 마치고 다음주에 드디어 박인자샘 외래를 봅니다.

치료중간 응급실을 가고 진단 후 지금까지 12kg가 빠지는 등 많이 힘들었어요.

휴직하고 책이나 실컷 읽어야지 하며 빌려왔던 책들은 그대로 반납하기 일수였어요.

네.. 만만하게 생각했네요.

하지만 이제 적응도 되고 많이 괜찮아졌는지 책도 눈에 들어오네요.

힘드시겠지만 여력이 되신다면.... 책 좋아하시면 한번쯤 읽어봐도 좋을 것같아 동행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사전정보없이 빌려온 책인데 비슷한 처지라 그런지 뚝딱 읽히네요.

다른 누군가의 불행으로 위로를 받자는게 아니라 비슷한 불행에 대처하는 여러 자세를 배우고 싶었습니다.

저자 '아비모건'은 1968년생으로 에미상 영화부문 각본상을 수상한 시나리오 극작가입니다.

철의 여인, 셰임, 서프러제트 등을 썼다고해요.

그녀는 단역 배우 제이콥과 혼인신고는 하지 않고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요. 그둘 사이에는 십대 남매가 있습니다.

좋은 아빠, 좋은 남편 제이콥은 다발성경화증이라는 병을 앓고 있던 중 약의 부작용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혼수상태에 빠지고 맙니다. 그리고 정성스레 간호를 하던 아비는 유방암 진단을 받게 되고 말아요.

가족들의 극진한 간호를 받는 제이콥은 긴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만 그의 뇌는 많이 손상되었지요. 너무나 슬프게도 눈앞에 있는 아픈 아비를 알아보지 못하고 계속해서 아비를 찾아요.

발췌한 내용 살짝 올려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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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아래를 내려다보며 우리의 세상을 망쳐놓을 때, 인생을 그린 지도가 손안에서 형체도 없이 찢겨져나갈때 우리는 무력하고 버려진 듯한 느낌을 받는다. 나의 죽음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사실도.

삶이란 원인과 결과의 연속이라는 것, 아무리 갈라진 틈을 비켜가고 절벽을 멀리하고, 열린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을 끊임없이 참으며 견딘다 해도, 그 누구도 우리가 알던 모든 것을 망쳐버리는 반전을, 예측하지 못한 일들을, 그 커브볼을 직면할 준비를 시켜줄 수는 없다. 그것들이 우리를 향해 오고 있다고 해도. 숨으려 해도 숨을 수 없다.

사람들은 역조(바람의 방향과 반대로 흐르는 조류)가 밀려오는 방향으로, 해안가와 평행을 유지하며 헤엄쳐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저항할 힘이 있다면 그 물살을 빠져나가야 한다고. 하지만 역조의 속도는 한 시간에 4~5마일로, 그 어떤 올림픽 수영 선수보다 빠르게 흘러간다. 그러니 우리는 파도를 이용해야 한다. 파도에 몸을 실어 해안까지 닿아야 한다. 숨을 돌려야 할 때면 긴장을 풀고 뒤로 완전히 누운 채 떠 있어야 한다. 어떤 역조는 바다로 흘러가지 않고 다시 돌아 해안으로 향하기도 하니까.

(중략)

우리는 충분히 물살에 맞서 헤엄쳐보려 할 수도, 싸워보려 할 수도 있지만, 깊은 곳에 빠져 있을때는 물살이 흐르는 방향으로 헤엄쳐야 한다. 가끔 물살이 우리를 덥치게도, 끌어당기게도, 우리를 삼키며 목숨을 위협하게도 해야 한다. 이용할 만한 파도를 만나기를, 언젠가는 발아래 모래가 닿기를 바라면서. 그런 다음 할 수 있다면 무릎을 꿇고, 필요하다면 네발로 기며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 조금 남은 숨으로 힘겹지만 앞으로 나아가야 하고, 몸을 일으켜야 한다. 태양 빛이 얼굴에 닿기를 바라면서, 땅에 등을 대고 숨을 몰아쉴 수 있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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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지금 잠깐 깊은 곳에 빠져있지만 이리저리 헤엄치다보면 따뜻한 모래를 밟을 수 있겠지요?

환우분들, 보호자분들 모두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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