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이었습니다.
위와 대장 내시경 그리고 복부 흉부 CT 촬영이 오후에 있었습니다.
장을 비워내는 일과 흰 죽만을 먹어야 하는 고된 시간이 지난 뒤였습니다.
어쩌면 아무것도 아닌 복에 겨운 일일 수도 있습니다.
1년 만에 찾아오는 불안함이 배꼽부터 올라오기 시작하고
매사에 의욕이 떨어지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던 시간들이 지나고
마침내 담당 의사 앞에 앉았습니다.
3번 방과 4번 방을 넘나들며 진료를 하는 담당교수가 모니터를 들여다보더니
"위에서 떼어낸 조직검사 결과 단순한 염증이고
대장에서는 선종을 제거했어요. 1년 후에 뵙죠."
"......."
"1년 뒤에는 CT만 찍으면 됩니다."
"......"
암센터는 여전히 북적이고 있었고 진료실 입구마다 앉아서
다소 지친 목소리로 환자의 이름을 부르는 간호사의 음성이 크게 들려왔습니다.
익숙한 풍경 긴장된 공기... 생기를 잃은 표정들...
암센터를 벗어나는 동안 들려오는 간호사들이 각 환자에게
다음 일정에 관해 설명하는 소리 속에서 들리는 익숙한 단어들...
수납창구 항암주사 보호자 병동 채혈실 몸무게 생년월일 ....
돌아오는 길 주변의 산등성이마다 초록의 세상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어째서 이번에는 불안했을까... 조직검사라는 말이 원인이었을까...
5년도 안돼서 재발이 되면 어쩌나 하는 불길한 생각이 뇌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부아가 치밀기 시작합니다.
내 몸 속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면서
병원의 검사와 판단에 모든 것을 맡겨야 하는 자체가 싫어졌습니다.
그만큼 조심했으면 됐지 선종은 뭐고 염증은 뭐지...
어쩌라고...
먹는 것 조심하고 화내고 싶어도 참고 운동 자주 하고 공기 좋은 곳
찾아다니고 일도 하지 않았는데 어쩌라고...
몇 번 먹었던 육류가 문제였나? 무알콜 맥주 두 캔은 방심이었나?
지난 1년의 시간을 이리저리 되돌려보며 완전하지 못했던 포인트를
떠올렸습니다.
몸 안에 숨어있는 암세포가 있다는 건가? 왠 선종...
다시 주어진 시간
어떻게 살 것인가... 슬픔이 밀물처럼 온몸에 밀려옵니다.
수술 항암 회복 그리고 일상으로의 돌아가는 이 길목에서
느끼는 것은 이 길은 끝이 없는 길이라는 느낌입니다.
내 손이 닿지 않는 거리를 유지한 채
유령처럼 따라다니는 암의 그림자...
하지만
그래도
놓지 않습니다.
남은 시간이 얼마이건 단 한 순간도
감사함을 잃지 않겠다는
친절함을 잃지 않겠다는
쓸모있는 존재가 되고자 하는
그 마음