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사랑하는 그녀가 이제는 더 이상 아프지 않은 곳으로 가셨습니다.

건강한우리집l직보
2024.05.19 14:33 | 조회 3.6k

오랜기간을 투병해오면서

이런 글은 아직.. 아니 남의 글이라고 만 생각했었는데...

제 아내가

13년여의 투병생활을 끝으로 이제는 더 이상 아프지 않은 곳으로 가셨답니다.

2024년 1월 26일에 경련으로 응급실에 입원을 했는데,

그전까지는 몇 시간이면 진정이 되어 집으로 가곤 했는데,

이번에는 사지에 힘이 빠지면서 ... 결국 그 담날 저녁에는 중환자실에서 하루를 보내게 되었답니다.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중환자실에 간 아내는

의식이 돌아오면서 저를 그렇게 찾아서 중환자 실로 달려갔습니다.

왜 나만 두고 가버렸냐고 하는데.....정말.... 미안하고.. 미안하다고....

병원에서 환자가 남편분을 너무 의지 하시는 것 같으니 오늘은 격리방에서 두분이 주무시라고

해주데요.

의식이 돌아온 후 다시 통증때문에 괴로워 하다가

우리가 먹던 약을 가져와서 먹으니 통증이 잡혀..

긴 이야기를 했답니다.

그동안 고마웠다고. 건강잘 지키며 재미있게 살아달라고. 아이들도 잘 부탁한다고...

많이도 울고...이야기도 많이 했었네요.

병원에서는 항암을 받고 있던 지샘병원으로 가도 되고,

머리에 있는 암이 두군데 더 생겨났는데 이번 사지무력감도 이것과 관계가 있을거라고..

그래서 방사선을 하러 다른 병원을 가도 된다고 하면서..

남은 시간이 많아야 3개월 이야기 하더군요.

처음으로 여명을 들었답니다.

일주일간 일반병동에 있으면서 고민을 해보기로 하다가

둘이서 이야기 끝에 이제는 그만 하고 싶다고 하는 아내의 말을 듣기로 하고,

2월 5일 호스피스로 옮겼습니다.

호스피스는 생각보다 어둡고 침침하지 않고, 생각보다 밝은 분위기 였답니다.

1인실로 들어가서 거의 매일 상주하면서 아내와 이런 저런 이야기도 많이하고,

가족들도 다들 거의 제한 없이 와서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면서 보냈답니다.

떠나기 일주일 10일 전쯤 엄청난 양의 설사를 3-4번에 걸쳐서 하고,

5일전에는 음식도 거의 섭취를 하고 싶어하지 않고,

3일전에는 의식도 ... 가물가물 해지고.

그 와중에도 놓지 않는 것은 군에 있는 둘째 아들이었던 것 같아요.

꼭 전역할때까지 있는다 했는데....

안될것 같다는 이야기를 ....

결국 전역 한달전쯤

3월 18일 23시 50분쯤....아내는 가쁜숨을 몰아쉬다 조용히 숨을 거두셨습니다.

49세의 나이로 ...

장례식에 와주신 많은 분들덕분에 외롭지 않게 아내를 보내드릴 수 있었고,

49재를 모시면서 한번 더 아내의 고마움과 미안함과 좋은 곳으로 가길 염원하는

시간을 갖었습니다.

언젠가부터 쇼파에 누워서

퇴근하는 저에게 거수경례로 수고했어...하는 그녀가

일을 많이해 좀 고생했다 싶으면

궁디팡팡해주며 수고했다는 그녀가...

무슨일이든 서로 상의하면 어찌하면 좋을지 이야기 하던 그녀가....

어린나이에 시집와서 애들 키워놓고 우리들 놀러다니자던 그녀가....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그녀가....

이제는 곁에 없네요.

시시때때로 그녀의 존재가 얼마나 컸었는지....

이제 두달남짓되어가는데... 가늠이 힘드네요.

이제 그만 잘 보내주어야 겠네요.

귀인같이 살다간 그녀는 좋은 곳으로 가셨겠지요.

동행에 어떤 식으로든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하는데 하면서

숙제를 짊어지고 있다가

그녀가 가셨음을 알려드립니다.

치료 받으시는 모든 분들 좋은 결과 있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모두 감사합니다.

Naver
목록으로

댓글

77
로그인 하고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