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엄마 담당 교수님이 쓰신 책을 빌려왔습니다.
저희 동네에는 없어서 옆 동네까지 다녀왔네요..!
엄마가 아픈 후로,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제 머릿속은 ‘암’이라는 단어로 가득 차 있습니다.
유튜브 알고리즘은 호스피스 다큐, 암 환우 브이로그, 암 의사 이야기…
모두 암과 관련된 것들뿐이네요.
알고 싶지 않지만, 알고 있어야 하는 정보들.
너무 많은 정보 속에서 항암제 이름조차 익숙해지고,
암에 대해 반쯤 박사가 된 기분이에요.
예전엔 ‘암=무서운 병’, ‘항암치료=머리 빠진다’ 정도만 알았는데
이제는 정말 다른 세상을 경험하는 느낌입니다.
엄마가 진단을 받으신 건 작년인데,
저는 이 동행 카페 방문 횟수가 벌써 2000회를 넘었습니다.
하루에도 수시로 들어와 새 글을 다 읽어버리곤 했죠.
제가 결혼식을 하고 몇 달 되지 않아 진단을 받으셨고,
그 이후 우리 가족은 말 그대로 풍비박산이 났습니다.
아빠는 정신과 진료까지 받으실 정도로 힘들어 하셨고,
늘 강하게만 보였던 아빠가 몰래 산책하러 가서 울고 오신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정말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어요…
저는 집에서 여리고 손이 많이 가는 그런 캐릭터였습니다.
엄마에게 의지하는 편이었고, 엄마 없이는 힘든 사람이었죠.
그런 제가 하루아침에 보호자가 된 상황이 너무나 버겁더라구요.
아픈 엄마와 약해진 아빠 사이에서 괜찮은 척을 하며,
엄마 집을 나서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마다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매일 매일 무너지고, 친구들이나 주변인들과 연락도 끊게 되더라구요.
일상적인 대화를 이어갈 마음의 여유가 없었습니다.
초반에는 정말 밤에 잠을 못 들 정도로,
가슴을 쾅쾅 치며 울부짖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약인가 봐요.
조금씩 조금씩 받아들이며, 엄마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늘어가는 휴대폰 속 엄마 사진과 영상들을,
엄마는 아실까요…?
보이지 않는 불안하고 막막한 미래를 향해 걸어가는 기분입니다.
매일이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엄마가 제 옆에 있음에 감사하고,
전화통화를 할 수 있음에 행복합니다.
잘 지내다 새벽에 불현듯 무서움과 걱정에 울음이 터져 나오기도 하지만,
그래도 기적이 일어나길 바랍니다 ㅎㅎ
작년 5월 어느 날이었습니다.
한 달 동안 계속 혈변을 보았고, 가족 여행을 다녀왔는데
거기서도 변기가 빨갛게 물들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정말 대장내시경을 찍어봐야겠다’며
제일 빠른 곳으로 예약했죠.
여행하면서도 네이버 검색창에 ‘혈변, 치질’만 입력하며
“에이, 치질이겠지” 하고 마음을 달랬지만,
왠지 마음 한켠이 무거웠습니다.
‘설마 암일까…?’ 하는 생각도 스쳤지만,
그냥 넘겼습니다.
대장내시경 당일, 보호자로 따라가고 싶었지만
엄마는 “별일 아니니 아빠랑 가면 된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제가 약속 나갈 준비를 하던 중,
평소 먼저 전화하지 않던 아빠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스트레스 받지 말고 들어.”
“왜…? 엄마 암이야…?”
아빠를 통해 전화 너머로 들은 엄마의 암 진단 소식.
거실 바닥에서 울부짖으며 기어 다니던 제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화장실에서 뛰쳐나온 남편은
“네가 아는 사람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줄 알았다”라고 하더군요.
갑작스러운 울부짖음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이제 생각해보면 전조 증상이 있었습니다.
엄마가 자꾸 어지럽다고 하셔서, 이석증인 줄 알고 치료하고 약도 먹었는데
아마 그것이 대장암 전조증상인 빈혈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 바로 병원에 갔더라면, 간 전이는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모든 것이 후회스럽습니다.
저희 아빠 회사에서는 배우자까지 건강검진이 나옵니다.
하지만 아빠는 대장내시경이 힘들다며,
화장실 잘 가니 대장은 문제없다고 늘 말씀하셨죠.
65년생이신 아빠, 대장내시경을 한 번도 안 하셨습니다.
끌고 가서 같이 할 걸, 후회가 남습니다.
유튜브나 여러 매체에서
“대장암은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암”이라는 이야기를 볼 때마다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그렇게 사계절이 흘러, 이제 여름이네요.
제발 아픈 사람이 없는 세상이 오기를 바랍니다.
엄마의 암 진단 전과 후, 제 세상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원래 예민하고 스트레스에 취약한 제 성격이지만,
그동안 힘들다고 느낀 일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무교이지만, 돌아가셔서 제발 엄마가 건강하게 살아 계시길 기도하곤 합니다.
자꾸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엄마에 대한 모든 게, 시간은 유한한데 무언가를 해야만 할 것 같고…
저도 제 마음을 잘 모르겠어요.
조급하면서도 소중한 시간들 속에서,
철 없는 딸이 갑자기 어른이 되려는 기분으로 숨이 막히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겨내야겠지요.
이 또한 제 인생이니까요.
생각이 많아질 때면 온몸이 찌릿찌릿합니다.
스트레스가 암의 원인이라고 하던데,
엄마가 아픈 후 건강염려증도 심해졌습니다.
어디가 아프면
“ㅇㅇ암 아냐…?”
“암성 통증일까…?”
가족력이라는 게, 보호자들이 극한 스트레스를 받다 보니 생긴 것 아닐까…
라는 생각까지 하게 됩니다.
동행카페에도 덜 들어오려고 하지만,
현실 어디에서도 위로받고 공감받을 곳이 없습니다.
사람들은 겪어보지 않은 세상을 모르니까요.
요즘
마음이 불안하여
법륜스님 책도 담아 왔습니다..
마음이 많이 힘드신 분들 (저는 무교이지만..)
유튜브에 법륜스님께서 “죽음”에 관해 말씀하시는 것들도 한번 보시면 도움되실거에요..!
오늘하루도
모두모두 평안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